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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발리뷰]V-리그, 트라이아웃을 포기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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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부 가빈의 사례로 보는 트라이아웃의 현실적인 한계

가빈은 다음 시즌 v-리그 복귀를 원하지만 현 소속팀의 일정 때문에 트라이아웃에 참여하지 못하는 복잡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한국배구연맹(KOVO)은 남자부 각 구단의 의견을 물어 가빈의 참가를 결정했다.(사진=KOVO)

 


[노컷발리뷰]는 배구(Volleyball)를 가까이서 지켜보는 CBS노컷뉴스의 시선(View)이라는 의미입니다. 동시에 발로 뛰었던 배구의 여러 현장을 다시 본다(Review)는 의미도 담았습니다. 코트 안팎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배구 이야기를 [노컷발리뷰]를 통해 전달하겠습니다.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여자부 흥국생명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도드람 2019~2019 V-리그는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남녀부 13개 팀 선수들은 일정을 마친 뒤 각자 휴식에 나섰다.

하지만 각 팀의 감독과 관계자에게 휴식은 없다. 곧바로 새 시즌 외국인 선수를 뽑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각 팀은 한국배구연맹(KOVO)이 넘겨준 트라이아웃 신청자 영상을 보고 다음 시즌 함께 할 선수를 간추린다. 시즌은 끝났지만 감독은 여전히 바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V-리그는 자유계약으로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며 과다한 경쟁으로 선수 몸값의 폭등을 경험했다. 뛰어난 기량을 가진 선수를 데려오기 위해 천정부지로 몸값이 치솟았고, 결국 이를 견디지 못한 일부 구단과 형평성 문제를 풀기 위해 여자부는 2015~2016시즌부터, 남자부는 2016~2017시즌부터 외국인 선수를 트라이아웃을 통해 선발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의 수준 저하 우려도 있었지만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은 비교적 성공적으로 V-리그에 뿌리를 내리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도입 5년 만에 새로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자유계약은 적어도 수준급 기량을 가진 외국인 선수가 V-리그에 합류한다는 점은 보장되는 편이었다. 반면 트라이아웃은 과도한 몸값 경쟁은 피할 수 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기량 미달의 외국인 선수만 많아지는 상황이다.

2019~2020시즌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참가자 명단을 확인한 각 팀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점점 쓸만한 선수가 줄어든다. 그러다 보니 뛰어난 기량을 가진 새로운 선수가 아닌, 익숙한 얼굴이 유니폼만 바꿔 입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V-리그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은 자유계약 당시의 과도한 비용 지출을 줄이자는 애초의 목적을 달성했지만 수준급 기량을 가진 선수의 참여가 해가 갈 수록 줄어드는 문제가 최근 불거지고 있다.(사진=한국배구연맹)

 

실제로 V-리그 각 팀이 기대하는 수준의 기량을 가진 선수의 트라이아웃 참여는 시간이 흐를 수록 줄어드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기량 미달의 선수가 대부분이라는 불만이 각 구단에서 제기됐다. 올 시즌에는 수준 높은 선수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신청기한을 연장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쓸만한 선수가 없다 보니 수준급 선수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씁쓸한 일화도 생겼다. 현재 그리스 올림피아코스에서 활약하는 캐나다 출신 가빈이 V-리그 복귀를 타진하는 가운데 소속팀 일정으로 드래프트 현장에 직접 나오는 대신 대리인을 보내겠다는 뜻을 밝히며 KOVO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

KOVO는 현재 3일의 트라이아웃 기간 중 하루만 참가해도 드래프트에 나설 수 있다는 규정과 트라이아웃장에 무조건 와서 사인해야 한다는 현재 규정이 상충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각 팀의 의견에 따른다는 계획이지만 사실상 가빈의 참여를 바라는 눈치다.

수준급 선수가 많이 참가신청을 했다면 가빈의 무리한 요구를 단칼에 거절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가빈은 이번 트라이아웃에서 V-리그의 지명을 받을 가능성이 큰 선수로 분류되고 있어 참여를 최대한 유도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새 시즌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은 수준급 선수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여자부의 연봉을 높이고 신청 기간을 연장하는 등의 여러 '당근'을 제시해야 했다.(사진=한국배구연맹)

 

쓸만한 선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남자부는 30만 달러, 여자부는 15만 달러(세금 별도)로 연봉을 조정했다. 수준급 선수를 영입하기 위한 일종의 ‘당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시즌 V-리그 참가를 원하는 외국인 선수의 평균 기량은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트라이아웃의 도입은 금전 지출을 줄이는 동시에 선수 기량도 따라 하향 평준화됐다. V-리그 외국인 선수 선발 방식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왔다.

한편 KOVO는 트라이아웃 신청자의 경기 영상을 남녀부 각 구단에 전달해 지난 10일 오후 6시에 최종 의견을 받고 참석자 명단을 확정했다.

KOVO는 각 구단의 채점 결과를 합산해 상위 30명의 트라이아웃 참여 의사를 해당 에이전트에 묻는다. 각 구단의 요청에 의해 2명씩 의무초청하는 선수를 포함해 최대 30명이 다음달 1일부터 3일까지 여자부가. 7일부터 9일까지 남자부가 캐나다 토론토에서 차례로 새 외국인 선수 선발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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