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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조양호, 韓 체육계 공로와 안타까운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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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아 유치와 개최에 큰 공을 세웠다.(자료사진=황진환 기자)

 

8일 향년 70세로 세상을 떠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대한항공은 조 회장이 이날 새벽 0시16분 미국 LA의 한 병원에서 폐질환으로 별세했다고 전했다.

고(故) 조 회장은 최근 딸과 아내의 갑질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긴 했지만 한국 체육계에 적잖은 족적을 남겼다. 10년 이상 한국 탁구의 발전을 위해 힘썼고,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서도 동분서주했다.

조 회장은 지난 2008년 대한탁구협회장으로 취임했다. 당시 탁구협회는 천영석 전 회장을 놓고 분란이 끊이지 않던 상황. 조 회장은 당시 분열된 탁구계를 아우르며 협회도 수습했다.

이후 조 회장은 지금까지 매년 12억 원씩 총 100억 원을 넘게 투자하며 한국 탁구의 발전에 힘썼다. 최강 중국은 물론 일본까지 세계 강호들과 경쟁에서 밀리는 듯했던 한국 탁구는 최근 조대성(대광고), 신유빈(청명중)까지 유망주들이 나오고 있다.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 단체전 은메달을 따낸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장은 조 회장에 대해 "어려운 시절 탁구협회장을 맡아 12년 동안 협회를 이끌면서 탁구에 남다른 애정을 보여주셨다"고 회상했다. 이어 "IOC 위원의 꿈을 꿀 수 있었던 것도 조 회장님이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도록 격려와 용기를 줬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지난 2017년 탁구협회장 3선에 성공했다. 한국 탁구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노 메달에 머물렀지만 2020년 부산 세계선수권대회(단체전) 유치로 세계선수권 개최 숙원을 풀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는 1991년 지바선수권 이후 27년 만에 남북 단일팀을 이루기도 했다. 다만 조 회장은 임기 내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숙원을 이루지 못했다.

일단 탁구협회 집행부는 긴급회의를 열고 조 회장에 별세에 따른 향후 대책과 일정을 논의 중이다. 대한체육회 정관 제4장 제25조에 따르면 잔여 임기가 1년 이상인 회장의 궐위 시 해당협회는 60일 이내에 새 회장을 선출해야 한다. 조 회장은 내년 12월까지 임기였다.

평창올림픽 개최에도 조 회장의 공로를 빼놓을 수 없다. 2010년과 2014년 두 차례 유치 도전에 실패한 평창은 2009년 9월 조 회장에게 김진선 당시 강원지사와 함께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겼다. 국제적인 항공사를 이끌어온 조 회장의 감각과 기업가 마인드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이후 조 회장은 김 전 지사가 2010년 6월 퇴임하면서 단독 위원장을 맡아 유치를 진두지휘했다. 34차례 해외 출장 이동 거리가 50만km가 넘을 정도로 열정을 쏟은 조 회장은 2011년 7월 IOC 총회에서 마침내 올림픽 유치 결실을 맺었다. 잠시 평창올림픽 개최 준비에서 물러났던 조 회장은 2014년 7월 김진선 초대 위원장을 이어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 위원장에 올랐다.

다만 조 회장은 2016년 5월 조직위원장에서 전격 사퇴했다. 당시에는 2014년 12월 불거진 대한항공의 '땅콩 회항' 사건과 해운업계 불황에 따른 그룹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자진 사퇴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 회장은 당시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의 중심인 최순실 씨의 외압을 버티다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위원장에서 해임된 것으로 밝혀졌다. 조 회장은 또 2013년 IOC 위원에 도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한국 체육을 위해 적잖은 공로를 세웠지만 안타깝게도 본인에게 돌아간 성과를 누리지 못했던 조 회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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