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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타버렸어요…" 산불이 삼켜버린 속초 장천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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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4-05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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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가지고 나오지 못하고 몸만 대피"
주민들 뜬 눈으로 밤새 '망연자실'

5일 새벽 속초시 장사동 장천마을 일대가 불길로 뒤덮였다. (사진=유선희 기자)

 

강원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로 속초 시내 장사동 장천마을은 민가 전체가 불에 타 주민들은 그야말로 망연자실에 빠졌다.

4일 오후 7시 17쯤 강원 고성에서 시작한 불은 불과 30여 분만에 강풍을 타고 속초 시내로 급속히 번졌다.

이 불로 100여가구가 몰려 사는 속초시 장사동 장천마을 일대는 순식간에 불길로 뒤덮였다.

급하게 현장을 피해 마을회관으로 모인 주민들은 아무것도 가지고 나오지 못한 채 그저 몸만 대피해야 했다.

한순간에 집터를 잃은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충격이 가시지 않는 모습이었다.

40여년 가까이 장천마을에서 살았다는 장재순(여.66)씨는 "갑작스러운 불에 옷도 하나 못 입고 그냥 피신했다"며 "다시 가보니 집이 재밖에 남지 않고 완전히 다 타버렸다"며 울먹였다.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속초 시내까지 옮겨 붙었다. (사진=유선희 기자)

 

수십년 동안 일궈온 모내기 농사가 불길에 휩쓸려 불과 몇 분 만에 잿더미로 변한 사실이 믿지 않는다고 토로하는 주민도 있었다.

주민 함정실(여.64)씨는 "남편과 함께 모를 심으려고 했는데 불이 나 비닐하우스가 완전히 다 타버렸다"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특히 장천마을 입구에는 에너지 LPG 가스 시설 등이 있어 주민들은 불길이 가스시설로 옮겨붙어 더 큰 피해가 생기지 않을까 불안에 떨어야 했다.

주민들은 "장천마을 입구에 LPG 등 가스시설이 있어 그게 폭발되면 우리 마을은 물론 속초 전체가 위험해질 수밖에 없다"며 "불이 가스시설까지 옮겨붙지 않은 것이 정말 다행"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장천마을은 이날 새벽 5시가 넘어서도 불길이 치솟으면서 주민들은 뜬 눈으로 공포감 속에서 밤을 지새우며 마음을 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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