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방송된 JTBC 메인뉴스 '뉴스룸' 앵커브리핑 '노회찬에게 작별을 고합니다' (사진=방송화면 캡처)
"그렇게 해서 저의 동갑내기……."이다음 이어질 말은 "노회찬에게 이제야 비로소 작별을 고하려 합니다"였다. 그러나 손석희 앵커는 고(故) 노회찬 의원에게 작별을 고하겠다는 이 뒷말을 차마 잇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혔다.
손석희 앵커는 지난 4일 JTBC 메인뉴스 '뉴스룸'에서 앵커브리핑으로 '노회찬에게 작별을 고합니다'를 준비했다. 그러나 마지막 문장을 두고 눈시울이 붉어진 채 입을 몇 번이나 떼었다 말았다 하며 25초가량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흔히 라디오 생방송에서는 3~4초 이상 침묵을 유지하면 방송사고로 본다. 뉴스, 그것도 메인뉴스에서 앵커가 수초를 헤아리는 시간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한 것은 방송사고에 가깝다. 정치인이자 노동운동가였던 노회찬의 처음과 마지막 방송을 함께했기에 손석희 앵커는 '노회찬에게 작별을 고합니다'라는 말 한마디가 더 힘들었는지도 모른다.
앞서 지난 4·3 보궐선거에서 여영국 후보가 개표 완료를 앞두고 불과 504표 차이로 고 노회찬 의원의 지역구인 경남 창원성산에서 당선됐다. 정의당도 고 노회찬 의원이 잠들어 있는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에서 눈물을 흘리며 "이제야 탈상하겠다"라고 말했다.
지난 4일 방송된 JTBC 메인뉴스 '뉴스룸' 앵커브리핑 '노회찬에게 작별을 고합니다' (사진=방송화면 캡처)
손 앵커는 "'노 의원은 앞과 뒤가 같은 사람이고, 처음과 끝이 같은 사람이다.' 그것은 진심이었습니다"라며 "제가 그를 속속들이 알 수는 없는 일이었지만, 정치인 노회찬은 노동운동가 노회찬과 같은 사람이었고, 또한 정치인 노회찬은 휴머니스트로서의, 자연인 노회찬과도 같은 사람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돈 받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분의 정신을 이어받아서야…"라고 했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발언 논란도 이날 앵커브리핑에서 언급됐다. 해당 발언이 한동안 잊고 지냈던 고 노회찬 의원에 대한 규정, 혹은 재인식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손 앵커는 "노회찬은 '돈 받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이 아니라 적어도 '돈 받은 사실이 끝내 부끄러워 목숨마저 버린 사람'이라는 것"이라며 "우리는 세상을 등진 그의 행위를 미화할 수는 없지만 그가 가졌던 부끄러움은 존중해줄 수 있다는 것, 이것이 그에 대한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빼버린 그 차디찬 일갈을 듣고 난 뒤 마침내 도달하게 된 저의 결론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