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음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정준영의 몰카 동영상 사건으로 논란이 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벌어지는 불법 촬영물 유포에 대해 여성가족부가 단속에 나섰지만 실효성에 강한 의구심이 제기된다.
여성가족부는 지난 달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4월 1일부터 5월 31일 60일 동안 "개방된 단체채팅방 등 사이버 공간에서 벌어지는 각종 불법촬영물 유포와 불법정보 유통 등을 사전에 차단하고,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집중 점검단속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여가부의 점검단속은 비밀번호로 잠겨있지 않은 공개된 오픈채팅방에 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여성가족부 인권보호점검팀 배영일팀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집중 점검 대상은 닉네임을 입력하면 들어갈 수 있는 공개된 그룹 오픈채팅방을 대상으로 한다"면서 "아직 비공개 오픈채팅방에 대해 조사 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번 여가부의 단속에 대해 반쪽짜리라는 비판이 나오는 게 바로 이 대목이다.
비공개 채팅방의 경우 단속 대상에서 제외했다지만, 불법 영상물 공유로 문제가 되는 오픈채팅방들은 대부분 비공개 채팅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불법 영상물 공유로 문제가 된 '빨간방'이라는 오픈채팅방은 전부 비공개로 운영되고 있으며 일정한 인증 절차를 밟아야만 입장할 수 있다.
'빨간방'에는 하루에 많게는 200개가 넘는 포르노와 불법 몰카 영상이 올라오며 수백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
영상 중에는 불법 유출 영상이 다수 확인됐고 그 가운데는 '물뽕'을 이용해 여성을 성폭행하는 영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빨간방'등 비공개 오픈채팅방에 대한 단속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비공개 오픈채팅방의 경우 개인정보침해와 사생활침해 그리고 회사 정책 등 여러 문제로 인해 민감한 사항이기 때문에 단속이 쉽지 않다고 한다.
배 팀장은 "카카오톡 측에서 공감만 해준다면 회사측과 협의를 할 생각은 있다"고 밝히며 단속의 여지를 남겨뒀다.
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피해지원국장 김여진씨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사실 여가부가 비밀번호를 알아내 들어가는 게 여건상 어려울 수 있을 것 같다"며 현재 오픈채팅방 단속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당장 두 달 정도 모니터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후 비공개 오픈채팅방, 개인 단체채팅방 등에 대해서도 사업자 측과 충분한 고민을 해 좋은 방안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단속 기회를 통해 모니터링 방식의 단속이 어려울 때 다른 방법은 무엇이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