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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 이정현 봉쇄령' 과연 성공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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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안 돼' KCC 이정현(오른쪽)이 3일 현대모비스와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상대 이대성의 끈질긴 수비를 떨쳐내려고 애를 쓰고 있다.(울산=KBL)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전주 KCC의 4강 플레이오프(PO) 1차전이 열린 3일 울산 동천체육관. 경기 전 KCC 에이스 이정현(191cm)은 현대모비스의 수비에 대해 자못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정현은 "사실 현대모비스가 2 대 2 수비에 그렇게 능한 편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정규리그 5, 6라운드에서는 뒷선에서 강하게 압박하는 등 수비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경기를 풀어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도 "5, 6라운드에서 수비 전술을 좀 바꿨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정규리그에서 KCC에 1승3패로 밀리다 5, 6라운드 승리로 3승3패 균형을 맞췄다. 물론 이정현은 5, 6라운드 현대모비를 상대로 각각 19점 6도움, 17점 10도움으로 나름 활약했지만 팀 승리를 이끌지 못했다.

현대모비스의 정규리그 MVP 이정현 봉쇄는 결과적으로 성공했다. 이정현은 4강 PO 1차전에서 13점에 머물렀다. 3점슛과 2점슛 모두 9개씩 던져 2개만 성공했다. 야투율이 22%밖에 되지 않았다.

이정현은 고양 오리온과 6강 PO에서 평균 20점 이상을 쏟아부었다. 과연 정규리그 MVP답다는 찬사가 쏟아졌다. 결정적인 순간 3점슛이 터졌고, 막히면 돌파해 영리하게 골밑을 노렸다.

그랬던 이정현은 4강 PO 1차전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스테이스 오그먼 KCC 감독은 경기 전 "상대 이대성이 이정현과 같은 레벨에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는 취재진의 말에 "이정현은 독보적인 선수"라고 치켜세웠지만 살짝 아쉬움이 남았다.

그렇다면 과연 현대모비스의 이정현 수비는 정말 성공한 것일까. 이정현은 활동량이 풍부한 이대성이 맡았다. 이대성은 특유의 운동 능력에 강한 투지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수비를 펼쳤다. 이정현이 이대성의 수비를 떨쳐내기란 쉽지 않았다. 여기에 라건아, 함지훈 등 뒷선에서 2 대 2 게임을 즐기는 이정현을 적극적으로 수비했다.

'막아도 쏜다' KCC 이정현이 3일 현대모비스와 4강 PO 1차전에서 이대성의 수비를 따돌리고 3점슛을 쏘고 있다.(울산=KBL)

 

하지만 이정현은 빼어난 농구 센스로 기회를 만들었다. 패스나 스크린 페이크 등 영리한 움직임으로 오픈 찬스를 만들어 3점슛을 쐈다. 경기 전 경계한 대로 현대모비스의 수비 전법에 나름 대책을 들고 나온 것이었다.

다만 성공률이 좋지 않았다. 이정현은 이날 적잖은 오픈 기회에서 3점슛이 들어가지 않았다. 3쿼터 중반 3점포로 팀 역전을 이끌기도 했지만 속공 노마크 찬스에서 던진 슛이 림을 빗나가는 등 평소 이정현의 모습이 아니었다.

경기 후 유 감독도 "이정현의 슛이 안 들어갔는데 오픈 기회가 많았다"면서 "수비는 보완해야 할 거 같다"며 MVP 봉쇄에 썩 만족스러운 평가를 내리진 않았다. 오그먼 감독도 "오늘은 평소에 넣는 슛을 미스했을 뿐 여전히 이정현에 큰 믿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대성은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이대성은 이정현 수비에 대해 "5, 6라운드 그대로 했다"면서 "투맨 게임을 많이 하는데 팀 수비로 준비했더니 이정현 형이 버거워 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보완해서 했는데 생각보다 잘 된 것 같다"면서 "팀 수비가 정현이 형을 당황하게 만든 거 같다"고 덧붙였다.

이정현의 슛이 잘 들어가지 않은 데는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다. 이대성의 말처럼 현대모비스의 조직적 수비에 이정현이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 그러나 '만수' 유 감독은 수비가 효율적이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정규리그는 물론 국가대표 경기, 6강 PO까지 체력이 떨어졌을 요인도 배제할 수는 없다. 다만 이정현은 경기 전 "그래도 6강 PO를 4차전에서 끝내 잘 쉬었고 체력도 문제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날 수비 부담이 이정현에게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KCC는 이날 최장신 하승진(221cm)이 2쿼터 중반 코뼈 골절상을 당해 빠졌다. 신장이 낮아진 KCC는 라건아, 함지훈 등 상대 집요한 골밑 공격에 고전했다. 미스매치 상황에서 이정현이 함지훈을 맡는 경우도 더러 있었고, 이정현은 파울로 끊는 등 어려운 수비를 펼쳤다. 이게 이정현의 공격 리듬을 흔들었을 수 있다.

이정현은 여전히 4강 PO의 중요한 변수다. 안양 KGC인삼공사 시절 2번이나 팀을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끌었다. 20점 이상 득점할 폭발력을 갖추고 있다. 과연 현대모비스의 MVP 봉쇄가 통할지, 이정현이 이를 뚫어낼 수 있을지 남은 4강 PO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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