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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에 산불 보이는데…" 소식 없는 긴급재난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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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운봉산 산불 발생 직후 해운대 주민 문자
기장으로 산불 확산 등 피해 우려될 때는 전파 안해
부산시 "산불이 다른 지역으로 번지는 상황 예측 못해"

2일 부산 해운대 운봉산에서 불이 났다. (사진=산림청 제공)

 

2일 부산 해운대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주민이 대피하는 등 소동이 일어났지만 부산시는 재난 관리문자조차 제대로 보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해운대구 동부산대학 뒤편 운봉산에서 처음 불이 난 것은 지난 2일 오후 3시 18분쯤.

불길은 순식간에 번져 해운대를 넘어 기장군 정관지역 야산까지 퍼져나갔다.

결국 불은 18시간 동안 임야 20만㎡를 태우는 막대한 피해를 낸 뒤에야 꺼졌다.

이 화재로 해운대 모 요양원 환자와 해운대·기장지역 주민 100여명이 대피하는 등 소동이 일어났다.

불이 능선을 타고 번져나가면서 해운대 지역은 물론 기장 지역에서도 붉은 불길과 희뿌연 연기가 관측됐다.

또 인구 밀집 지역에 매캐한 연기가 퍼지면서 주민들은 밤새 불안에 떨어야했다.

해가 진 뒤에는 금정지역에서도 새빨간 불길이 관측되는 등 산불 공포는 해운대를 넘어 주변 지자체로 확산했다.

신불과 함께 불안감도 부산전역으로 퍼져나갔지만, 대다수 지역 주민들은 부산시의 긴급 재난 문자 등 어떠한 안내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장군 정관면에 사는 이모(33)씨는 "퇴근길에 희뿌연 연기와 매캐한 냄새를 확인하고 기사를 찾아본 뒤에야 불이 난 사실을 알 수 있었다"며 "하지만 하루가 지나도록 부산시나 기장군으로부터 어떠한 안내 문자도 받지 못해 밤새 두려운 마음을 떨칠 수 없었다"라고 호소했다.

또 인접한 금정지역은 물론 불이 처음 발생한 해운대지역 주민들도 재난 문자를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확인 결과 부산시는 화재가 난 지 40여분 만인 이날 오후 3시 54분쯤 한 차례 재난 문자 메시지를 보냈지만, 수신 대상을 해운대지역 주민들로만 한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후 4시 38분쯤에는 부산소방재난본부 이름으로 대피 안내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지만 마찬가지로 해운대지역만 수신 대상으로 지정했다.

관할 지자체 역시 재난·재해에 따른 피해가 예상될 경우 부산시에 요청해 긴급 재난 문자를 발송할 수 있지만 별다른 요청은 없었다.

결국 부산시와 일선 구군 등 지지체의 재난 대응이 안이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산불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할 것을 예상하지 못해 해운대지역에만 긴급 문자를 발송했다며, 관련 메뉴얼에 따라 문자메시지 발송을 최소화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긴급재난문자에 대한 국민적인 불만이 높아 관련 지역에만 메시지를 보내도록 한 메뉴얼에 따라 수신 대상자를 최소화해 발송했다"며 "하지만 산불이 기장 등 다른 지역으로 번져나갈 것을 미처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업무에 만전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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