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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수도권 SOC 예타 기준 따로 적용…수행기관도 다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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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타 제도개편안 발표…수도권은 경제성·정책성만, 비수도권은 균형발전 집중
사회적 가치·복지사업 특수성 반영 대폭 강화키로
예타수행기관 다원화…KIPF 예타 조사기관에 포함시켜

3일 정부서울청사 '제12차 경제활력대책회의'

 

정부가 지역균형발전·사회적 가치를 반영하기 위해 기존 예비타당성(이하 예타) 조사체계를 수도권과 비수도권에 각각 다른 평가 기준을 적용하고, 사회적 가치나 복지사업 등의 특색도 반영하도록 대거 개편한다.

이를 위해 분석·평가기관을 다원화하는 한편, 해당 부처 및 지자체의 편의를 위해 예타 조사기간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예타 도입 20년, 지역균형발전·사회적 가치 반영해야"

정부는 3일 제12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예비타당성조사 제도 개편방안'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해 발표했다.

예타조사 제도는 정부나 지자체가 국가 재정 지원이 300억원(총사업비 500억원 이상)을 넘는 대규모 재정 투입 사업을 벌일 때 사전에 사업의 타당성을 검증·평가하는 제도다.

1999년 사회간접자본(SOC) 분야에 처음 도입된 이후 총 849개 사업(386조 3천억원)에 대해 예타 조사가 이뤄졌고, 이 가운데 35.3%에 달하는 300개 사업(154조 1천억원)은 타당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 혈세 낭비를 막아왔다.

다만 지역균형발전과 다양한 사회적 가치에 대한 요구는 늘어나지만, 경제성 중심인 현재의 예타 조사 제도에는 한계가 있어 정부는 이번 제도 개편으로 새로운 경제·사회 여건을 반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승철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관이 지난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예비타당성조사 제도 개편방안' 사전브리핑에서 주요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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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회의를 마친 뒤 "경제성과 정책성, 지역 균형성으로 구성된 평가 비중을 일부 개편해 예타제도의 취지를 보완하고 지역에 필요한 사업의 적기 추진도 최대한 도모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일자리와 환경, 안전 등 사회적 평가 가치 항목을 신설해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사업도 반영할 것"이라며 "복지, 소득이전 사업은 합리적이고 수용 가능한 대안 제시방식을 추가해 예타조사가 사업의 사전 점검과 사업계획 보완 기회로 활용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지침을 최대한 신속히 개정해 즉시 적용 가능한 규정은 현재 조사 중인 사업부터 적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OC 예타 기준, 수도권·비수도권 이원화

이에 따라 정부는 우선 앞으로 전국을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나눠 평가 비중을 다르게 적용하고, 평가 가중치도 조절한다.

그동안 예타 종합평가(AHP)에서는 전국의 모든 지역을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되 지역균형발전 가중치(25~35%)를 적용해왔다.

하지만 지방 낙후지역은 각종 개발사업에서 소외됐다는 불만이, 지방 광역도시는 충분한 수요가 있는 사업도 지역낙후도 지표에서 감점을 받는 역차별을 받았다며 불만을 토로해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비수도권으로 분류되는 지역은 앞으로 SOC사업 평가체계에서 균형발전평가 기준은 강화(+5%p)하고, 경제성 기준은 축소(-5%p)한다.

 

결과적으로 비수도권의 AHP 가중치는 경제성이 30~45%, 정책성은 25~40%, 지역균형은 30~40%로 정리된다.

이에 따라 비수도권 지역의 균형발전 기준을 평가할 때에도 지역낙후도 항목을 가점과 감점을 나누지 않고 가점제로만 운영한다.

반면 수도권은 아예 균형발전평가 기준을 제외하고 경제성(60~70%)과 정책성(30~40%)만으로 평가하기로 했다.

단 흔히 말하는 수도권 지역 중에서도 수도권 정비계획법상 '과밀억제권역'을 제외한 접경·도서지역과 농산어촌 지역은 비수도권으로 취급한다.

이에 따라 비수도권으로 분류되는 접경지역은 경기도 김포시, 경기도 동두천시, 경기도 양주시, 경기도 연천군, 경기도 파주시, 경기도 포천시, 인천시 강화군, 인천시 옹진군이다.

또 인천시 중구 대무의도‧소무의도/서구 세어도, 경기도 안산시 풍도‧육도, 화성시 제부도‧국화도는 접경지역 외 도서지역으로 비수도권으로 묶인다.

읍·면만으로 이루어진 농산어촌에는 경기도 가평군, 경기도 양평군이 꼽혔다.

다만 이는 SOC 사업 평가체계로, 균형발전 항목을 평가하지 않는 비(非)SOC 사업의 평가항목 가중치는 현행대로 유지한다.

◇사회적 가치 집중 평가하는 '정책효과' 등 신설…복지사업 특수성도 반영

아울러 기존의 환경위험, 직접 고용효과을 넘어 일자리, 환경, 안전 등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평가에 반영하도록 '정책효과' 항목이 신설된다.

주민들의 삶의 질에 기여하는 △일자리(간접 고용효과 포함) △주민생활여건 영향(공공서비스 접근성, 건강‧생활불편 개선 등) △환경성(수질·대기질 개선 등 긍정적 환경영향 포함) △안전성(재난‧재해 대응 가능성, 안전사고 가능성, 정보보안 등)이 '정책효과' 항목에서 평가된다.

이 외에도 원인자 부담 등으로 재원이 상당 부분 확보된 사업이나 완공 후 운영비 조달이 어려운 사업 등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특수평가항목'에서 별도로 고려하기로 했다.

또 사업추진의지 및 준비정도 등은 예타대상사업 선정 단계부터 검토할 방침이다.

정책성분석 평가항목 개편 前·後(위)와 복지사업 평가내용 개편 前·後(아래)

 

이를 위해 사업 주무부처가 평가항목별 효과를 제시한 후 예타 연구진의 검토‧협의를 거쳐 종합평가에 반영키로 했다.

이와 함께 복지사업에도 기존 SOC 평가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단순히 시행 여부만을 따지는 '적부 분석'보다 수혜계층․전달체계 개선 등 적극적 대안제시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경제사회 환경분석, 사업설계의 적정성, 비용-효과성 등 평가항목별로 점검하고, 이 때 각 항목별로 충분한 대안을 제시했는가를 주로 평가한다는 계획이다.

◇B/C분석과 AHP 평가 분리…KIPF 예타 조사 참여해 경쟁 구도 만든다

예타 조사·평가방식을 바꾸면서 이를 수행하는 기관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이뤄진다.

우선 그동안 B/C분석(경제성)을 수행한 조사기관이 정책성·균형발전을 포함한 AHP까지 수행하면서 예타 평가가 경제성에 편향된다는 우려 아래 B/C분석과 AHP 수행기관을 분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재부 산하에 예타 대상 선정, 예타 결과 등을 심의‧의결하는 '재정사업평가위원회'를 설치하고, 종합평가를 위한 '분과위원회'를 구성‧운영하기로 했다.

분과위원회는 SOC, 사회문화산업, 복지‧소득이전 분과위로 나눠 각 사업별로 AHP를 시행하고, 분과위에서 논의된 종합평가 결과를 평가위에 상정해 심의·의결하는 구조다.

 

아울러 그동안 SOC, 건축 등 비(非)R&D사업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R&D사업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각자 독점해 수행하던 예타 조사기관에 조세재정연구원(KIPF)을 추가로 지정한다.

KIPF는 초기에는 복지 등 비정형사업 예타를 전담하되, 추후 SOC·건축 등의 분야도 KDI와 경쟁하며 수행하게 된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안으로 '예타 조사 전문기관 추가 지정안'을 확정해 내년부터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정부는 갈수록 장기화되는 예타 조사기간으로 관련 부처나 지자체가 사업의 적기를 놓친다는 불만을 감안해 지난해 평균 19개월이 소요됐던 예타 조사기간을 1년 이내로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사업을 다시 기획해야 할 경우 철회·반려를 적극 허용하고, 예타 재요구 요건을 완화할 방침이다.

또 예타사업 신청 전 사업 주무부처의 사전준비 절차를 강화하고, 관련 점검단을 운영하기로 했다.

다만 철도는 사업규모가 크고 필요한 분석량도 많아 예타 조사기간 단축 목표를 1년 6개월로 잡았다.

정부는 다음달 관련지침을 개정해 수도권/비수도권의 종합평가 비중 이분화와 복지사업 평가방식 개편안은 현재 조사중인 사업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또 사회적 가치 평가를 강화하는 방안은 올해 1차 선정사업부터, B/C분석과 AHP 수행기관을 나누는 방안은 올해 하반기부터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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