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더스트리4.0협회가 2019.3.26 태국산업연맹과 MOU를 맺어 태국형신제조업4.0 추진에 협력하기로 했다.(사진제공=한국인더스트리4.0협회)
동남아시아 국가 가운데 태국은 유독 일본 제품의 영향이 크다. 가전제품을 비롯해 자동차와산업용 기계 등에서 일본 제품의 선호가 높은 나라다. 지난해 태국의 대일 무역 적자는 대중 무역 적자에 이어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일본 경제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우리나라의 '전경련'과 비슷한 '태국산업연맹'(FTI) 소속 기업 CEO들은 해마다 일본을 방문해 일본 경제산업계와 교류행사를 가져왔다.
그런데 올해는 FTI가 일본 대신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의 신제조업 노하우를 공유하고 자국에서 신제조업혁명을 확산하기 위해서다.
한국인더스트리4.0협회에 따르면 FTI 카티야 그레이간 전 부회장과 소속 기업 CEO, 전기전자연구원 호트라쿨 솜분 원장과 태국-독일연구원의 바린 로드포통 부원장 등 태국 경제산업계 관계자 30여명이 지난달말 한국을 방문해 한국의 신제조업 노하우 공유와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협회와 체결했다.
양해각서의 주요 내용은 ▲'태국형 인더스트리4.0'을 위한 한국의 컨설팅 및 교육 ▲태국형 인더스트리4.0 테스트베드 구축에 한국의 참여 ▲방콕에서 개최될 신제조 국제회의 공동기획 등이다.
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임채성 건국대 교수는 "태국이 한국을 선택한 이유는 한국을 가장 적합한 상대로 봤기 때문"이라며 "일본과 독일, 중국 등 신제조업이 우리나라보다 앞선 국가들은 (태국과 협력할만큼) 절실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이번에 방문한 태국 기관들은 정부와 함께 하는 기관들이어서 태국의 신제조업 혁명에 한국의 경험이 함께 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태국 사례를 계기로 한국의 신제조업 노하우가 해외로 진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독일, 일본은 물론 중국에도 뒤지는 것으로 평가되는 한국의 신제조업이 태국을 교두보로 동남아시아 지역에 뿌리를 내린다면 여전히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것.
임 교수는 "한국의 신제조업이 지체를 보이는 것은 소프트웨어 성장이 지체됐기 때문"이라며 "국내 시장은 작고 해외 시장은 이미 미국과 일본,유럽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태국은 인구가 7천만명 되는 불교 국가로, 베트남과 미얀마, 라오스 등 인근 불교권 국가와 합치면 2억명이 되는 곳"이라며 "이곳에서 기반을 단단히 다지면 다른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큰 기반이 된다"고 말했다.
한국의 신제조업 노하우가 해외로 진출할 경우 더딘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 신제조업의 답답한 현실에 작지 않은 돌파구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