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양문석 후보 선거 캠프 제공)
4.3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이틀 앞둔 1일 통영·고성 유권자들의 표심은 팽팽한 분위기였다.
이날 통영의 중앙시장에서 만난 일부 상인들은 민주당이 힘 있는 집권 여당이라며 정부지원책에 대한 기대를 걸었다.
이곳에서 30년째 수산업을 하는 김모(70)씨는 "시장 앞 도로를 보면 주차할 공간이 없어 관광객들이 들어오려다가 나가버린다"며 "여태까지 보수당만 뽑아줬더니 거만해졌는지 통영이 나아진 게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파란당(민주당) 쪽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시장 앞 관광객을 주로 태우는 통영토박이 택시기사 유모(59)씨는 "내가 아는 동생도 성동조선 다니다가 회사가 망하니까 그만두고 지금 반백수로 있다"며 "아무래도 힘 있는 쪽을 뽑아야 이쪽(통영)에 예산이 더 오지 않겠냐"고 털어놓었다.
(사진=정점식 후보 선거 캠프 제공)
◇통영·고성 유권자들 "힘 있는 집권 여당" vs "북한 퍼주기 그만"반면 문재인 정부가 대북정책에 치중해 지역경제에 소홀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중앙시장 전직 상인회장인 백모(59)씨는 "민주당 시장이 이곳에서 당선된 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바람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라며 "지금 문정부가 대북에 퍼주는 걸 보면서 여기 상인들 다 맘 돌렸다"고 말했다.
20여년째 수산업을 하는 박모(62)씨도 "양문석이가 통영사람이어도 색깔이 민주당색이어서 못 뽑아준다"며 "정부가 지역을 너무 홀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당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들이 대거 지난 주말 통영·고성으로 건너 와 같은 당 소속 후보들을 위해 치열한 유세전을 벌였다.
민주당은 통영·고성이 보수색이 강한 지역이라고 하지만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두 곳 모두 시장·군수를 배출해 민심 변화가 큰 곳으로 여기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예산폭탄', '고용위기지역 연장' 등 집권여당 프리미엄을 강조해 양 후보를 강조하며 역전극을 노리고 있다.
한국당은 집권 여당의 실정에 실망한 지역민들이 적극적인 한국당 지지로 돌아섰다고 보고 현 정부 심판론을 들어 민심을 파고들고 있다.
(사진=여영국 후보 선거 캠프 제공)
◇창원성산 유권자들 '노동 존중 후보 뽑을 것' vs '문재인 정부 일자리 창출 실패 책임' 보수 강세 지역인 통영·고성과 달리 '진보정치 1번지'라 불리는 창원성산도 노동자의 도시답게 진보 쪽 유권자의 목소리와 함께 한국당의 문재인 정부 경제 실정론에 동의하는 유권자 목소리가 엇갈렸다.
창원 상남시장에서 만난 상인 김모(53)씨는 "문 정부가 청년들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는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며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다는 정부는 말뿐인 것 같다"고 호소했다.
상남시장 인근에서 커피 알바를 하는 정모(23)씨는 "문 정부가 들어서 최저임금이 조금 올라 고맙다는 생각이 처음엔 들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이제야 제대로 된 임금값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무래도 노동에 힘을 싣는 후보 쪽을 뽑지 않겠나"고 말했다.
(사진=강기윤 후보 선거 캠프 제공)
민주당과 정의당 단일 후보로 뛰는 정의당 여영국 후보와 한국당 강기윤 후보의 양강 구도로 굳어지는 판세다.
여영국 후보는 "단일화 이후 유리한 것처럼 나오는 지표들이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분위기는 예측 불가능한 초박빙"이라며 "여영국을 찍어야 민생개혁 발목 잡는 자유한국당을 꺾을 수 있다"고 외쳤다.
강기윤 후보는 "탈원전 정책과 대우조선해양의 졸속 매각으로 관련 기업과 종사자들은 위기감을 느낀다"며 "이 위기감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에게로 퍼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번 선거는 지지층의 결집에 따라 선거 결과가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의 장관 후보자 2명의 지명 철회와 황교안 대표 일행의 막무가내식 경남FC 축구장 유세논란이 표심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도 막판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