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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바뀌니 약속 파기" 파주 챌린저스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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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워도 조금만 더 힘내자' 파주 챌린저스 독립야구단은 지금까지 6명의 프로 선수를 배출하는 등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해 나름 성과를 내고 있지만 파주시의 지원이 이어지지 않아 재정적 위기에 놓여 있다. 사진은 양승호 감독이 경기 후 선수들에게 지시를 하는 모습.(사진=파주 챌린저스)

 

지난 2017년 출범해 프로 선수 6명을 배출한 독립야구단 파주 챌린저스가 재정 문제로 위기를 겪고 있다. 지원을 약속했던 경기도 파주시가 시장이 바뀌면서 등을 돌려 속만 태우고 있는 형국이다.

파주 챌린저스는 지난 2017년 4월10일 창단식을 열고 독립야구단으로 출발했다. 롯데와 고려대 사령탑을 역임한 양승호 감독을 초대 사령탑으로 선임했고, 그해 현도훈과 김호준(이상 두산) 등 프로 입단 선수를 배출하기도 했다.

이후 파주 챌린저스는 한국독립야구연맹(KIBA)에 가입, 지난해 드림리그를 치렀다. 연천 미라클, 서울 저니맨 등과 겨뤄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11승2패3무로 2위 연천(6승7패3무)을 넉넉히 따돌렸다.

이에 앞서 신제왕(KIA), 이재영(키움) 등을 프로로 진출시켰고, 한선태(LG)와 윤산흠(두산)도 프로의 꿈을 이뤘다. 선수들이 야구를 계속하고 프로로 진출할 수 있는 꿈을 실현시킬 수 있도록 한다는 구단 가치를 구현하는 듯했다.

하지만 파주 챌린저스는 현재 적잖은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이명옥 대표이사와 이춘기 운영총괄이사가 사비를 털어 구단 운영비를 충당하지만 눈덩이처럼 적자가 불어 6억 원에 이른 상황이다. 초기 시설 투자비 등으로 수억 원을 쓴 데다 월 3300만 원 정도의 구단 운영비를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선수들이 월 80만 원 정도를 부담하지만 매달 2000만 원씩 적자가 쌓인다.

이춘기 이사는 1일 기자들과 만나 "아내 등 주위에서는 구단을 해체하는 게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한다"면서 "그러나 열정을 갖고 뛰는 선수들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그러고 싶지 않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호소했다. 이 이사는 외국계 은행과 로펌 등 안정된 직장을 떠나 직장 동료였던 이 대표와 함께 야구단 운영에 뛰어들었다.

 

파주 챌린저스는 어려운 살림에도 실내 타격 및 투구장을 갖춰 선수들의 훈련을 지원하고 있다.(사진=파주 챌린저스)

 

당초 파주 챌린저스는 2016년 말 이재홍 당시 파주시장의 지원 약속을 받고 창립 준비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 시장이 법률 위반(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구속되면서 약속된 지원이 무산됐다. 시장이 바뀌면서 없었던 일로 된 것이다.

이 이사는 "최종환 현 시장을 한번 만나봤지만 '실무진과 잘 얘기해보라'는 말만 들었다"면서 "시 체육과 쪽에서는 챌린저스를 영리단체로 보고 지원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연천 미라클은 경기도 연천군 쪽에서 약 2억 원 정도 지원을 받고 있다고 들었다"면서 "그 정도만 지원을 받아도 최소한 적자는 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파주 챌린저스는 경기도에서 지원을 받을 기회가 왔다. 오는 23일부터 개막하는 경기도챌린지리그에 참가하면서 도에서 출전 경비를 지원받게 된 것. 경기도 체육회는 지난달 27일 "독립야구단 지원을 통해 스포츠 분야 청년들의 패자부활전 도전 기회를 제공하고 경기도가 프로야구에 편중된 야구 산업이 대중적이고 보편화 될 수 있도록 아마추어 야구리그 활성화에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재정 대책으로는 부족하다. 이 이사는 "결국 숙식비와 경기장 사용료, 토지 임차료, 코치진 급여 등 운영비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결국 파주시의 지원이 없으면 구단 존립이 위험하다"고 하소연했다. 양 감독도 거의 무보수로 봉사하는 상황이다.

파주 챌린저스는 야구 인기에 힘입어 시 홍보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이 이사는 "파주시는 축구단 운영이 5억 원 정도를 쓰는 것으로 안다"면서 "야구단은 그보다 적은 예산을 투입하고도 더 많은 기사로 파주시를 알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에서 법적 근거가 없다고 하지만 경기도가 리그를 운영하면서 경기도야구소프트볼협회에 일반부 등록을 하면서 지원 근거가 마련됐다"고 주장했다.

파주 챌린저스는 일단 파주시의회 쪽과 만나 지원 협상을 하고 있다. 또 오는 23일 경기도챌린지리그 개막 때 최 시장이 참석하는 만큼 전향적인 자세로 상생을 위한 지원을 검토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진학과 프로 도전에 한번 실패했던 선수들에게 다시 기회와 꿈을 심어줬던 파주 챌린저스의 힘겨운 도전이 빛을 볼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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