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KAIST 본관 앞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명예박사 학위 취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졸업생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고형석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 졸업생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명예박사 수여 취소를 요구하고 나섰다.
졸업생 280여 명이 이에 동의하며 서명했다.
KAIST 졸업생 동문은 1일 기자회견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KAIST 명예 이학박사 학위 수여를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고등교육법 제35조 등을 예로 들며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한 학교의 장은 학위를 받은 자가 그 명예를 손상한 경우 대학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그 학위 수여를 취소할 수 있게 규정돼 있다"며 "KAIST와 신성철 총장은 학교의 명예를 더럽힌 박 전 대통령의 명예박사 철회 요청을 묵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박 전 대통령을 국기문란, 정경유착, 헌법 유린의 범죄자로 규정하며 "현재까지 드러난 혐의만으로 2심에서 징역 25년에 벌금 200억 원을 선고받았고 심지어 형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며 "이런 범죄자에게 주어진 명예박사 학위를 취소하는 것은 적폐를 청산하기 위한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08년 서남표 전 총장으로부터 KAIST 명예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한국의 과학기술 발전을 이끌었다는 점과 여성으로서 드물게 전자공학을 전공한 점, 이공계 활성화를 비롯해 다양한 과학기술 육성정책을 수립해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한 점 등이 명예박사 학위 수여 근거라고 동문은 설명했다.
동문은 "당시에도 많은 이들이 박 전 대통령의 명예박사 학위 수여를 납득하지 못했다"며 "KAIST가 정치적인 이유로 박 전 대통령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준 것이라는 비판이 있을 정도로 애초에 부당한 처사였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6년 11월, 국정농단 의혹이 한창일 당시에도 KAIST 대학원 총학생회와 학부 총학생회, 전국대학생 시국회의 등은 박 전 대통령의 명예박사 학위 철회를 촉구한 바 있다.
당시 이들은 "불철주야 연구에 매진해 땀과 눈물로 취득하는 박사학위를 아무런 노력 없이 가져간 것은 참으로 비통한 일"이라며 "대통령은 국민과 한 약속뿐만 아니라 KAIST와 한 약속도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졸업생 282명의 서명부를 통해 박 전 대통령의 명예박사 학위 취소 활동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