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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안된 '임신·출산'…전국 곳곳서 버려지는 아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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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3-3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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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간 영아 유기 992건…한해 평균 100명꼴 유기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편견·경제적 이유 등 원인 다양"

 

지난 29일 오후 2시 30분께 충북 제천시 제천역에 막 도착한대전역발 충북선 무궁화 열차 객실 안.

승객들이 모두 떠난 뒤 객실을 청소하던 근로자 A 씨는 화장실 변기 뚜껑을 열었다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탯줄이 그대로 남은 신생아가 변기 내부에 웅크린 채 버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신고를 받은 119 구조대가 급히 출동했지만, 신생아는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경찰과 철도경찰대는 누군가가 아이를 낳아 버린 후 달아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같은 날 오전 6시 35분께 인천시 미추홀구 용현동 한 주택가 대문 앞 화분용 욕조. 내부에는 B(1)군이 담요에 싸여 있었다.

이곳을 지나던 행인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지만, B 군은 이미 차가운 시신 상태였다.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메모 등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이보다 앞선 이날 오전 0시 3분께 인천시 연수구 연수동 한 교회 앞에서도 신생아가 행인에게 발견됐다.

저체온증 증상을 보인 신생아는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폐쇄회로(CC)TV 등을 확보해 조사에 나선 경찰은 신생아의 엄마로 추정되는 C 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들어 전국적으로 신생아 유기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부담스러운 사회적 시선이나 경제적 어려움 등 다양한 이유로 소중한 생명이 아무런 보호장치도 없이 길거리나 열차 등에 버려지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2017년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영아유기 사건은 최근 10년(2007년∼2016년)간 992건이나 발생했다.

한 해 평균 100건 가까이 영아유기 사건이 발생하는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영아유기 사건의 피의자 대부분은 미혼모라는 사회적 시선이 불편해 아기를 버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부모가족복지시설인 대전자모원 박수진 사무국장은 "영아 유기 범죄를 줄이기 위해서는 미혼모를 심리·경제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혼모를 따뜻하게 받아들이는 사회적 분위기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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