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15~19:55)
■ 방송일 : 2019년 3월 29일 (금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이택광 교수, 장강명 작가
◇ 정관용> 다양한 사회 문화 현상들을 잡학하고 박식하게 수다 떨어보는 시간 리앤장의 금요살롱. 경희대학교의 이택광 교수, 소설가 장강명 씨 나오셨어요. 안녕하세요. 어서 오십시오
◆ 이택광> 안녕하세요.
◆ 장강명> 안녕하세요. 장강명입니다.
◇ 정관용> 오늘 수다 떨어볼 주제, 수다가 어울릴지 모르겠는데 워낙 심각한 사회, 정치문제이기도 해서. 내로남불.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이거 가지고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 장강명> 심각한 주제인데 말이 너무 재미있어서 저는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약간 웃음이 나오기는 합니다. 말 참 잘 짓지 않았습니까?
◇ 정관용> 이 말 누가 제일 먼저 했는지 아세요?
◆ 장강명>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 본인이 지었다고 하는데.
◇ 정관용> 그렇게 주장하죠.
◆ 장강명> 자기가 창안자라고 했는데 별로 창안자가 아닌 경우가 많아서.. 그 전에도 비슷한 말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스캔들. 이런 식으로.
◆ 이택광> 그렇죠. 예전부터 있었죠.
◇ 정관용> 그런데 오늘도 청와대 김의겸 이제는 전 대변인이 됐네요. 사퇴하지 않았습니까? 또 이번에 장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논란이 된 사람도 그렇고 항상 정권이 바뀌고 이럴 때마다 또 바뀌고 나서 지나다 보면 전 정권에 대해서는 이렇게 저렇게 잣대를 가지고 비판하더니 너희들도 별수 없네 이러면서 내로남불이냐 이런 얘기가 나온단 말이죠. 어떻게 보세요, 이 맥락을?
◆ 이택광> 저는 일단 내로남불이라는 게 프레임이라고 생각하고요. 어떤 프레임이냐면 두 개가 잘 비교가 되지 않는 것을 비교시켜서 싸잡아서 동일한 어떤 분류로 만들어버리는 거죠. 예를 들어서 여성들에게 군대 가라 이런 것들. 또는 여성들은 왜 군대를 안 가고 왜 남성들에게만 그런 것을 요구하냐. 이런 식의 이야기들이 사실은 내로남불에 해당되는 것이라 볼 수 있고요. 형식논리로 해명되지 않는 건데 그걸 형식 논리로 만들어서 마치 두 개가 서로 이제 교환 가능한 것처럼 만들어버리는 거죠.
사실 이번에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같은 경우 그건 개인적인 문제였다고 생각이 들고 그게 우리가 전반적으로 이야기하는 그런 부동산 정책과 관련된 현 정부의 어떤 기조 이런 것하고는 그렇게 크게 관계가 없죠. 그거는 김의겸 전 대변인이 잘못 생각한 거죠, 제가 볼 때는. 그리고 이해가 가지 않은 행동을 한 것이고 그 당시에. 그리고 그것은 그 개인의 책임으로 물어야 되는데 그걸 전체적인 어떤 부동산 정책이 다 잘못됐다는 식으로 이야기한다든가 과거 정권과 비교해서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내로남불이라고 이야기한다든가 이런 식의 프레임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거죠.
◇ 정관용> 그런데 그 중간 과정에 그런 게 있거든요. 내가 하면 투자고 남이 하면 투기 이런 거냐라는 문제제기거든요.
◆ 이택광> 그건 이제 저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 봐요.
◇ 정관용> 그러니까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김의겸 대변인도 자기 투기한 거 아니라고 해명하지만 공격하는 측이나 문제 있다고 보는 측에서는 투기적 의사도 있는 것이 아니냐 이렇게 보는 거죠.
◆ 이택광> 물론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어떤 행동들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하는 그런 시민들 비판이라든가 국민들의 정서가 있죠. 그런 것도 명백하게 있어요. 그런데 그걸 비판하는 자유한국당 쪽에서도 사실은 불륜을 하고 있으면서 본인들은 로맨스를 마치 한 것처럼 이렇게 위장을 한다든가 그걸 비판하는 측도 사실은 이러한 어떤 부동산이라는 측면에 그렇게 자유롭지 않은 사람들이죠.
◆ 장강명> 김의겸 전 대변인이 개인 사정이 어떻게 있겠고 저희가 그걸 다 알 수 없겠는데 이게 보이기에는 정말 내로남불처럼 보이는 측면이 있죠. 왜냐하면 본인도 기자 시절에 부동산 투자, 투기를 굉장히 비판을 했고 그때 기준을 그대로 가지고 오면 지금 본인이 투자라고 주장하는 건 그대로 투기가 되는 것이고 그러면 왜 이중 잣대를 적용하느냐, 보는 사람들은 이런 생각이 들죠.
저는 이게 교수님 말씀처럼 분명히 프레임인데 사실 좀 어떤 식으로 계속 공수가 교대될 때마다 반복될 수밖에 없는 그런 정치구조가 있습니다. 우리가 한국 현대사가 특히 최근 몇 년 동안에 주로 어떤 이상적인 명제를 가지고 간판을 가지고 상대를 공격을 했거든요. 너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 그리고 그때 내거는 명분이 굉장히, 한국의 현실과 이상이 좀 이렇게 떨어져 있는 구석이 많잖아요. 그때 그런 이상을 가지고 공격을.
고가 건물 매입 논란에 휩싸인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29일 오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그런데 장강명 작가가 추상적으로 표현해서 제가 좀 거들면 요즘 시국에서는 특히 문재인 정부가 촛불 혁명으로 탄생한 정부로서 적폐 청산을 하나의 트레이드마크로 들고 나왔단 말이에요. 그러면서 대대적인 사정도 하고 비판도 하고 했단 말이죠. 그런데 문재인 정부 고위직이나 그 인물들 가운데 적폐 청산이라고 외쳤던 그 과거 정부에서 있었던 일들과 비슷한 일들을 해서 문제가 되는 사례들이 생기고 있단 말이에요. 그게 지금 요즘 자꾸 내로남불이 나오는 이유거든요.
◆ 장강명> 사실 적폐 청산이라고 트레이드마크를 걸었을 때 누가 그걸 반박하기 힘들죠. 굉장히 좋은 명분이고 한국에 적폐가 있는 거 맞고 그러면서 적폐 청산을 해야 된다. 그러면서 적폐를 규정을 해 놓고 그것에 따라서 청산 작업을 한다고 할 때 이제 반대 진영에서는 적폐 청산이라는 키워드 때문에 주도권을 뺏긴 진영에서는 얼마나 그 규정이 정확하게 객관적으로 지켜지는지 따져보고 노리고 있겠죠.
그러다 기회가 왔을 때 이 기준에 따르면 너희 진영의 누구도 거기에 해당하는 거 아니냐. 왜 여기는 청산 안 하냐. 너희가 여태까지 주장해 온 적폐 청산이라는 게 사실은 정국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정치적 이런 공세 아니었느냐. 당연히 반박을 하고 싶고 그 기회가 왔을 때 공격을 할 때 그걸 그 기회를 놓치지 않죠. 그러면서 제일 그때 좋은 반박은 내로남불이냐. 얼마나 직관적으로 와 닿습니까? 보는 사람 입장에서.
◆ 이택광> 그래서 저는 이 내로남불이 어떻게 보면 토론을 막아버리는 대표적인 기술이에요. 사술이에요, 사술.
◇ 정관용> 그런 측면도 있네요.
◆ 이택광> 그래서 예컨대 제가 장강명 작가하고 토론하고 있는데 엉뚱한 문제를 가져오는 거예요. 사실 이 문제에 집중해서. 부동산 문제가 있다면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의견을 교환해야 하는데 아니면 거기에 대한 반론적 입장, 부동산 경기를 부양해야지만 경제가 살아난다, 또는 반대다 이렇게 해야 되는데 갑자기 이걸 누군가 들고 와서 너도 말이야 집 사지 않았느냐 이렇게 나오면 너도 투자라고 해 놓고 투기를 하지 않았냐 나와버리면 사실은 너나 나나 똑같은데 뭘 이야기하느냐 이렇게 돼버리는 거예요.
◆ 장강명> 정말 맞는 말씀이고 이게 정말 초등학생 싸움처럼 네가 때렸다 먼저 때렸다 하고 때리는 걸 그칠 때까지 왔다 갔다 할 수밖에 없는데 그럼 우리가 이제 공격 차례가 됐을 때 이 논의를 생산적으로 해 보자라고 얘기를 할 수 있겠는가 그거 잘 안 됩니다. 그리고 특히 저는 좀 얘기를 하고 싶은 게 보통 그 공격이 굉장히 가혹하고 사실 좀 듣는 사람 입장에서,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 부당한 경우도 많았거든요.
예를 들어서 인사청문회 시즌에 자기 표절이라는 나오는 거라든가 생활비가 소득이 많은데 재산이 별로 안 늘어서 너는 생활비를 많이 쓴 것 아니냐 이런 식의 공격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걸 표절, 사치 이런 키워드를 가지고 하니까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굉장히 억울하게 느껴집니다. 다음번에 자기가 인사청문회 장에서 질문할 처지가 되면 당연히 그걸 하고 싶죠. 당신이 했던 그 기준으로 하게 된다. 그리고 이제 이런 논의를 할수록 이제 뭐랄까 나선형으로 추락을 하게 되는 건 맞는데. 이게 불행한 건 맞는데 글쎄요. 그거 어느 순간에 이거 생산적이지 않으니까 당신이 참으시오라고 하면 그거 납득할 진영이 있을까 그런 생각도 합니다.
◆ 이택광> 그러니까 이런 거예요. 지금 문제는 다주택자잖아요. 부동산 투기라고 했을 때. 그리고 지금 역시 우리는 집이 모자란다고 그러는데. 다주택자가 가지고 있어서 자기들이 어떻게 부당한 소득을 취하고 있는 것이 문제가 되는 건데 이제 청와대 대변인이라는 분이 투기를 했다 이거예요. 지금까지 드러난 것에 따르면 그분이 감당할 수 없는 그런 수준의 대출을 해서 샀다는데. 그러면 사실 그분이 본인은 다주택자가 아니니까 이걸 할 수 있겠다 생각할 수 있고 여러 가지 이유가 있잖아요.
이분이 실수를 했든, 뭔가를 했잖아요. 그러면 그 사람의 문제잖아요. 그렇다고 해서 다주택자가 면죄부를 갖는 건 아니죠, 정확하게 말하면. 그 문제는 그대로 계속 있는데 실질적 다주택자들이 와서 아니, 봐라. 너희들도 똑같이 투기를 하고 있지 않느냐 이렇게 말을 해버리면 쉽게 말하면 문제가 흐려져버리는 거예요. 그래서 마치 자기들은 면죄부를 받은 것처럼. 자기들은 결국 똑같은 짓을 했기 때문에 너나 나나 똑같기 때문에 나는 면죄부를 받은 것처럼 생각이 된다는 거죠.
◇ 정관용> 면죄부라기보다 아까 이택광 교수가 정확하게 말한 토론을 가로막는 이건 이제 거의 교과서에 등장하는 말인데요. 인신공격의 오류라고 하는 것이 있지 않습니까?
◆ 이택광> 그렇죠.
자료사진 (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더 적나라한 예를 들어봅시다. 우리나라에서 특목고. 외고, 자사고 같은 게 있어야 되느냐 말아야 되느냐. 이건 정책 논쟁의 대상입니다. 특목고, 외고나 자사고는 좋다, 나쁘다 서로 찬반 토론할 수 있는 대상이에요. 그런데 가급적 외고나 자사고는 없애야 한다라는 주장을 펴는 사람이 있어요. 그런데 그 사람이 자녀를 외고에 보냈었단 말이에요, 과거에. 그러면 당신은 당신 자녀를 외고에 보내지 않았어, 이게 인신공격의 오류일까요, 아닐까요?
◆ 이택광> 그게 대표적인 인신공격 오류죠. 그게 왜냐하면 사안을 벗어나는 이야기죠.
◇ 정관용> 논리적으로는 대표적인 인신공격의 오류인데 그러나 그게 통한단 말이에요.
◆ 장강명> 논리학적으로는 인신공격의 오류이고 저도 그런 논쟁에 찬성하는 건 아닙니다. 그런 논의가 퇴행적인 건 인정을 하는데요. 정치에서의 논쟁이 약간 덕성, 아리스토텔레스가 정치학에서 얘기했던 것에 여전히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가 다른 사안하고 달리 공동체의 어떤 사회적 합의를 얘기할 때 그걸 제안하는 사람한테는 어떤 덕성을 기대합니다. 너의 공적인 주장과 사적인 삶이 일치하기를 바라고 그게 정치 도덕이 논리하고 다른 점입니다. 그래서 그걸 자기가 공적으로 주장하는 거랑 사적인 삶이 달랐을 때 비록 법을 어기 않았다고 해도 실망하는 건 사실입니다.
그게 하나가 있고 두 번째로 우리나라 정치에. 우리나라만은 아닐 겁니다. 어느 나라나 정치가 과열되면 특성일 텐데. 보통 상대방을 가지고 정책 논쟁에서 공격을 할 때 이미 논점이 많이 벗어나 있습니다. 상대의 도덕성을 지적하고 나는 그것보다 도덕적으로 우월하다는 주장을 하면서 이 정책 논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고 하죠. 내가 외고를 없애려고 하는데. 외고를 지키려고 하는 너희는 기득권층이고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주장을 한 다음에 알고 봤더니 나의 아들도 외고를 갔다면 이건 좀 문제가 있는 겁니다. 우리가 윤리에 대해서는 굉장히 기본적으로 보편성, 일관성을 요구를 합니다. 그리고 이게 먹히는 거죠. 너는 왜 너의 주장을 일관되게 지키지 않느냐.
◇ 정관용> 어렵습니다. 이게 수다를 떨어야 되는데 오늘 완전 논리학 수업을 하고 있어요. 논리와 덕성, 논리와 도덕. 이런 문제까지 지금 왔습니다. 그런데 그게 종종 섞이는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용어가 내로남불일 수 있다 이렇게 되네요.
◆ 이택광> 저는 조금 이야기의 화제를 돌리면 결국 그렇게 말씀하시는 덕성의 정치라는 게 사실 그게 대의민주주의의 아주 정수이면서 동시에 제가 볼 때 한계라고 보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 대의민주주의라는 것이 뭐냐 그러면 한국에서 민주주의 제도가 발달할수록 이런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데 이런 거죠. 그러니까 내가 어떤 정치인을 뽑아놓고 그 정치인이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는 게임인 거예요, 지금. 그러니까 내가 뽑아놨으면 뽑아놓은 사람도 책임을 져야 되고 아니면 내가 뽑아놨지만 대의민주주의가 문제가 있기 때문에 내가 정치 참여를 해야 된다.
예를 들어서 지금 대표적인 게 미세먼지 문제 같은 거 있지 않습니까? 이게 사실 저는 정책을 잘 써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우리 한국 사회의 에너지 패러다임을 바꿔야지만 되는 거죠. 전기를 적게 써야 되고. 그런데 정치인한테만 맡겨두고 정치인이 해결해 주기를 기다리고만 있다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 거예요. 그런데 계속 이걸 대의민주주의 내의 특정 정당 간의 당 싸움으로 축소시켜버리면 사실 마치 내가 누군가를 잘 뽑으면 다 해결될 것 같은 착각을 주게 되는 거죠.
장강명 작가(왼쪽)와 이택광 교수(오른쪽) (사진=시사자키 유튜브 캡쳐)
◆ 장강명> 저도 정확히 동의를 하고요. 그리고 덕성의 정치라는 걸 온전히 찬성하는 게 아니거든요. 정치가 덕성의 문제랑 섞이는 거랑 이렇게 내로남불 논쟁을 하다 보면 결국 도덕성만 가지고 얘기를 하다 보면 정치가 현실의 문제가 아니게 되고 무슨 성리학 논쟁처럼 되는 겁니다. 우리가 이미 지금 10년 정도 한국 정치가 별로 현실을 제대로 대응을 못하는 것 같아요. 머리끄덩이를 잡고 그리고 입 밖으로 내뱉는 말들은 양쪽에서 굉장히 고상하고 고담준론이고 이성적인 말을 하는데 본인들이 거기에 양쪽 다 따라가지도 못하고 우리가 솔직히 어떤 현실의 문제라는 게 그렇게 이상적으로 잘 해결되지 않습니다.
◇ 정관용> 그게 우리 정치가 공동체의 미래를 고민하는 게 아니라 자기 권력의 유지 내지는 권력을 빼앗아오기만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권력 지키거나 권력 빼앗는 것 그것 하나만 목표인 사람은 공동체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 대안을 말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의 흠집 내기만 합니다. 서로 흠집 내기 제일 좋은 게 덕성 부분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또 내로남불이 백날 나오는 거고.
◆ 장강명> 지지자들한테도 굉장히 유리한 게 이미 양 진영 간에 별로 공유하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상대 진영을 뭐라고 공격을 해도 잘 타격이 안 갑니다. 정책 실패를 가지고 공격을 해도 그게 사실 그 전 정부에서 뭘 잘못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반박이 되는데 내로남불로 공격하면 굉장히 먹히기 쉽죠.
◇ 정관용> 오늘 내로남불로 얘기를 하다 보니까 결국 우리 정치 전반에 대한 진단으로까지 갔는데 내로남불을 그냥 마지막 한마디로 딱 요약하면 뭐라고 할 것 같습니까?
◆ 이택광> 저는 물 반쯤 들어 있는 컵이라고 생각해요.
◇ 정관용> 그걸 반밖에라도 얘기할 수 있고 그걸 반이나라고.
◆ 이택광> 그렇죠. 보통은 그렇게 생각하시죠. 물 잔이 절반이 차 있으면 절반이 차 있다 또는 절반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 두 가지로 티격태격하지만 사실 중요한 건 그 물 잔을 들고 있느냐, 들고 있지 않느냐 차이라는 거죠. 내가 그 물 잔을 들고 있는 물 잔을 떨어뜨리면 놓아버리면 떨어지는 거 아니에요. 그게 본질이죠. 그런데 사람들은 그 물 잔에 있는 반이 찼느냐 반이 차지 않았느냐 그거 가지고 싸우는 게 그게 내로남불인 것 같아요.
◆ 장강명> 물을 마시는 게 중요한 거죠.
◆ 이택광> 물을 마시든지 행동을 해야 되는 거죠. 그게 더 중요한 거죠.
◇ 정관용> 장강명 작가는 한마디로?
◆ 장강명> 저는 내로남불은 블랙홀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블랙홀에 사로잡히면 빠져나올 수가 없고 빠져나와야죠.
◇ 정관용> 알겠어요. 오늘 여기까지입니다. 경희대학교 이택광 교수, 소설가 장강명 씨 수고하셨어요.
◆ 장강명> 감사합니다.
◆ 이택광>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