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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호에 이어 김의겸까지…靑 부동산 '유탄'에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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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재건축 투기 억제 대책 마련 중에 10억 대출
김의겸 "투기라는 지적에 동의 못한다"
"30년 가까이 전세살이, 청와대 관사 나가면 갈 집도 절도 없어"
관사 제공 이용해 전세보증금 4억8000만원 빼 재개발 투자 비판
"재개발 투자로 노후생활 도움 받으려" 정부 정책 역행 행보
야당 김 대변인 사퇴 총공세…靑 여론 추이 지켜볼 듯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 (사진=연합뉴스 제공)

 

청와대는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다주택 보유 논란에 이어 김의겸 대변인의 흑석동뉴타운 상가건물 매입 논란까지 불붙자 적잖히 당황하는 모습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가파르게 치솟던 집값 안정을 부동산 최종 정책으로 상정하고 각종 대책을 쏟아낸 청와대 입장에서 김 대변인의 재개발지역 투자가 자칫 투기 의혹으로 확전될 수 있기 때문이다.

◇ 김의겸 대변인 "팔순 노모 모시기 위한 실거주 목적"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019년도 정기 재산 변동 사항'에 따르면, 김 대변인이 취득한 흑석동 상가건물은 총면적 136.04㎡에 지분면적 120.50㎡ 규모로 재개발이 완료되면 아파트와 상거건물을 받을 수 있다.

김 대변인은 28일 브리핑을 열고 "결혼 후 30년 가까이 집 없이 전세생활을 했고, (대변인 임명 뒤인) 지난해 2월부터 청와대 관사에서 살고있다"며 "청와대 관사는 언제 물러날지 모르는 불확실한 곳이고 나가게 되면 집도 절도 없는 상태가 돼 집을 사자고 계획했다"고 해명했다.

또 "상가 건물을 산 이유는 재개발이 완료되면 아파트와 상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장남인 제가) 홀로 생활하시는 팔순 노모를 모실 수 있다"며 "상가는 제가 청와대를 나가면 별달리 수익이 없어 상가 임대료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의 해명을 종합하면 청와대 참모진의 임기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 관사에서 나가게 되면 노모를 모실 아파트가 필요했고,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친척의 소개로 노후생활까지 염두한 실거주 목적의 투자라는 얘기로 요약된다.

김 대변인이 투자한 지역은 서울시로부터 10년전 쯤 뉴타운으로 지정됐고 실제로 지난해 11월 사업시행인가가 났으며, 올해 관리처분인가가 나는 대로 내년 상반기 이주가 시작될 곳이다.

김 대변인이 구입한 상가 인근 부동산중개업자는 이날 CBS노컷뉴스 취재진과 만나 "지난해 9·13 정부 대책 전에는 프리미엄 가격이 8억원대까지 올랐는데 지금은 5억원대로 떨어졌다"며 "흑석동 9구역은 주거지로 살기에 다른 지역보다 좋은 곳으로 분류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이 나오기 전에 서울시내 주택가격이 최고점이었다. 그리고 9·13 대책 발표 이후에 하락세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며 "그래서 '투자 고수의 결정'이라는 표현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흑석동뉴타운 투자 열풍이 이미 수년 전부터 시작된 만큼, 김 대변인이 해당 상가건물을 구매한 가격이 시세차익을 노리기에는 높은 수준이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 정부정책 반하는 재개발 수익 비판에서는 자유롭지 못해

김 대변인은 "이미 집이 있는데 또 사거나 아니면 시세차익을 노리고 되파는 경우에 (투기에) 해당된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그 둘다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일각에서 제기된 투기 의혹을 정면 반박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가파르게 상승하던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재개발·재건축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갭투자' 방지 등 다주택자 돈줄을 죄기 위해 2017년 8·2대책, 2018년 9·13 대책 등을 쏟아냈다.

이런 시점에 청와대 핵심 참모진이 10억원이 넘는 돈을 대출받아 재개발 지역에 투자했다는 것만으로도 비판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특히 "상가 임대료로 (노후 생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김 대변인의 언급과 사고방식은 연금 등 사회안전망이 아닌 재개발 투자 이익을 부추킨다는 점에서 공직자로서 부적절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청와대 참모들 중 긴급성을 요하는 핵심 참모들에게 제공되는 관사에서 생활하면서 전세보증금 4억8000만원까지 빼 상가건물 구입에 사용한 것을 두고 '절묘한 재태크'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당장 야당은 흑석동 상가건물 방문까지 불사하며 김 대변인 사퇴 촉구에 나섰다.

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엄청난 대출을 받아서 부동산을 마련한 것은 누가 봐도 투기라고 볼 수 밖에 없다"며 "청와대의 입이라는 대변인까지 나서서 투기질을 하고 다녔다니 가히 '내노남불'(내가하면 노후대책, 남이하면 불법투기)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사무총장은 "김 대변인의 절묘한 재테크를 보면서 국민은 절망할 수 밖에 없다"며 "다주택자는 한 채만 남기고 집을 팔라고 하면서 정부 고위직은 뒷구멍으로 부동산 증식에 열을 올린 셈"이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민주평화당 홍성문 대변인 역시 "어제까지 이어진 장관 후보자 청문회장은 '부동산 투기 실력 배틀'과 다름 없었다"며 "김 대변인의 부동산 투기 실력도 그에 못지않다. 청와대에 입성하자마자 부동산 투기에 올인한 김 대변인은 당장 사퇴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공격했다.

청와대는 최정호 국토부장관 후보자의 다주택 보유 논란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김 대변인 투기 의혹까지 불거지자 적잖히 당황한 모습이다.

하지만 실거주 목적 투자와 부동산 되팔기를 통한 시세차익용 투기는 엄격한 잣대로 분리해야 한다며 김 대변인의 사퇴 요구는 지나친 정치공세라는 기류로 감지된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여론의 추이를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김 대변인 입장에서는 억울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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