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케이로스 콜롬비아 감독은 2011년부터 8년간 이란을 이끌며 한국과 오랜 악연을 쌓았다. 하지만 케이로스 감독의 제자인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과거는 잊고 콜롬비아전에 나설 우리 선수들의 응원에 집중해 달라는 당부를 남겼다.(노컷뉴스DB)
“지난 일은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우리 선수들을 응원해 달라”
포르투갈 출신의 세계적인 축구 지도자 카를로스 케이로스 콜롬비아 감독은 한국 축구와 악연이다. 2011년부터 한국의 ‘라이벌’ 이란을 이끌며 한국을 상대로 5번의 맞대결에서 4승1무의 일방적인 우위를 가져갔다.
특히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당시 한국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던 최강희 감독과 신경전을 벌였고, 또 주먹감자 세리머니로 한국 축구를 모욕했다. 당시 케이로스 감독은 CBS노컷뉴스와 만나 “(주먹감자 세리머니는) 일부러 보라고 했다”고 밝혀 당시 한국 축구팬의 공분을 샀다.
하지만 벤투 감독에게 케이로스 감독은 ‘스승’ 그 자체다. 1992년 케이로스 감독이 포르투갈 대표팀을 이끌던 당시 20대 초반의 어린 선수 벤투를 처음 국가대표로 발탁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한국과 콜롬비아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둘에게 26일 열릴 이번 평가전은 사제 대결이 됐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현역 시절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이끌던 포르투갈 대표팀에 발탁돼 국가대표 생활을 시작했다.(사진=대한축구협회)
콜롬비아전을 앞두고 25일 경기도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벤투 감독은 “케이로스 감독과는 좋은 기억이 대부분”이라며 “나를 처음 대표팀에 발탁했고, 그 이후에는 내가 스포르팅(포르투갈) 감독으로, 케이로스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석코치로 챔피언스리그에서 만나 좋은 대결을 펼쳤다”고 말했다.
이어 “케이로스 감독은 포르투갈 축구를 위해 많은 성과를 남겼다. 청소년 월드컵에서 두 번의 우승을 이끌었고, 최근에는 아시아 무대에서 지난 8년간 많은 성과를 냈다”며 “지금은 콜롬비아에서 다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룬 성과만 본다면 분명 존중 받아 마땅한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스승’에 대해 좋은 평가만 했던 벤투 감독이지만 케이로스 감독과 한국 축구의 악연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벤투 감독은 “케이로스 감독이 이란을 맡았을 때 한국이 한 번도 이기지 못한 건 알고 있다. 중요한 것은 두 팀이 함께 월드컵에 갔다는 것”이라며 “과거는 사실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내일 경기도 (과거의 주먹감자 세리머니가)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과거는 과거로 두고 내일은 경기장을 찾을 많은 축구팬이 우리 선수들을 열심히 응원한다면 좋은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다. 우리가 어려움을 겪게 된다면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어 줘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