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피츠버그 강정호.(사진=노컷뉴스DB)
화려한 메이저리그(MLB) 재기를 노리는 강정호(32·피츠버그)가 시범 경기에서 가공할 홈런쇼를 펼치고 있다. 안타 10개 중 7개를 담장을 넘기는 아치를 그리며 MLB 1위로 올라섰다.
강정호는 25일(한국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세러소타 에드 스미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볼티모어와 시범 경기에서 2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타점을 올렸다. 1개의 안타가 솔로 홈런이었다.
시범 경기 15번 출전해 벌써 7홈런째다. 타율은 2할3푼8리(42타수 10안타)지만 장타율이 7할8푼6리다. 출루율까지 합한 OPS는 정상급 타자의 상징인 1.000을 넘어 1.090이다.
MLB 전체 홈런 1위다. 박병호(키움)가 2016년 미네소타 시절 세운 한국인 MLB 시범 경기 최다 홈런 기록(6개)도 넘어섰다.
10개의 안타 중 단타는 단 1개다. 7개가 홈런이고, 나머지 2개도 2루타였다. 10개 중 9개의 타구가 장타다. 이에 현지 언론에서는 지난 23일 강정호가 멀티히트 중 1루타를 때려내자 드디어 강정호가 단타를 쳤다고 주목했다.
이런 강정호의 장타쇼를 MLB 홈페이지도 조명했다. MLB.com은 24일 30개 구단의 '잘 알려지지 않은 핵심 선수'를 소개하며 피츠버그에서는 강정호를 꼽았다. "강정호는 3년 전 최고의 기량을 보여줬던 선수"라면서 "올해 시범 경기에서는 예전의 몸 상태로 돌아와 3루에서 최고의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는 칭찬이다.
물론 2016시즌 뒤 음주 파문으로 거의 2년을 허송한 공백은 있다. 그러나 MLB.com은 "구단 관계자들은 강정호를 '와일드카드'로 부르지만 강정호는 스스로 자신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지워내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맹훈련한 과정도 소개했다. MLB.com은 강정호가 비시즌 몸을 만든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트레이닝 센터 관계자를 인터뷰했다. 라이브 애슬레틱스의 자크 레이 대표는 "강정호는 피츠버그의 유망주 아든 파브스트와 이곳에서 2019시즌을 준비했다"면서 "그는 단 한번도 약속된 훈련을 거르지 않았고, 매일 제시간에 도착해 훈련을 시작하며 우리가 바라는 몸 상태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강정호는 식이요법으로 지방을 태우고 근육량을 늘리는 작업 등 주 4일 동안 여기서 훈련했다. 레이 대표는 "나를 포함한 트레이닝 센터 직원들은 강정호가 스프링캠프로 떠나기 전 그의 몸 상태를 알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강정호 역시 레이 대표에게 "몸이 매우 강해졌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토드 톰치크 구단 의무팀장도 "강정호는 스프링캠프 개막 전 신체검사에서 복귀 전 몸 상태를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2년의 방황을 끝낸 강정호가 올해 정규리그에서도 속죄의 홈런포를 쏘아올릴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