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 논란에 아무 기사 대잔치 쏟아낸 언론"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MBC 윤지오 인터뷰, 특종 욕심에서 비롯된 일
정준영 보도에서 피해자에 대한 호기심 유발하기도
피해자 추측성 보도, 2차 가해를 넘어선 범죄행위
피해자 고통은 외면하고 주가 걱정하는 언론까지
일부 방통심의위원, 2차 가해성 보도 문제없다 주장
피해자나 그 가족의 사생활은 알 권리 대상 아냐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15~19:55)
■ 방송일 : 2019년 3월 22일 (금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김언경 (민언련 사무처장)

◇ 정관용> 우리 언론보도의 문제점 살펴보는 미디어 포커스입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의 김언경 사무처장 어서 오십시오.

◆ 김언경> 안녕하세요.

 


◇ 정관용> 최근 MBC가 장자연 씨 동료 윤지오 씨 스튜디오에 출연시켜서 인터뷰했잖아요. 그런데 그때 자꾸 실명을 대라, 대라 너무 무례했다는 지적이 있었고 결국 앵커가 사과까지 했죠. 이거부터 좀 짚어볼까요.

◆ 김언경> 말씀하신 것처럼 MBC 뉴스데스크에 윤지오 씨가 출연해서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왕종명 앵커가 지나치게 여러 번 누군가의 실명을 밝히라는 요구를 해서 문제가 된 건데요. 그가 물은 것은 오늘 증언을 나갔던 전 조선일보 기자는 누구인가. 이거 대답을 안 하니까 그다음에는 장자연 사건을 아는 다른 연예인은 누구인가 또 물었고 마지막에는 장자연 문건에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거듭 물었습니다.

그런데 왕종명 앵커가 이렇게 집요하게 물은 내용들은 이미 TBS, CBS, SBS, KBS 등 인터뷰에 윤지오 씨가 나갔을 때에도 말하지 않겠다고 했던 내용입니다. 윤지오 씨는 10년 동안 관련 증언을 해 오면서 미행을 당하거나 교통사고가 나는 등 살아가는 일 자체가 힘들었다고 말했고요. 리스트에 올라온 인물의 실명을 거론할 수 없는 이유를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날 MBC에서도 이 말을 했고요. 그런데도 MBC에서 너무 집요하게 제가 느끼기에는 유도신문 또는 압박면접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생방송에서 일반인에게 이렇게 집요하게 질문을 강요한 것이 너무 무례했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한국기자협회와 여성가족부가 함께 만든 성폭력, 성희롱 사건 보도 공감 기준이라는 게 있거든요. 여기에서 취재 시 주의사항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인터뷰할 때 사건 당사자나 가족은 인터뷰를 거부할 권리가 있다. 반대의사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취재를 요청하여 괴롭히지 말아야 하며 사건 당사자 등의 인터뷰를 보도하는 것을 보도에 부정적으로 언급하지 말아야 한다. 피해자에게 사건 발생의 책임을 떠넘기거나 입증책임을 지우는 질문은 삼간다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언론인들이 이런 기본을 숙지하고 단독 특종 욕심을 버려야겠다. 이게 욕심에서 비롯된 일이다라고 생각합니다.

MBC 왕종명 앵커가 배우 윤지오씨를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장자연 사건' 관련자 실명 공개를 요구했던 것에 관해 사과했다. (사진=MBC 뉴스데스크 캡쳐)

 


◇ 정관용> 그렇죠, 과도한 욕심이었죠. 그리고 요즘 언론 보도가 장자연, 김학의, 버닝썬 온통 이걸로 뒤덮여 있는데 여러 가지 보도 문제점이 있죠?

◆ 김언경> 일단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최근에 장자연, 김학의, 버닝썬을 합쳐서 썬학장이라고 부르자거나 장학썬이라고 부르자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런데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이 사건들이 다 너무너무 중요한데 한 사건이 다음 사건으로 이렇게 덮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모든 사건이 다 중요한 의제다라는 시민의 의견이 담겨 있는 이런 별명들이거든요. 제가 이 말씀 굳이 드리는 것은 제가 오늘 정준영 사건에 초점을 맞춰서 이야기를 하는데요. 이것보다는 권력형 성범죄와 조직적인 은폐가 이루어졌던 이들 3개 사건에 모두 우리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셋 다 진상이 규명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먼저 하고 정준영 보도 문제점을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 정관용> 문제의 핵심은 경찰과의 유착, 검찰에서의 덮어주기 이런 거의 핵심이니까.

◆ 김언경> 그렇죠.

◇ 정관용> 그런 것 쪽으로 초점을 맞춰야죠. 그런데 정준영 관련 보도에 어떤 문제점이요?

◆ 김언경> 먼저 이 사건은 다른 사건과는 달리 일단은 언론 보도가 굉장히 잘해서 드러난 사건이죠. 먼저 MBC에서 단독 보도를 했는데요. 버닝썬이라는 강남의 큰 유흥업소에서 한 사람이 폭력을 당했는데 경찰이 부당하게 처리했다는 호소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서 이를 집중 보도하기 시작했고요.

◇ 정관용> 그게 시작이었죠.

◆ 김언경> 이후 버닝썬과 관련해서 MBC가 많은 제보를 받았는데 그것들 중에서 약물 성범죄를 영업에 이용했다. 마약이 유통되었다. 그리고 경찰과의 유착관계가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SBS는 또 이 중에서 버닝썬 이사인 연예인 승리의 혐의에 대해서 취재하는 과정에서 정준영 카톡 대화방 정보를 입수했고요. 이걸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이 내용은 정준영이 성관계를 한 모습을 불법적으로 촬영하고 유통했다는 내용이고 그리고 이걸 또 여러 사람이 함께 공유하면서 부도덕한 언급들이 오갔다는 것을 고발했죠. 그런데 이렇게 권력유착형 성범죄를 드러내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언론의 긍정적인 부분은 분명히 칭찬을 해야 되는데요. 이 과정에서 언론이 오히려 인권을 침해하는 부적절한 사례들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 정관용> 인권 침해 사례.

◆ 김언경> 네.

◇ 정관용> 어떤 거요?

◆ 김언경> 일단은 SBS 보도부터 짚어봐야 되는데요. SBS가 11일에 처음으로 가수 승리 씨의 성접대 의혹이 담긴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정준영 씨 관련 내용이 있다고 폭로를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굉장히 대중의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는 내용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보도량이 좀 과했다는 의혹이 그러니까 지적이 있습니다. 우선 SBS는 문제가 드러난 11일부터 14일까지 승리 씨와 정준영 씨가 함께 있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내용을 얼마나 많이 보도했냐 하면요. 11일부터 14일까지 지상파 3사 보도량을 조사해 보니까 KBS가 10건, MBC가 16건, SBS가 24건이었습니다. 그런데.

◇ 정관용> 딱 4일 동안에.

◆ 김언경> 그런데 이 사안이 보도할 만한 가치가 있고 굉장히 충격적이죠. 의미가 있어요. 그런데 이 보도 내용들이 너무 카톡 대화방 하나하나를 다 집중해서 풀어내는 이런 보도에 그쳤다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까 이게 과연 공익적인 고발 보도냐, 아니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카톡 내용을 풀어서 시청률을 높이려는 일종의 행태가 아니냐 이런 지적들이 나올 수밖에 없었어요. 저도 아무리 단독으로 이런 정보를 입수했다 하더라도 보도 내용에 비해서 보도량이 좀 많다, 과하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물론 보도량 그 자체보다 보도할 내용이 너무너무 중요한 게 많으면 당연히 늘어날 수 있지만 계속 말씀드리는 것처럼 카톡을 전하는 내용, 그러니까 너무 가십 보도에 치우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 거죠.

◇ 정관용> 그게 지상파만이 아니라 모든 방송이 너무 보도가 많습니다.

◆ 김언경> 보도 엄청 많습니다. 다행히 SBS가 13일부터 이 사건과 경찰 사이의 유착관계에 초점을 맞추면서 보도가 선정적이라는 비판은 좀 줄어드는 모양새였습니다. 그런데 이 카톡 문제를 공개한 SBS보다 이 보도를 더 과열되게 한 곳이 있습니다.

◇ 정관용> 어디요?

◆ 김언경> 바로 채널A인데요. 11일부터 17까지 보도량을 총 보도량을 보면 SBS가 35건을 보도했는데요. 채널A는 47건을 보도했습니다.

◇ 정관용> SBS보다도.

◆ 김언경> 단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훨씬 더 많이 했죠. 그리고 이 안에 부적절한 보도들도 많았습니다.

◇ 정관용> 어떤 부적절한 보도요?

◆ 김언경> 먼저 채널A에서 성관계 동영상 촬영 및 유포라는 범죄로 인해서 피해를 입은 사람이 누구인지 유추할 수 있도록 그들의 직업군을 보도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피해 입은 사람을 추적하는 그런 보도.

◆ 김언경> 네, 채널A는 12일 톱 보도에서 관련 내용을 했는데요. 제가 제목을 말씀드릴 수가 없어요. 제목에 그 직업군이 들어 있거든요. 그리고 또 같은 날 취재기자와 대담한 채널A의 정준영 황금폰 실체는이라는 그 보도에서도 피해자의 직업이 언급됐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건 이미 포털이나 이런 데서도 많이 노출된 거 아닌가요?

◆ 김언경> 그렇죠.

자료사진 (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그런데 직업군을 소개하는 것 자체가 문제인가요?

◆ 김언경> 저는 문제라고 분명히 생각하는데요. 일단은 채널A가 공개한 것이 직업군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그 일을 언제 시작했는지와 그와 관련된 영상 등 여러 가지 보여줘서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담았어요.

◇ 정관용> 몇 가지 정보를 종합하면 누구일 것이다 이런 식으로.

◆ 김언경> 이렇게 채널A가 봇물을 터뜨린 이후에는 다른 매체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포털 등의 거의 대부분이 대놓고 피해자로 추정되는 사람들을 보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실루엣을 이용해서 보도하거나 아예 사진이나 이름을 공개한 그런 경우들도 있습니다. 저는 오늘 그런 언론의 행태를 지적하려고 하는 건데 평소 제가 보도제목과 내용을 다 말씀드리잖아요. 그런데 오늘은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 보도제목이나 그 보도에서 무슨 표현이 문제가 됐는지 전혀 말씀을 드릴 수가 없거든요.

◇ 정관용> 여기서도 이야기하시면 또 추정되는 거 아닙니까.

◆ 김언경> 그렇죠. 그런데 그러면 청취자분들께서는 직업을 말하는 것이 뭐가 그렇게 문제냐. 궁금증만 유발한다라고 더 궁금해하실지도 몰라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정준영 사건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될 것은 피해자가 아니라는 거죠. 그의 불법적이고 비도덕적인 행태를 비판하고 그리고 왜 여태까지 그런 행위가 응징받지 못했는가라는 권력과의 유착을 파헤쳐서 바로잡는 것. 이게 본질이라는 거죠.

◇ 정관용> 그렇죠.

◆ 김언경> 그리고 생각해 보면 또 피해자가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한번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면 이미 받은 피해만으로도 너무나 충격적이고 힘들 텐데 우리가 그 피해자가 누구인지 알아낸다면 저는 그거는 애초에 받은 피해보다 더 큰 피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아예 모두가 피해자가 누구인지 알아보지 않겠다 이렇게 선언하고 알고 싶지 않다, 이렇게 생각을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무슨 해시태그 운동도 있잖아요. 우리는 피해자가 궁금하지 않습니다 이런, 그렇죠?

◆ 김언경> 그런 거에 동참해 주시고 이것을 이야기하는 언론을 비판하고 그 기사를 클릭하지 말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채널A도 스스로 인정해서 이걸 사과하고 삭제했다면서요?

◆ 김언경> 채널A가 바로 방송 다음 날인 13일 뉴스A에서 첫 소식 보도에 앞서 어제 정준영 씨 수사에 대한 뉴스A 보도와 관련해 2차 피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자칫 피해자가 누구인지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다는 비판도 있었다. 시청자 여러분의 이러한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피해자 보호에 더욱 유의하고 보도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첫 보도를 삭제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빠른 사과의 배경에는 단순히 시청자의 지적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 피해자 보호에 역행하는 상세정보를 내보낸 데 대해서 채널A 안에 있는 기자협회가 공개적으로 항의를 했다고 합니다. 채널A 기자협회에 따르면 채널A의 애초 취재기자는 보도과정에서 수차례에 걸쳐서 피해자 보호를 요구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부장과 본부장 선에서 이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항의를 했습니다. 저는 이렇게 채널A 기자들이 즉각적으로 지적하고 사과를 내놓아서 그게 참 반갑고 다행스럽다는 생각은 듭니다.

◇ 정관용> 그런데 어쨌든 이 보도 나온 다음에 또 따라한 보도들도 꽤 있지 않아요?

◆ 김언경> 이렇게 봇물이 터지기 시작하니까 그 이후에는 지라시에 거론된 연예인들의 실명을 그대로 보도하거나 모자이크 처리를 했음에도 당사자를 유추할 수 있는 영상을 보도한 그런 언론들이 많습니다.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은 채널A 보도의 바로 다음 날이었는데요. 방송 13일에 약 11분간 정준영 관련 내용을 다뤘어요. 그런데 이 과정에서 그 지라시에서 피해자로 지목되는 여성 연예인들의 신상을 노출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굉장히 충격적인 게 그냥 인물의 이름 그리고 모자이크도 되지 않은 그 사진을 그대로 내보냈습니다.

◇ 정관용> 그랬어요?

정준영 파문을 단독 보도한 SBS (사진=SBS 홈페이지 캡쳐)

 


◆ 김언경> 더 황당한 것은 이런 작태를 벌이면서 TV조선 앵커가 뭐라고 했냐 하면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뉴스겠지만 이건 자제, 또 자제해야 합니다. 2차 피해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거든요 이렇게 강하게 말했습니다.

◇ 정관용> 그렇게 말하면서 그 사진을 노출했다고요?

◆ 김언경> 너무 이상한 행동을 한 거죠. 저는 이것은 언론으로 인한 2차 가해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 얌전하다. 이건 언론의 범죄행위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MBN의 거론 연예인 나 아니야 소속사 강경 대응이라는 3월 13일 보도에서도 배우들의 실명이 나열된 정준영 리스트가 있다고 언급하면서 아예 여기에서 그 배우들의 실명을 보도했습니다. MBN은 어제부터 급속히 퍼진 이른바 정준영 리스트입니다라면서 모자이크 처리된 지라시 화면을 화면에 보여주더니 언급된 여배우들 측은 분노하며 구체적인 대응 방침까지 밝혔습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배우 OOO의 소속사는 이렇게 지라시 속 배우들의 이름을 그대로 언급해 버렸어요. 그들의 사진이나 영상도 화면에 노출시켰습니다. 게다가 이 보도 말미에는 실명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지라시에 포함됐던 다른 연예인들을 화면에 보여주면서 모자이크 처리를 했지만 충분히 유추할 수 있는 이런 상태로 보도를 했습니다.

정준영 씨가 일으킨 문제의 본질은 분명 불법 영상 촬영 및 유포입니다. 그런데 본질을 벗어나서 K-POP이나 국민연금 등 경제를 걱정하는 그런 보도도 나왔어요. 점점 이상하게 보도가 이어지는데요. 이번에도 MBN인데 외신도 관심 집중, 비밀 비디오로 끝이라는 13일 보도에서 김주하 앵커는 외신들도 한국 연예계에서 불거진 이번 대형 스캔들을 K-POP 스타의 몰락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실시간으로 전하고 있거든요. 자칫 한류에 타격이 있지 않을까 걱정이 큽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이런 보도들은 사실 본질을 오히려 덮는 물타기 보도들이고요. 굉장히 불편한 보도입니다. 이 이외에도 채널A에서도 등 돌리는 해외 팬들, 외신 K-POP 흔들. 그리고 KBS의 정오뉴스에서도 K-POP 스타들이 추락하다. 한류 팬심도 싸늘이라는 제목으로 비슷한 내용을 다뤘습니다.

◇ 정관용> 그거 국민연금 얘기는 또 뭐예요?

◆ 김언경> 채널A에서 보도한 건데요. 보름 만에 6000억 증발, 국민연금도 불똥이라는 17일 보도에서 승리, 정준영 사건으로 국민연금이 큰 피해를 보았다는 거예요. 이유는 지난달 25일 YG, JYP, SM 등 5개 주요 상장사의 시총이 3조 3500억이었습니다. 하지만.

◇ 정관용> 시가총액이.

◆ 김언경> 하지만 26일부터 시총이 감소하더니 현재 2조 7600억 원으로 17% 넘게 줄었습니다. 26일은 승리 의혹이 터져 나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던 시점입니다라고 얘기했어요. 국민연금이 YG 지분 6.06%, SM 지분 8.15%를 보유하고 있는데 두 회사의 주식가치가 떨어지면서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식가치가 332억 원 떨어졌다고 보도했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요.

◆ 김언경> 어떻게 보세요. 이게 끝이에요. 그래서 저도 이걸 뭐라고 말을 해야 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어쩌라고. 뭘 걱정하라고. 아니면 국민연금이 앞으로 이런 문제도 적극적으로 어떤.

◇ 정관용> 이것까지 예상해서 투자하라?

◆ 김언경> 모르겠어요, 아무튼 굉장히 이번 사건에 대해서 갖가지 이 사건과 연결될 수 있는 모든 얘기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죠. 그리고 가장 좀 황당한 보도를 하나 더 사례를 들겠는데요. 승리 버닝썬 관련된 대표의 배우자를 강조하면서 어뷰징 기사를 쓰는 보도도 있었어요. 글로벌 이코노믹이라는 언론사에서 박한별, 윤 총경, 정준영 그 특별한 삼각 커넥션 그리고 5대 얼짱이라는 19일 보도가 있었거든요.

◇ 정관용> 제목부터가 참 엄청 자극적이네요.

◆ 김언경> 그렇죠. 한마디로 정준영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이 검색해 볼 만한 연예인들의 이름을 다 엮은 거예요. 인기 검색어, 실시간 검색어에 노출시켜서 기사의 클릭수를 높이려는 아주 전형적인 낚시성 기사입니다. 범죄 사실이 논란이 되고 있는 틈을 타서 언론들이 이렇게 상업적으로 기사를 써서 자신들이 이익을 보겠다는 행태가 정준영 사건에서 어떻게 보면 극대화되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 정관용> 워낙 보도 홍수다 보니까 문제 보도도 참 많은데 이런 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좀 빠르게 대응해야 되지 않아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소위가 21일 서울 목동 회의실에서 정준영 동영상 불법유통 관련 2차 피해 긴급 안건으로 올라온 채널에이와 티브이조선에 대해 심의하고 있다. (사진=방심위 제공)

 


◆ 김언경> 저희가 채널A와 TV조선 보도를 인지한 후 곧바로 긴급민원이다라고 하면서 제출을 했어요. 그래서 빠르게 심의를 하셨더라고요. 그런데 지난 21일 열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소위를 취재한 언론 보도가 나왔는데요. 여기에서 다수 위원들이 채널A와 TV조선 보도가 2차 피해다라고 규정하고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는 데 동의를 했다고 합니다. 방송통신심의규정 제21조 인권보호 1항이 있는데요. 여기는 방송은 부당하게 인권 등을 침해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라는 규정이거든요. 이것을 위반했다고 심의하고 법정제재에 해당하는 중징계를 내리겠다고 했대요. 그런데 항상 중징계를 하기 위해서는 의견진술을 들어야 하거든요.

◇ 정관용> 제작진의 의견진술.

◆ 김언경> 네, 그래서 제작진 의견진술을 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한 방통위원이 아니다, 이건 문제없다는 의견을 줬는데요.

◇ 정관용> 문제없다?

◆ 김언경> 제가 그걸 좀 읽어볼게요. 채널A는 경찰이 준 자료를 갖고 기사를 썼을 건데 이런 것까지 문제 삼을 수 있냐. TV조선도 해당 연예인이 피해자가 아니라고 낸 보도자료를 내서 그걸 가지고 기사를 쓴 것이고 보도자료를 낸다는 것은 홍보해 달라는 거 아니냐. 그러니 문제 삼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보도자료를 준다고 언론이 다 받았어야 된다는 건 아닙니다. 언론인이 판단을 해야 돼요. 이것을 보도하는 것이 오히려 그 해당 당사자에게 굉장히 큰 불이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야 되거든요.

◇ 정관용> 맞습니다.

◆ 김언경> 그래서 이에 대해서 제가 시간 있다면 마지막으로 성폭력, 성희롱 사건 보도 공감 기준 중에서 피해자 보호 우선하기 부분을 같이 읽어보려고 합니다.

◇ 정관용> 좀 알려주세요.

◆ 김언경> 언론은 경쟁적인 취재나 보도 과정에서 피해자나 가족에게 심각한 2차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언론은 피해자의 권리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피해자 보호에 적합한 보도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언론은 피해자의 신원이 노출될 수 있는 이름, 나이, 주소 등의 신상정보를 공개하지 않아야 함은 물론 보도 내용 중에서 근무지, 경력, 가해자와의 관계, 주거지역 등 주변 정보들의 조합을 통해서도 피해자의 신원이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하여 보도에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언론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사건이라고 해서 피해자나 가족의 사생활이 국민의 알 권리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 정관용> 우리는 피해자가 궁금하지 않다 해시태그 운동 여기에 동참합시다. 미디어포커스였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김언경 사무처장이었어요.

◆ 김언경> 감사합니다.

0

0

오늘의 기자

    많이본 뉴스

      실시간 댓글

        상단으로 이동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다음 카카오채널 유튜브

        다양한 채널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제보 APP설치 PC버전

        회사소개 사업자정보 개인정보 처리방침 이용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