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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발지진 결과 반긴 포항시민 "사람이 할 짓 아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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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체증 내려갔다"…회복까지 시간 필요할 듯

(사진=김대기 기자)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소에 의한 촉발지진으로 결론나자 포항시민들은 그동안 막혔던 체증이 내려간거 같다며 반기고 있다.

포항은 '지진 도시'라는 오명을 씻게 됐지만, 주민들이 그동안 받은 상처와 주택가격 하락 등 피해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포항 지진을 불러 온 것으로 지목 된 포항 지열발전소.

21일 포항시 북구 흥해읍 영일만대로 도로 변에 위치한 포항 지열발전소 현장은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울타리 넘어 보이는 시추공은 가동을 멈췄고, 부지 안에 있는 각종 건설장비 역시 사용한 지 상당한 시일이 지난 듯 낡았다.

입구에는 과제수행 중지명령에 따라 연구 활동이 중단됐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강진을 불러왔다는게 믿기지 않을 만큼 조용하다.

영일만대로를 달리던 차량들은 포항강진을 불러온 곳을 보려는 듯 잠시 속도를 줄였다가 지나갔다.

황량한 도로변에 있는데다 이날 몰아친 강풍까지 더해져 더욱 황량한 모습이다.

지열발전소 현장 인근 도로 곳곳에는 연약지반 주의를 알리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어 지난 포항지진이 인재였음 또 한번 확인하게 했다.

포항흥해실내체육관에서 생활하는 지진피해 이재민 장 모씨.

췌장암 수술까지 받은터라 안정이 필요하지만, 벽이 쩍쩍 갈린 집에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아 겨울을 두 번이나 이곳에 보냈다.

장씨는 "팩에 물 담아서 발밑에 넣고 지난 겨울을 났다.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면서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500일 가까이 체육관에서 생활한 이재민은 이번 정부 조사단 발표에 그동안 가슴에 맺혔던 응어리가 풀린다고 전했다.

이재민 이 모씨는 "매일 여기 와서 테두리 안에서 누워 자고 하니깐 가슴에 멍이 들었다"면서 "이제 가슴이 확 트이고 다 만족스럽고 좋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재민들이 받은 상처는 쉽게 아물거 같지 않아 보인다.

한 이재민은 "자연지진이든 유발지진이든 간에 사람을 이렇게 방치해 놓는게 말이 되냐"면서 "자기 가족들이었다면 이렇게 뒀겠냐. 너무 섭섭하다"고 소리를 높였다.

(사진=김대기 기자)

 

지진 이후 포항경기는 경기침체에 지진도시라는 오명까지 더해지며 그야말로 바닥에 바닥을 치고 있다.

특히, 진앙지인 흥해 일대 상권은 붕괴 위기를 맞았고,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주민 3천명 가량이 떠났고, 1천여 가구가 임대주택이나 컨테이너 등에서 생활을 하면서, 흥해 전체가 지갑을 닫는 분위기 때문이다.

흥해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사람이 다니지를 않는다. 지진 전에는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면서 "가게를 이렇게 크게 차려 놨는데 오늘 2만원도 못팔았다"고 하소연했다.

지진 전 1천만 원 이상의 프리미엄을 자랑했던 아파트 분양권은 현재 마이너스 4천만원까지 떨어졌고, 이마저 거래자체를 찾아보기 힘들다.

흥해지역 한 공인중개사는 "투자 목적으로 분양권을 갖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 거래가 안돼 마이너스가 분양권이 나오고 있다"면서 "여기에 기존 집에 안팔리니 새집에 못들어 가는 경우까지 있어 상황은 더욱 안좋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자 흥해지역 20평대 신축 아파트의 전세값은 1억원 남짓이고, 월세는 보증금 3천만원을 빼면 불과 25만 원 정도로 포항시내 원룸과 비슷한 수준이다.

30평대 월세 역시 보증금에 따라 30~4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포항 전체 부동산 경기를 끌어내리고 있는 실정이다.

지진 도시 오명을 벗은 포항. 그동안 받은 상처가 치유할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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