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최태웅 감독, 우리카드의 허를 찔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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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의 아가메즈 활용법 역이용하는 과감한 승부수

주포 파다르의 부상 공백에 따른 최태웅 감독의 과감한 승부수는 현대캐피탈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이끄는 중요한 요인이 됐다.(사진=한국배구연맹)

 

결국 최태웅 감독의 과감한 승부수가 통했다.

현대캐피탈은 1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 도드람 2018~2019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3-0(32-30 25-22 25-12)으로 승리했다.

풀 세트 접전 끝에 안방에서 1차전에 승리한 현대캐피탈은 주포 파다르가 2차전 직전 허리 통증을 호소해 병원에 실려 가 위기를 맞았다. 자칫 이 경기에서 패할 경우 이틀 뒤 열릴 마지막 3차전도 파다르의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다는 점에서 이번 시즌 최악의 상황이었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은 파다르를 대신한 허수봉 선발카드가 깜짝 성공을 거두며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성공했다. 이 경기는 국내 선수들이 힘을 모아 이뤄낸 승리라는 의미 외에도 최태웅 감독의 전략이 주효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파다르의 결장은 누가 봐도 위기였다. 그러나 위기 속에도 묘수는 있었다. 경기 전 최태웅 감독은 상대 주포 아가메즈를 자유롭게 풀어두겠다는 예상외의 계획을 털어놨다.

“타점이 워낙 좋기 때문에 다 잡으려고 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올라가게 만드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최태웅 감독은 “(아가메즈를 신경 쓰지 않게 되면) 우리 센터들이 더 편해질 것이다.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지만 체력전으로 가겠다”고 경기 구상을 밝혔다.

실제로 이날 경기에서 아가메즈는 최태웅 감독의 의도대로 첫 세트부터 현대캐피탈 코트를 향해 엄청난 스파이크를 쏟아냈다. 무려 40분이나 벌어진 1세트 혈투의 영향은 2세트부터 아가메즈의 발목을 잡았다. 기록은 적중한 최태웅 감독의 승부수를 더욱 분명하게 보여준다.

아가메즈는 여전히 V-리그 남자부 최고의 외국인 선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지만 30대 중반에 접어든 탓에 경기 중 급격한 체력 저하는 막지 못했다. 최태웅 감독은 바로 이 점을 활용해 아가메즈를 고개 숙이게 만들었다.(사진=한국배구연맹)

 

1세트에 9득점한 아가메즈의 공격 성공률은 36.36%였다. 총 22번의 공격을 시도해 득점으로 이어진 결과가 8득점이다. 2세트는 4득점했고, 공격 성공률은 28.57%로 낮아졌다. 7번 공격을 시도해 2득점했다. 3세트는 허리 통증을 이유로 경기 도중 교체된 탓에 득점도, 공격 성공률도 0이다.

하지만 상대 블로킹에 차단당하거나 범실한 횟수까지 추가해 공격 성공률보다 조금 더 적극적인 수치인 공격 효율을 대입하면 아가메즈의 급격한 부진은 더욱 여실히 드러난다.

1세트 아가메즈의 공격 효율은 9.09%에 불과하다. 득점은 팀 내 가장 많았지만 상대 블로킹에 막히거나 범실이 많았다는 의미다. 1세트에 5득점한 나경복이 공격 성공률과 공격 효율 모두 71.43%였다는 점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은 나경복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

2세트 아가메즈의 공격 효율은 -14.29%까지 떨어진다. 7번의 공격 시도 가운데 성공한 횟수는 2번뿐이며 상대 블로킹에 한 차례 차단 당했고, 범실도 두 번이나 됐다. 3세트에는 두 번의 공격을 시도해 한 점도 내지 못한 채 3개의 범실만 기록한 뒤 교체됐다. 공격효율은 -100%를 기록했다.

이 경기에서 아가메즈는 우리카드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13득점을 기록했다. 그의 공격 성공률은 32.26%였지만 공격 효율은 -3.23%였다. 최태웅 감독은 경험은 풍부하지만 30대 중반으로 체력 저하가 급격한 아가메즈의 특징을 노린 승부수로 적지에서 귀중한 승리를 손에 넣었다.

현대캐피탈과 최태웅 감독은 벼랑 끝에 서 있었다. 하지만 최태웅 감독이 던진 승부수는 1세트에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친 현대캐피탈 선수들의 열정을 만나 승리라는 최상의 결과로 이어졌다. 특히 3세트 만에 승리했다는 점은 챔피언결정전으로 향하는 현대캐피탈의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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