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와 도드람 2018~2019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2차전에 파다르를 대신해 경기에 나선 허수봉은 가장 빛나는 활약으로 현대캐피탈 팬의 뜨거운 응원을 독차지했다.(사진=한국배구연맹)
허수봉으로 시작해 허수봉으로 끝났다. 허수봉이 모든 것을 끝냈다.
현대캐피탈은 1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 도드람 2018~2019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3-0(32-30 25-22 25-12)으로 승리했다.
3전2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두 경기 만에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한 현대캐피탈의 일등공신은 단연 허수봉이었다. 고교졸업 후 프로 무대에 뛰어든 허수봉은 1라운드에서 대한항공에 지명됐고, 정식 데뷔도 하기 전에 당시 현대캐피탈의 차세대 센터로 주목받았던 진성태와 트레이드됐다.
당시 신인 드래프트 4일 만에 전격 성사된 트레이드는 수비가 되는 키 큰 레프트를 찾았던 최태웅 감독의 요청에 따른 결과물이었다. 그리고는 허수봉은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은 지 3년 만에 가장 빛나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인공이 됐다.
허수봉은 현대캐피탈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한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양 팀 최다 20득점했다. 현대캐피탈의 주포 파다르가 경기 직전 허리 통증으로 출전이 무산된 상황에서 나온 활약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허수봉은 단순히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한 선수가 아니었다. 공격 성공률도 62.50%로 상당했고, 서브 득점도 4점으로 가장 많았다. 현대캐피탈의 승리를 장식하는 3세트 마지막 득점의 주인공도 허수봉이었다.
경기 내내 공격이면 공격, 서브면 서브, 블로킹이면 블로킹까지 이날 경기에서 가장 빛나는 활약은 이날 경기에 나선 유일한 외국인 선수 아가메즈(우리카드)도 현대캐피탈의 선배 문성민도 전광인도 아닌 허수봉의 차지였다.
장충체육관을 찾은 현대캐피탈 원정팬은 경기 내내 허수봉의 이름을 외치느라 쉴 틈이 없었다. 허수봉은 3세트 6-2에서 서브 득점을 성공하고는 서포터를 향해 높이 뛰어오른 뒤 큰 동작으로 환호하는 세리머니까지 선보이며 자신의 하루를 만끽하는 모습도 보였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수봉이가 기대 이상으로 너무 잘해줬다”면서 “앞으로 더 성장할 선수다. 팀에는 없어서는 안 될 선수”라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올 시즌 팀 사정에 따라 레프트와 라이트뿐 아니라 센터까지 소화했던 허수봉은 “경기 직전에 선발로 나간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형들이 ‘미칠 때가 됐다’고 해서 겁 없이 경기했다. 나도 이 정도로 잘 할지 몰랐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미치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