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불법체류해오던 구(舊) 월맹, 월남인들 사이에 보복 인질강도극이 벌어져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28일 납치와 감금, 폭행 등의 혐의로 베트남 구(舊) 월맹 출신 N(40) 씨와 월남 출신 N(26) 등 2명을 구속하고 1명을 불구속입건하는 한편, 범행에 가담한 7명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월맹인 N 씨 등 3명은 지난해 9월 말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에서 월남 출신인 N 씨 등 4명을 납치해 감금한 뒤 풀어주는 대가로 500여만 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월남인 N 씨도 지난 19일 같은 장소에서 월맹인 N 씨 등 2명을 납치하고 폭행한 뒤 신용카드 등에서 750여만 원 어치를 강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장안동 지역은 섬유공장 등이 몰려있어 불법체류하면서 ''3D직종''에 종사하는 베트남인들이 몰려있는 지역.
월맹인 N 씨 일당은 평소 가짜 권총을 휴대하고 다니면서 월남인들을 상대로 상습적으고 금품을 빼앗아 왔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월남인 N 씨가 그동안 월맹인 폭력조직에게 상습적으로 금품을 뜯겨오자 이를 참지 못해 보복 납치인질극을 벌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동대문경찰서 관계자는 "이 지역의 구 월남, 월맹인들 사이에서는 아예 교류가 없을 정도로 사이가 나쁘다"며 "월맹인 N 씨는 자신도 불법체류자 신분인데도 같은 불법체류자인 월남인들을 상대로 금품을 뜯어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사건만 보면 월맹인쪽의 피해액수가 월남인보다 많아 보이지만 실제 월남인들의 피해액수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며 "이 부분에 대한 수사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