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여야 4당 정치개혁특위 간사간 선거제 단일안이 나왔지만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내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여야 4당 내에서조차 인정받지 못한 합의안이라는 인상을 주면서 선거제 패스트트랙 논의가 시작부터 삐걱거리는 모습이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은 18일 전날의 선거제 단일 합의안에 대한 보고를 받았지만, 당내에서조차 잘못된 합의라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바른미래당 이준석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법 개정 및 패스트트랙 지정은) 지난 의총에서 2/3 이상의 동의에 이르지 못했다. 실질적으로 당 활동을 하는 25명 의원 중 17인 이상의 동의를 받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의원 중 일부는 패스트트랙을 추진할 경우 탈당까지 불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당내 의견 수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평화당 내에서도 선거제 단일안에 대해 반대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평화당 유성엽 의원도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에서 "선거제 개혁은 쫓겨서 오히려 정치발전에 해가 될 수 있고 지역대표성 훼손으로 합의되는 것은 차라리 안되는 것이 낫다"며 "지역구 의석이 너무 많이 줄어든 것은 큰 문제"라고 공개석상에서 반대목소리를 피력했다.
전날 합의안 선거제 단일한에 따르면 지역구 의석 축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농어촌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의원들을 중심으로 파열음을 내는 모습이다. 이런 이유로 바른미래당과 평화당 뿐 아니라 여야 4당 내부에서도 의견 수렴의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패스트트랙 논의 자체에 반대했던 한국당도 이날 오전 '좌파독재 저지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 비상 연석회의'를 열고 선거제·개혁입법 패스트트랙을 막기 위한 총공세를 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자리에서 "여야 4당이 합의한 선거법은 한마디로 희대의 권력 거래이면서 야합"이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전날 선거제 단일안 합의를 이끌었던 정의당 심상정 의원과의 설전까지 벌이며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나 원내대표는 "한 기자가 '(비례대표 의석을) 어떻게 나누겠다는 거냐'고 물어보니, (심 의원이) '국민이 알 필요가 없다'고 했다더라. 그런 제도를 왜 만들겠나"라고 비판했다.
이에 심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가 어제 여야 4당 합의 후 질의 답변에서 '국민들은 몰라도 돼'라고 했다고 마이크를 잡아 유감스럽다"며 "제1야당의 원내대표가 정치개혁이라는 호박을 굴리지 않고 말꼬리나 잡는 좁쌀정치를 해서 되겠는가. 진심으로 선거제 개혁에 전향적인 자세로 임해달라"고 반박했다.
한편, 선거제 합의에도 더불어민주당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당장 의원총회를 열어 전날 선거제 합의안을 보고하지 않고 기다리는 모습이다. 우선 바른미래당이 선거제와 함께 패스트트랙에 올릴 공수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별도의 안을 가지고 추가 협상을 요구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우선 바른미래당과의 검경 개혁법들을 두고 담판을 벌인 뒤 최종적으로 선거제안에 대해서도 당내 의견 수렴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 여론 설득을 위해서라도 선거제 합의 대가로 개혁법안을 얻어가야만 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극적으로 선거법 합의를 이뤄냈는데 (패스트트랙에 같이 올릴 개혁법안 등) 나머지를 정리하는 과정들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