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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지 레드! 결혼생활 경고등 켜졌을 때 할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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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소송, 승패보다는 소통과 합의가 중요
결혼 문제 우선 대화로 푸는 시도 있어야
소통 부족에 의한 오해 풀리면 관계 회복되기도
고통이 한 사람에게 몰리면 홀로서기 필요
황혼 이혼은 대부분 여성이 신청, 남성은 거부
젊은 세대의 이혼, 성별 반반이고 이유 복합적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15~19:55)
■ 방송일 : 2019년 3월 15일 (금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최유나 (변호사, 웹툰 메리지 레드 연재)


◇ 정관용> 개인 SNS에 올린 웹툰으로 7개월 만에 무려 12만 명 구독자 수를 올린 분이 있습니다. 뭐하는 분인가 했더니 이혼 전문 변호사라고 하네요. 다른 사람에게는 말하지 못하는 속사정, 이혼에 관한 이야기를 100회를 목표로 그리고 계신 건데. 아주 칙칙하고 어둡고 무거운 주제라고 생각할지 모르시겠지만 이 만화를 보신 분들은 울기도 웃기도 하면서 마음에 위로를 얻는다고 합니다. 이혼 전문 변호사로 웹툰으로 인기를 끌고 계신 최유나 변호사를 오늘 스튜디오에 초대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최유나> 안녕하세요. 저 이혼 전문 변호사 최유나라고 합니다.

 


◇ 정관용> 이혼 전문 변호사라고 해서 저는 한 50대 후반을 예상했는데. 변호사 경력이 지금 몇 년이세요?

◆ 최유나> 제가 20대 후반부터 변호사 생활 시작해서 지금 8년차 올해로 접어들었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지금 30대 중반이신 거고?

◆ 최유나> 그렇습니다.

◇ 정관용> 8년 차인데 8년 내내 이혼만 쭉 했었어요?

◆ 최유나> 보통 변호사들이 민사, 형사, 이혼 같이 진행하는데요. 저 같은 경우에는 사실 변호사가 돼서부터 계속 이혼 사건에 너무 관심이 많았어서.

◇ 정관용> 처음부터?

◆ 최유나> 처음부터.

◇ 정관용> 왜요, 왜요?

◆ 최유나> 글쎄요, 그게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민사나 형사는 사실 어떤 답이 정해져 있는 부분이 있고 그런 어떤 승패의 개념이라고 본다면 이혼 사건 같은 경우에는 좀 서로 사실 합의가 가장 중요하기도 하고 어떤 소통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제가 좀 더 끌렸던 부분도 있고 하면서 좀 제가 다른 사람한테 뭔가 도움을 주는 거에 있어서 성취감을 많이 느꼈던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이혼 전문 변호사는 그것도 승패가 있는 거 아닙니까?

◆ 최유나>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을 하시기는 하는데요.

◇ 정관용> 이혼하고 싶어 하는데 상대방은 이혼하기 싫어한다. 이혼을 끝끝내 만들어내야지 이런 거. 아니면 재산분할에서 더 많이 받아내야지 이런 거 아니에요, 혹시 이혼 전문 변호사가 주로 하시는 일이?

◆ 최유나> 그런 개념도 물론 일부 있기는 한데 사실은 이혼소송을 진행을 하다 보면 정산의 개념이 더 가깝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 정관용> 정산?

◆ 최유나> 같이 혼인 기간 중에 공동으로 이룩한 재산을 좀 기여도에 대해서 나눈다거나 물론 잘잘못을 가리는 절차기도 하지만 어떤 잘못을 한 사람한테 어떤 처분을, 위자료가 물론 나오기는 합니다마는 그것이 타격을 줄 정도의 그런 금액은 아니기 때문에 조금 개념이 일반적으로 생각하시는 거와 약간 다를 수 있다 생각합니다.

◇ 정관용> 승패 개념보다는 서로 합의하에.

◆ 최유나>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게 더 많습니까, 실제 케이스로는?

◆ 최유나> 왜냐하면 법원에서도 사실상 판사들 입장에서도 혼인생활을 쭉 옆에서 지켜볼 수 있었던 것이 아닌데 누가 잘못해서 혼인이 파탄났다라고 딱 판결을 하기에 약간 부담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아서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요즘에는 거의 제가 체감하기에는 10건 하면 7, 8건은 다 조정으로 마무리되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조정으로 마무리된다는 얘기는 쌍방이 동의한다는 거잖아요.

◆ 최유나>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렇군요. 그런데 지금까지 그러면 이혼사건 몇 건 정도 담당하셨던가요?

◆ 최유나> 제가 구체적으로 세보지는 않았지만 최소 1000건 이상은 진행했을 것 같아요.

◇ 정관용> 1000건?

◆ 최유나> 네.

◇ 정관용> 다 법정에서?

◆ 최유나> 그렇죠.

◇ 정관용> 대단하네요. 그런데 어쩌다가 이걸 SNS에 웹툰으로 그려야 되겠다 생각을 하셨어요?

◆ 최유나> 일단은 제가 이혼사건을 진행을 하면서 저도 사실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갔고 미혼이었다가 기혼으로 넘어갔고.

◇ 정관용> 결혼하셨어요?

◆ 최유나> 그렇습니다.

◇ 정관용> 아이도 있으시고?

◆ 최유나> 아이도 낳고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상당히 제가 배우는 부분이 많아서. 이런 것들을 조금 더 이야기로 풀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던 차에 또 시간이 좀 많지 않다 보니까 글을 쓰기는 조금 그렇고 해서 만화로 좀 표현하게 되었습니다.

◇ 정관용> 만화를 직접 그리신 거예요?

◆ 최유나> 아니요. 그건 아니고요. 그림 작가님.

◇ 정관용> 옆에 도와주시고. 본인이 처음 변호사 할 때는 결혼도 안 하셨다는 거죠?

◆ 최유나> 그렇습니다.

◇ 정관용> 결혼 경험도 없는데 남의 이혼을 상담하고 하는 그런 변호사를 어떻게 하실 수 있습니까?

◆ 최유나> 그때는 20대 후반에 제가 이제 시작을 했는데 결혼도 안 해 봤는데 상담을 하다 보니까 정말 결혼 진짜 못하겠구나 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었고. 한 사람의 잘잘못을 그러니까 잘못한 사람이 누구인지에 좀 초점을 맞춰서 봤던 것 같고 사실 의뢰인 분들도 저를 찾아오셨다가도 결혼 안 했다고 하고 20대라고 하면 고개를 절레절레하면서 가시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 정관용> 그랬었죠. 그리고 본인이 직접 결혼하고 아이도 낳고 하다 보니까를 달라지던가요, 자세와 태도가?

◆ 최유나> 사건을 대할 때 20대 때, 미혼일 때는 제가 잘잘못을 좀 가리는 부분에 있어서 초점을 맞췄다면 30대에 그리고 기혼이고 아이도 낳고 나서는 지금 이 사람 마음이 어떤지, 이혼을 정말 원하는 게 맞는지 아니면 상대방이랑 대화가 필요해서 사실 소송을 하는 것은 아닌지 또 아이는 지금 상황이 어떤지, 혹시 조금 더 소통의 창구를 열어드린다면 화합할 수 있는 길이 없는지 이런 부분들을 좀 종합적으로 고려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런 경험들을 녹여내서 메리지 레드라는 제목을 붙인 웹툰이네요.

◆ 최유나> 네, 그렇습니다.

최유나 변호사가 연재하고 있는 웹툰 '메리지레드' (사진=최유나 변호사 SNS)

 


◇ 정관용> 메리지 레드, 결혼 빨간색? 결혼에 적색등이 켜졌다 이런 뜻인가요?

◆ 최유나> 그렇고요.

◇ 정관용> 원래 있는 단어입니까? 아니면 만드신 단어예요?

◆ 최유나> 제가 지방 재판 가다가 어느 날 차 안에서 메리지 블루라는 단어가 떠올라서.

◇ 정관용> 그런 단어가 있나요?

◆ 최유나> 메리지 블루라는 단어는 있는데 이제 결혼 전에 남녀들이 겪는 우울감을 얘기를 합니다. 그거에 착안해서 메리지 레드라는 개념을 결혼생활에 좀 경고등이 울렸다라는 생각으로.

◇ 정관용> 신조어군요.

◆ 최유나> 제가 나름 만들어본 신조어입니다.

◇ 정관용> 그리고 이걸 많은 분들이 같이 했으면 좋겠다라는 얘기는 이걸 읽으시고 더 성공적으로 이혼에 성공하세요가 아닌 거죠? 다양한 사례를 보면서 가정생활 이렇게 하셔야 좋습니다 아마 이런 거겠죠?

◆ 최유나> 반반인 것 같아요.

◇ 정관용> 반반?

◆ 최유나> 물론 결혼을 했으니까 이혼을 안 하는 것이 좋고 아이가 있으면 더더욱 그렇기 때문에 제 만화를 보면서 조금 더 서로 소통이 안 돼서 곪아가고 있으신 분들 계시면 한 번 더 대화를 시도해 보자는 의미가 컸고요. 그런 것들을 다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너 한 사람에게만 고통이 치중된다거나 이혼을 결심하셨다면.

◇ 정관용> 그때는 빨리 하는 게 좋다.

◆ 최유나> 어떤 새로운 시작으로써 홀로서기를 잘 준비하셨으면 좋겠다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 정관용> 그런 판단에도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어떤 다양한 사례와 자료를 제공한다 이런 거로군요.

◆ 최유나> 그렇습니다.

◇ 정관용> 이 웹툰을 쫙 보다 보면 나는 이혼 안 하는 게 좋겠어, 나는 이혼 하는 게 좋겠어가 보인다? 사람마다 다르겠죠?

◆ 최유나> 그렇게 봐주시면 더 감사할 것 같은 게 저한테 찾아오시는 분들도 사실 이혼 결심을 딱 하지 못하고 오시는 분들도 굉장히 많기는 하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최유나> 오셔서 다른 사례의 경우 이럴 때는 이혼을 하나요 이렇게 물어보시는 분도 계시기는 하기 때문에 만화를 통해 그런 결심이 조금 더 선다면 좋기는 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전체적인 이야기로. 우리나라가 국제적 비교로 이혼률 그런 거 비교가 가능합니까?

◆ 최유나> 이혼율이라는 개념이 있기는 한데 결혼 대비 건수당 이혼 건수를 하기도 하고 아니면 1000명당 이혼 건수 이런 식으로 개념들이 여러 개 있기는 한데요.

◇ 정관용> 결혼 건수 대비 이혼 건수는 좀 별로 제가 볼 때는 맞지 않는 것 같고 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 이런 것은 국제비교가 그래도 잘 될 것 같은데.

◆ 최유나>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렇게 하면 우리나라가 어때요?

◆ 최유나> 꽤 상위권에 있는 것으로 저도 확인했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지난 한 1~20년 사이에 그렇게 된 거 아닌가요.

◆ 최유나> 아무래도 그렇겠죠.

◇ 정관용> 그렇죠. 세대별로 보면 특징들이 있죠.

◆ 최유나> 그렇습니다.

◇ 정관용> 요즘 많이 나오는 게 황혼이혼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런 얘기 나오고 그다음 또 요즘은 결혼하자마자 이혼하는 이른바 신혼이혼도 많다고 들었는데.

◆ 최유나> 정말 많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주로 유형이 달라요?

◆ 최유나> 유형이 조금씩 다르기는 한데 이제 황혼이혼 같은 경우에는.

◇ 정관용> 거기에서 말하는 황혼은 몇 살부터를 말하는 거예요?

◆ 최유나> 개념이 딱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보통 저희가 얘기할 때는 성인 된 자녀를 두고 있는 부부. 한 20년 이상은 혼인기간이 있는 부부들을 의미하고요.

◇ 정관용> 성인 된 자녀. 알겠습니다.

◆ 최유나> 황혼이혼 하시는 분들 같은 경우에는 예전에 기존의 외도, 폭력 이런 특별한 사유들이 있었는데 자녀들이 좀 성인이 될 때까지 참아보자. 아무래도 예전에는 인식 자체가 이혼을 하지 말자 쪽이기 때문에 그랬던 분들이 많은가 하면 좀 신혼이혼 부분들은 특별히 외도, 폭행 이런 법에 정해진 사유보다는 어떤 성격차이라든지 입장차이, 소통의 부재, 육아 이런 부분들이 사실 다수인 것 같습니다.

 


◇ 정관용> 황혼이혼은 대체로 여성들이 요구하나요?

◆ 최유나> 네, 그렇습니다. 사실 거의 대부분이 여성인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그러니까 여러 가지 문제가 있으나 아이 때문에 참고 살아온 여성분들이 아이가 성인이 된 이후에 요청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황혼이혼은?

◆ 최유나>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 경우 그 남성분들은 대체로 거부하나요?

◆ 최유나> 거부하시는 경우가 더 많기는 하더라고요.

◇ 정관용> 그렇죠.

◆ 최유나> 아무래도.

◇ 정관용> 그러니까 합의가 안 되고 소송까지 가는 거겠죠.

◆ 최유나> 그렇죠.

◇ 정관용> 신혼이혼은 남녀의 비율이 비슷합니까, 요청하는 건이?

◆ 최유나> 신혼이혼은 확실히 좀 반반인 것 같고요. 아무래도 두 가지 정도로 나눠볼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나는 일단은 인생에서 처음으로 어떤 합의과정이라는 것을 겪어보면서 결혼준비할 때도 사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일일이 맞춰봐야 되는 부분이고 신혼생활 자체도 이건 어떻게 할래? 다 의논해서 하다 보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고. 두 번째로는 이제 어떤 부모님들과 어떤 애착이 강했던 게 새로운 가족형태로 테두리가 바뀌는 거다 보니까 이제 남편과 아내 이런 테두리로 가다 보니까 그거에 대해서 혼란을 느끼고 서로 좀 부딪히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젊은 세대들은 아무래도 소통하는 방식에 있어서 더 솔직하고 직설적이다 보니까 좀 다른 사람과의 비교, 부모님에 대한 어떤 이야기들 이런 것에서 서로 상처받고 이혼이라는 결론에 도달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 정관용> 거기에서 보니까 최 변호사는 심지어 결혼식에서도 이혼상담을 해 준 적이 있다면서요.

◆ 최유나> 사실 저는 직업이 이혼 전문 변호사이다 보니까 제 직업을 딱 알리는 순간 결혼식이든 술자리든 망년회든 어디를 가도 잠깐만 좀 이따가 밖에서 보자거나 이런 거 아니면 화장실 좀 같이 갔다 오자거나 이런 경우가 너무 많아요. 그래서 결혼식에서도 사실 그런 일이 되게 많아서 결혼식을 참석하는 것 자체가 좀 괜히 마음속으로 죄송한 마음이 들 때도 있고 그렇습니다.

◇ 정관용> 결혼식에 하객으로 온 사람들이 그런다는 얘기죠?

◆ 최유나>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날 결혼한 사람이 이혼상담한다는 얘기는 아닌 거죠?

◆ 최유나> 그건 아닙니다. 그건 아직까지 다행히 한 번도 없었네요.

◇ 정관용> 80년대생들의 흔한 이혼이라는 웹툰이 있는데 80년대생들은 조금 다릅니까? 또 나름의 특징이 있어요?

◆ 최유나> 그냥 제 개인적인 분석이기는 합니다만 이제 저도 80년대생인데요. 이 세대가 좀 중간 세대, 끼인 세대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 정관용> 무엇과 무엇에 끼어 있다는 거예요?

◆ 최유나> 이전 세대는 사실 남자가 경제활동에 전념하고 여성이 육아 전담하는 것이 굉장히 일반적이었는데요. 이제는 사실 돈도 같이 벌고 육아도 같이 하고 더 협력해야 되는 일이 많아서 부부가 돈 벌고 육아하고 하면서 이제 슈퍼맨, 슈퍼우먼이 되어야 하는 상황인 거죠. 그런데 이 상황에서 양육 보조자가 없이는 참 아이를 키우기 힘든 상황이다 보니 조부모님들이 또 많이 개입을 하는 상황이 오시거든요. 그래서 이런 결혼생활에 있어서 양쪽 고부갈등이라든지 장서갈등 이런 것들이 좀 많고. 제가 아까 언급한 것처럼 외도, 폭행 이런 뚜렷한 사유 없이도 성격차이로 이혼들을 굉장히 많이 하는 상황입니다.

◇ 정관용> 혹시 좀 더 거슬러서 70년대생들의 특징 이런 것까지도 잡히나요?

◆ 최유나> 70년대가 아예 또 저희 부모님 세대 50년대, 60년대생분들은 좀 특징적인 것들이 아까 말씀드린 거라면 70년대생들은 이런 것들이 다 복합적이라고 할까요. 끼인 세대죠, 마찬가지로. 그렇더라고요.

◇ 정관용> 그래서 정말 1000건이 넘는 이런 이혼상담 및 소송 같은 걸 쭉 하면서 혹시 본인 스스로 어떤 결혼생활이라는 것에 대한 나름의 어떤 개념, 정의, 철학 이런 게 생기고 있습니까? 어떻습니까?

최유나 변호사 (사진=시사자키 유튜브 캡쳐)

 


◆ 최유나> 거의 매일매일 사실 고민을 안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보니까 저도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데요. 일단은 이혼에 다다라서 저한테 찾아오시는 분들을 실제로 법원에서 부부상담이라든지 이런 절차를 보냈을 때 손잡고 다시 걸어나가시는 경우도 사실 굉장히 많더라고요. 그래서 거기에서 제가 느끼는 것이 상대방한테 어떤 불만을 얘기했을 때 상대방이 나한테 어떤 얘기를 했는데 내 나름대로 해석을 하는 거죠. 내 상황과 내 성격과 내 가치관과 이런 것에 빗대서 해석을 하다 보니까 결론이 달라져버리는 걸 너무 많이 봤기 때문에 대화를 절대로 포기하지 않아야 할 것 같고 또 정말로 둘 간의 대화가 어려워졌다. 너무 그것들이 많이 쌓여서 곪았다 생각하면 꼭 제3자의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아주 명백한 어떤 일방의 잘못, 이런 것이 있지 않은 경우 대체로는 소통과 대화의 부족 그것으로 인한 오해의 쌓임. 이런 것들의 일환이라는 거 아닌가요.

◆ 최유나> 그렇죠. 소통이 바빠서 부족하기도 한데, 물리적으로. 사실 소통을 한다고 하더라도 서로 다른 얘기를 하고 있는 거다 보니까 그래서 한번 서로의 공을 인정을 해 주고 나의 불만을 한번 얘기한다든지 이런 어떤 핑퐁이 되어야 되는데 너무 자주 그걸 못하다 보면 다 쏟아내기 바쁘다 보니까 극한으로 항상 치닫는 경우가 너무 많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이 물론 쉬운 일은 아닙니다. 말이 쉽지 하다 보면 상대방에 대한 비난부터 나가는 게 그럴 수 있는데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느끼는 바가 정말 많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법원에서 좀 더 이야기하도록 요새는 이혼숙려기간 이런 것도 있고 그리고 서로 대화하도록 하는 이런 것도 있고 그렇잖아요. 어떤 프로그램들이 있죠, 요새?

◆ 최유나> 그러니까 제가 꼭 말씀드리고 싶었던 것 중 하나가 가정법원이 이제 분리돼서 지금 많이 생기고 있거든요. 옛날에는 지방법원 안에 있는 가사법원 이런 식으로 했었는데 가정법원이 생기는 이유가 그런 것들인데. 일단은 아이의 행복. 이혼을 막을 수는 없더라도 이혼을 할 경우 아이가 최대한 상처받지 않으려면 서로에 대한 미움을 좀 덜어내는 것. 그리고 어떤 면접교섭을 하는 훈련을 시켜준다거나 이런 부분도 많이 하고 있고요. 또 부부들을 상담을 해서 한 1%라도 정말 재결합의 여지가 있다면 이혼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게끔 제3자가 개입을 해서 상담하는 절차들도 있고 개개인의.

◇ 정관용> 그 제3자는 어떤 분들이에요?

◆ 최유나> 그 심리라든지 육아, 아동심리 이런 것들 전공하신 분들이 이제 가사조사관, 부부 상담위원 이렇게 부르는데요. 이런 분들이 상담을 해 주시는 거예요.

◇ 정관용> 그래요. 그런 분들이 남편 따로, 아내 따로 상담하고 또 같이도 하고 이렇게 하나요?

◆ 최유나>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그런 전문가나 제3자가 개입해서 그런 상담을 몇 번 하고 났더니 손 잡고 나가시는 분들이 많더라?

◆ 최유나>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 최유나> 소송 중에 전화 와서 취하해 주세요 이런 분들도 많고 그냥 서로 정말 잘못했다고 법원에서 조정실에서 정말 막 울고 불고 하시는 분들도 많고. 정말 백지장 한 장 차이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이혼과 혼인 유지가.

◇ 정관용> 아까 대화가 부족하기도 하지만 대화를 해도 서로 다른 말 한다. 그런 얘기 했잖아요. 옛날 그리스 로마 그 시대에 부부싸움에 여신이 있다는 얘기를 혹시 아세요?

◆ 최유나> 아니요, 처음 듣습니다.

◇ 정관용> 부부싸움의 여신이 있었어요. 제가 이름을 까먹었는데 별 게 아니고요. 동굴 안에 여신상 하나 세워놓은 거예요. 그러면 거기 어떻게 하냐면 순서를 정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 남편이 먼저 하든 아내가 먼저 하든. 이래서 남편이 먼저 여신상한테 가서 뭔가 얘기를 빈단 말이죠. 그러면 몰래. 몰래가 아니죠. 사실은 서로 짜고. 아내는 그 여신상 뒤에 가 있는 거예요. 남편은 여신상 앞에 자기 얘기를 계속하는 겁니다. 그러면 뭐예요. 아내는 계속 듣는 거죠, 남편의 이야기를. 반대로 이제 남편이 여신상 뒤에 가서 가만히 있으면 아내가 여신상 앞에서 자기 얘기를 계속하는 거예요. 그럼 반대로 남편은 그 얘기를 끝까지 듣는 거죠. 그러니까 우리가 대화한다고 그러지만 사실 서로 싸우고 있을 때는 남의 얘기 안 듣거든요.

◆ 최유나> 맞습니다.

◇ 정관용> 말을 듣도록 만드는 여신인 거예요. 비리프라카 여신이라고 그러네요. 그런 역할을 해 주시는 제3자만 있어도 막 달라지더라 이거 아닙니까?

◆ 최유나> 그렇죠, 법원에서 하시는 일이 이제 한 명이 얘기할 때는 한 명이 아예 말씀 못하게 하고 이런 식으로 돌아가면서 얘기를 하는 거거든요.

◇ 정관용> 그러니까요. 그래서 실제 소송하자고 왔다가 나 소 취하하겠습니다 이런 케이스는 요즘 좀 늘어납니까, 어떻습니까?

◆ 최유나> 늘어난다기보다도 항상 비슷한 비율로 있는 것 같더라고요. 한 10건 하면 한 1건 정도는 그렇게 해서 취하하고 가시는 분들이 있고요.

◇ 정관용> 그리고 변호사들도 가능하면 그렇게 취하하도록 하는 노력도 합니까?

◆ 최유나> 그렇죠. 법원에서 그런 취지를 가지고 이제 가정법원을 설립을 하고 이혼소송의 방향도 그렇게 나가고 있기 때문에 변호사들도 그거에 따라서 이제 조금이라도 여지가 있으면 부부상담 절차를 먼저 요청하기도 하고 저희 당사자가, 의뢰인이 거부를 한다고 해도 한 번쯤 더 설득하고 그렇게 합니다.

◇ 정관용> 그래요, 한 1000건 넘는 이혼소송 등등 상담을 거쳐서 결국은 이혼할 때는 어떤 걸 주의해야 할지 내지는 이혼하기 전에는 뭘 생각해 봐야 할지 이런 것을 함께 좀 공감할 수 있도록 웹툰으로 그려서 대중과 소통하는 변호사. 이렇게 얘기하면 되겠군요.

◆ 최유나>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곧 책이 나옵니까, 웹툰?

◆ 최유나> 올해 안으로 지금 에세이 형태로 출판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기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최유나> 감사합니다.

◇ 정관용> 최유나 변호사 함께 만났습니다. 고맙습니다.

◆ 최유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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