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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다룬 '악질경찰'… "침묵보단 낫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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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영화 '악질경찰' 언론 시사회
이정범 감독 "단원고 갔을 때 받았던 충격 잊을 수 없어"
"세월호 얘기를 똑바로 하고 싶었다"

오는 20일 개봉하는 영화 '악질경찰'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악질경찰'(감독 이정범)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밥 먹듯 비리를 저지르는 경찰이 경찰 압수창고 폭발 사건 용의자로 지목되며 거대 기업의 불법 비자금 조성 사건에 휘말리는 범죄 드라마다.

'악질경찰'을 설명하는 대외적인 문구는 이렇다. 동시에 '악질경찰'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사건도 같이 다룬다. 바로 2014년 4월 16일 일어난 세월호 참사다. 주인공 조필호(이선균 분)가 세월호 참사 때 유가족과 인연이 있는 형사로, 또 다른 주인공 미나(전소니 분)의 친한 친구 지원이 세월호 희생자로 나온다. 상업영화에서 세월호가 이만큼 중심 소재로 쓰인 경우는 사실상 '악질경찰'이 처음이다.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악질경찰' 언론 시사회에서 이정범 감독은 이 영화를 시작한 최초의 지점이 바로 '세월호'였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2015년 단원고에 갔을 때 받았던 충격을 잊을 수 없다"면서 "세월호 얘기를 꼭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세월호 얘기를 똑바로 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세월호를 소재로 갖다 썼는데 상업영화로만 끝난다면 저한테는 최악의 결과물"이라고 부연했다.

이 감독은 세월호 참사를 다뤘다는 점에서 논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 역시 예상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나리오 기획했을 때부터,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이미 많은 고민을 했다. 영화사도, 저도 큰 각오를 갖지 않으면 만들 수 없는 영화다. 당연히 논란 여부 예상했다"고 전했다.

세월호 참사를 영화 안에서 다룬 방식이 세련되지 못하다는 한 기자의 평에 대해서는 "제가 연출한 방식에 대해서라면 충분히 수긍하겠다"며 "이 영화에서 다뤄지는 세월호에 대한 감정이 거칠고 투박하다고 하더라도, 제가 할 수 있는 한도에서 최대한 처절하게 치열하게 찍었던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답했다.

세월호 참사가 아니라 다른 사건이 소재로 쓰였어도 문제가 없지 않았겠냐는 질문에는 "이 영화가 투자도 힘들었고 캐스팅도 힘들었다. 왜 그랬을까. 아마도 세월호 때문에 그랬겠죠"라고 말했다.

'악질경찰'의 이정범 감독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이 감독은 "주변 지인까지 (세월호 다루는 것을) 반대하고 만류했다. 저를 설득하려고 했다. 그런데도 이 영화를 하는 건 끓어오르는 뭔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살면서 그런 순간이 있지 않나. 이걸 안 하면 앞으로 못 나갈 것 같다는…"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본적으로 이 영화가 굉장히 많은 투자사의 돈이 들어와 만들어진 상업영화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책임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었다. 매일같이 자기 검열을 했던 것 같다. 관객분들이 가져가야 하는 긴장감과 재미를 위해 이 영화의 진정성을 해치는 게 아닌가, 이 영화의 진정성에 너무 함몰돼서 상업영화의 미덕을 놓친 건 아닌가 하면서 균형 맞추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감독은 '악질경찰'을 세월호 유가족에게도 보여주었다면서 "유가족분들도 보셨다. 그 시사가 가장 떨렸다. 잠도 못 잘 정도로"라고 말했다.

그는 "한 아버님께 '저 때문에 잊고 싶은 기억을 다시 떠올리신 건 아닌지 너무 죄송하고 송구스럽다. 청불(청소년 관련불가) 영화인 만큼 굉장히 보기 불편한 장면이 있었을 것 같다'고 하니, 본인들이 겪은 일은 훨씬 더 폭력적이고 야만적이었다고 하시더라"라며 "섬세하게 용기 주시는 분이 있어서 저도 이 자리에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그 한 분의 의견이 전체의 의견은 아니지만 제가 그렇게 아파하고 불안해했던 걸 감싸주시는 반응을 받으니, 이 영화가 곡해되지는 않았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도망가고 싶은 순간, 외면하고 싶었던 순간도 많았는데 '사람들 뇌리에서 세월호가 잊히는 게 제일 두렵다'는 어느 유가족분의 말씀이 기억에 남았다. 이렇게라도 (영화를 통해) 말씀드리는 게 침묵하는 것보다 낫다고 본다"면서 "394명의 스태프와 71명의 배우가 근 2년 동안 치열하게 찍은 영화니까 그들의 진심이 잘 다가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영화 '악질경찰'은 오는 20일 개봉한다. 이선균, 전소니, 박해준, 송영창 등이 출연하며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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