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상습폭행 혐의로 영장실질심사를 앞둔 마커그룹 송명빈 대표가 13일 오전 경기 고양시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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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을 상습 폭행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던 마커그룹 송명빈(50) 대표가 자신의 자택에서 추락해 숨지기 직전 작성한 유서에 강한 불만과 원망을 드러냈다.
지난 13일 오전 4시40분쯤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송 대표가 화단에 추락해 숨져있는 것을 산책하던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지적재산권 전문업체인 마커그룹을 이끌어온 송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30분 특수폭행, 특수상해, 공갈, 상습협박, 강요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있었다.
지난해 11월12일 직원 A씨는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했다며 송 대표를 검찰에 고소했고, 이 과정에서 송 대표가 직원을 폭행하는 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기도 했다.
여기에 송 대표가 과거 아내와 장모를 폭행하고 흉기로 협박해 처벌받은 전력까지 알려지면서 논란은 확대됐다.
이후 송 대표는 A씨가 회사 돈을 가로챘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12월28일 A씨를 배임, 횡령, 무고 혐의로 검찰에 맞고소했다.
경찰은 다른 외상 흔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송 대표가 아파트 12층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송 대표가 추락한 현장 주변에서 '송명빈 여기 XXX', '인생 뭐 있간디'라는 내용이 담긴 쪽지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송 대표의 자택에서 반쯤 남은 소주병과 A4용지 6장 분량의 자필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난 죽음으로 내 억울함을 항의한다', '너 때문에 자살하는 거야'라는 등의 강한 불만과 원망이 일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송 대표가 심리적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경찰은 강압 수사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경찰은 송 대표가 사망함에 따라 폭행 사건은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