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배구'를 수 차례 경험한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과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우리카드의 창단 첫 봄 배구를 이끈 신영철 감독(왼쪽부터)의 능력을 인정하면서도 챔피언결정전 우승만큼은 내줄 수 없다는 분명한 의지를 선보였다.(사진=한국배구연맹)
‘봄 배구 새내기’ 우리카드를 향한 치열한 신경전이 시작됐다.
우리카드는 도드람 2018~2019 V-리그 남자부에서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하며 창단 후 처음으로 ‘봄 배구’에 진출했다. ‘봄 배구 전도사’ 신영철 감독을 영입하고 강도 높은 선수단 개편을 진행한 우리카드는 사상 첫 장충 봄 배구의 꿈을 이뤘다.
12일 도드람 2018~2019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 현장에서 만난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과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신영철 감독이 부임한 뒤 달라진 우리카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기원 감독은 “지난 감독들에게 욕 먹는 것 아닐지 모르겠다”면서도 “공격력이 많이 향상됐다. 코트에서도 조직적으로 변했다. 신영철 감독이 이렇게 바꿀 수 있는 감독”이라고 칭찬했다. 최태웅 감독도 “선수들 신장이 좋아져서 블로킹 등이 좋아졌다. (신영철 감독이) 선수 관리나 세심하게 잘 지도하시는 것 같다”고 호평했다.
하지만 우승을 향한 경쟁을 앞둔 만큼 더 이상의 즐거운 분위기는 없었다.
박기원 감독은 “2년 전에는 정규리그 우승을 했고, 작년에는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했다. 올해는 두 개 다 하겠다”고 사상 첫 통합우승에 강한 의지를 선보였다. 최태웅 감독 역시 “시즌 중반까지 좋은 경기력 보여주다가 후반에 몇몇 선수의 부상으로 아쉬운 경기를 했다. 그 아쉬움을 포스트시즌에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두 감독의 칭찬과 함께 분명한 경쟁의식까지 살핀 신영철 감독은 “준비 잘해서 도전하는 입장으로 재미있는 경기하겠다”고 짧은 출사표를 던졌다.
정규리그 우승으로 챔피언결정전에 먼저 진출한 박기원 감독에게 어느 팀과 상대할 것이라고 예상하느냐는 다소 민감한 질문도 나왔다.
박기원 감독은 “내 예상은 거의 안 맞는 편”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기본기나 블로킹, 공격, 서브에서 상위권인 현대캐피탈이 이길 수 있는 요인이 있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이에 신영철 감독도 “내가 봐도 현대캐피탈이 올라갈 것 같다”면서도 “밑바닥부터 배구를 하다 보니 도전하는 재미가 있다. 공은 둥글고, 배구는 사람이 한다. 준비 잘하면 우리에게도 기회는 올 것”이라고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를 펼쳤다.
최태웅 감독도 박기원 감독의 예상에 발끈했다. “(박 감독께서) 예측이 안 맞는다고 했는데 그럼 우리가 지는 건가요?”라고 응수한 최 감독은 “올 시즌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포스트시즌에) 폭발하겠다”고 특유의 승부욕을 드러냈다.
한편 도드람 2018~2019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는 16일 천안에서 3전2선승제로 시작한다. 챔피언결정전은 22일 인천에서 5전3선승제로 열린다. 플레이오프는 매 경기 경기장을 오가지만 챔피언결정전은 인천에서 먼저 2경기를 치르고 플레이오프 승자의 홈 경기장으로 이동한다. 최종 5차전까지 가는 경우는 다시 인천에서 경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