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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은퇴 선언, 끝내 피해자들은 지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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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딥이슈] 승리 은퇴 입장문 피해자 향한 사과는 '전무'
주변인들보다 피해자 향한 사과 선행돼야 한다는 비판
"승리 은퇴 선언은 성범죄 연루된 유명인사들 방식과 동일"
"관련 의혹들을 이미지와 연예활동 문제인양 본질 호도"

'노컷 딥이슈'는 연예 이슈를 한 걸음 더 깊이 들여다보면서 그 이면의 사회·문화 현상을 진단합니다. [편집자주]

그룹 빅뱅 멤버 승리(29·본명 이승현)가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과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각종 논란에 빠진 그룹 빅뱅의 승리가 결국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다. 승리는 최근 자신이 사내이사로 있던 클럽 '버닝썬'의 성폭력·마약 유통·경찰 유착 논란부터 시작해 성접대·탈세·불법 촬영물 공유 등의 의혹을 받았다. 그러나 이 SNS 은퇴 선언에도 이들 사건 속 피해 여성들에 대한 사과는 없어 여전히 비난을 사고 있다.

승리가 11일 SNS에 올린 입장문은 은퇴 결심을 알리면서 주변 지인들과 YG 그리고 빅뱅의 피해를 우려하는 내용들로 채워졌다. 승리는 가장 먼저 은퇴의 뜻을 밝히고 경찰이 수사 중인 성매매 알선 혐의와 각종 의혹들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안이 너무나 커 연예계 은퇴를 결심했습니다. 수사 중인 사안에 있어서는 성실하게 조사를 받아 쌓인 모든 의혹을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으로는 주변 지인들이 자신과 엮여 대중들 사이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상황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이 가운데 '국민역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지난 한달 반 동안 국민들로부터 질타받고, 미움받고 지금 국내 모든 수사기관들이 저를 조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역적으로까지 몰리는 상황인데 저 하나 살자고 주변 모두에게 피해주는 일은 도저히 제 스스로가 용납이 안됩니다."

마지막으로 승리는 빅뱅 팬들에게 감사와 사과의 말을 남겼다. 자신의 은퇴 결심이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와 빅뱅의 명예와 무관하지 않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이미 빅뱅 팬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승리 퇴출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지난 10여 년간 많은 사랑을 베풀어준 국내외 많은 팬분들께 모든 진심을 다해 감사드리며 YG와 빅뱅 명예를 위해서라도 저는 여기까지인 거 같습니다. 다시 한 번 죄송하고 또 죄송합니다. 그 동안 모든 분들께 감사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입장문에서 승리가 피해를 우려하거나 사과한 주체는 연예인 지인들과 YG엔터테인먼트·빅뱅 그리고 팬들이었다.

'버닝썬' 고객이 증언한 공공연한 불법 촬영과 약물 강간 정황 속 피해자들, '버닝썬' 내부에서 촬영된 성폭행 의심 동영상 속 피해자, 자신이 속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유포된 불법 촬영 동영상 피해자에 대한 사과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를 두고 선후관계가 잘못됐다는 비판이 일었다. 홍보에만 참여했다는 승리 주장과 달리 그가 '버닝썬' 운영에 깊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상황. '버닝썬' 내부에서 벌어졌던 일련의 사건들 속 피해자들은 물론이고 그가 속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공유된 불법 촬영 영상물 피해자에게도 도의적인 사과가 선행돼야 했다는 지적이다.

연예인들이 대다수인 주변 지인들이나 YG, 빅뱅 등이 입을 피해를 걱정할 시점이 아니라 실제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승리가 낸 은퇴 입장문은 결국 그 동안 유명인들이 해왔던 동정 여론 유발 방식을 답습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성문화운동팀 박아름 활동가는 "승리의 은퇴 입장문은 성범죄와 연루됐을 때 많은 유명인사들이 해왔던 방식과 동일하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사과를 하는 것이 아니라 불행한 처지를 과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퇴' 카드는 결국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니 도망쳐 숨어있겠다는 뜻이나 다름없다.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합당한 처벌을 받겠다는 내용이 없으니 피해자에 대한 사과나 언급도 없는 것"이라며 "성범죄 관련 의혹들을 마치 이미지와 연예활동의 문제인양 본질을 호도하려는 언론 플레이에 불과해 보인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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