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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할 뻔 했던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오히려 전화위복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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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사기로 어려움 겪자 무대 장치 최소화하고 날개형 객석 설치
독특한 무대 구성과 흡입력 있는 연출에 관객들 호평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사진=수키컴퍼니 제공/연합뉴스)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는 제작 과정에서 투자 사기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공연을 올리지 못할뻔 했던 작품이다.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노력으로 어렵게 공연을 시작했다.

어쩔수 없이 기존의 구상을 뒤엎고 비용을 줄이기 위해 무대 장치를 최소화하고 런웨이 형태의 무대를 구현했다. 긴 무대 양 옆으로는 날개형 객석도 설치해 '마당놀이'의 구성을 취했다.

특별한 장치가 없어 심심할 수 있는 무대지만 오히려 관객들은 독특한 무대 구성과, 군더더기 없이 연기와 음악에 집중할 수 있는 부분에서 큰 점수를 주고 있다. 비용 절감으로 택한 고육지책이 먹히면서 전화위복이 된 것.

뮤지컬은 김성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1991년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당대에 최고 시청률 70%를 찍었던 36부작 대작인 '여명의 눈동자'를 2시간 반으로 압축해 무대에서 표현한다.

여옥과 대치, 하림 세 남녀의 사랑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뮤지컬은 원작 드라마의 서정적인 부분을 살리면서도 굵직한 사건을 곳곳에 배치해 극적 긴장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일본 위안부, 일제의 생체실험, 제주 4·3, 한국전쟁, 남북 분단 등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을 빠뜨리지 않고 있다.

7일 열린 프레스콜에서 배우들과 제작자는 어렵게 올리게 된 작품에 대해서 애정을 드러냈다.

최대치 역을 맡은 배우 박민성은 "오히려 세트가 비어있는 상태에서 하다보니 집중이 잘 됐다"며 "최재성, 박상원 선배님의 아성을 넘을 수 없겠지만 드라마를 따라한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대치라는 인물도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 중에 한 명일 뿐이고, 그 시대를 느낄 수 있게끔 연기에 집중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여옥역을 맡은 배우 문혜원은 "어릴 때 만해도 반공포스터를 그렸던 세대인데 이 작품을 통해 당대 사람들은 시대적 선택을 통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여옥이 바란 것은 그저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있고 싶은 것 뿐인데, 작은 희망이 좌절되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대치와 함께 한다"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10권의 소설, 36부작 드라마를 2시간 반의 뮤지컬로 압축해야 했기 때문에 점핑이 많지만 각 역할에 맞는 음악들이 극의 중심을 잡아준다.

변숙희 프로듀서는 "(투자 사기로) 안 좋은 상황이 있어서 공연을 못하는 상황까지 갔었지만 배우와 스텝들이 '아까운 작품이다. 어떻게든 올리고 싶다'고 해서 다시 힘을 얻고 올리게 됐다"며 "처음 계획했던 방향이 틀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 전화위복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남북이 다른 것이 아니라 '우리는 하나다, 우리는 가족이다'라고 얘기하는 것이 작품의 가장 큰 포커스라고 생각한다"며 "커가는 아이들에게도 역사를 압축해서 알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우리 역사를 알리고 남북 통일에 기여하는 작품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는 4월 14일까지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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