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MB측 항소심 '전략' 통했나…구속기간 만료 앞두고 '석방'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1심과 달리 2심서 무더기 증인신청…'재판공전' 심리 늘어져
법원 "구속기간 만료, 심리기간 부족"…조건부 보석 허가

뇌물·횡령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이명박(78) 전 대통령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속행공판을 마치고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1부는 이날 이 전 대통령이 청구한 보석을 조건부로 허가한다고 밝혔다.(사진=이한형 기자)

 

이명박(78) 전 대통령이 구속된 지 349일 만에 조건부 보석으로 풀려나면서 이 전 대통령 측이 여러 증인을 신청한 항소심 재판 전략이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항소심 재판부가 이 전 대통령을 석방하면서 구속기간이 끝나는 다음 달 8일까지 심리를 마무리하기 어렵다는 점을 밝혔기 때문이다.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6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에게 조건을 달아 보석을 허가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1심에서 자신의 측근들을 증인으로 법정에 불러 세우지 않았다. '같이 일해 온 사람들을 법정에 불러 거짓말한 것 아니냐고 추궁하는 것이 금도가 아니다'라는 이유에서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측근들을 불러세우는 대신 증거에 대한 의견과 법리를 중심으로 다퉜지만, 1심에서 유죄 판단을 받고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이 전 대통령 측은 항소심에서 적극적으로 증인을 불러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이들이 내놓은 진술의 신빙성을 다투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하지만 핵심 증인들이 출석을 거부하면서 증인신문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재판은 공전했다. 재판부가 채택한 증인 15명 중 3명만 증인신문이 진행됐고, 증인 대부분은 연락 두절로 소환장 전달도 안 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핵심 증인들의 진술을 깨기 위한 이 전 대통령 측 항소심 전략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증인으로 채택된 이들이 법정 진술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어 이 전 대통령 측 뜻대로 풀리기가 쉽지 않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와 달리 이 전 대통령 측이 무더기로 증인을 신청한 것이 결국 심리 지연으로 이어지면서 구속기간 만료 압박을 받은 재판부가 보석을 허가하도록 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날 재판부는 "구속 만기일에 선고한다고 가정해도 고작 43일밖에 주어지지 않았다"며 "심리하지 못한 증인 수를 감안하면 만기일까지 충실한 심리를 끝내고 선고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 측 보석 청구에 검찰은 구속기간 만료까지 심리를 마칠 수 없다면 만료 이후 석방해서 심리하고, 그 이전에 보석을 허가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재판부는 "구속기간에 재판을 끝내지 못해서 만기로 석방되면 오히려 완전히 자유로운 상태가 돼 주거제한이나 접촉제한을 부과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구속기간 만료일까지 선고할 수 없는 사정에 비춰보면 이 전 대통령 석방은 시기에 차이가 있을 뿐 정해진 수순인 셈이다.

이 전 대통령은 비록 주거와 통신 등 엄격한 제한을 받아 사실상 '자택구금'을 상태로 풀려났지만, 항소심 재판을 서두를 필요가 없어졌다.

이 때문에 더욱 적극적으로 증인 소환을 요청하면서 항소심을 장기전으로 풀어갈 가능성도 있다. 애초 핵심 증인들의 진술을 깨뜨린다는 항소심 전략에 집중할 수 있다는 취지다.

오는 13일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해 22일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27일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 29일 김성우 전 다스 사장 등 주요 증인들의 소환이 예정돼 있다.

향후 이 전 대통령 항소심은 이들의 증언 여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 변호를 맡고 있는 강훈 변호사는 "보석이 허가돼 저희 입장에서 매일 구치소에 가서 접견하는 부담도 적어졌고, 이 전 대통령도 마음 편하게 옛날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을 되살릴 여유를 가지게 됐다"며 "대통령의 방어권을 위해 잘된 일"이라고 말했다.

0

0

오늘의 기자

실시간 랭킹 뉴스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