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삼성교통 노조 제공)
진주지역 시내버스업체인 삼성교통의 파업이 40일을 넘겨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교통 노조원들이 단식농성에 이어, 철탑 고공에까지 나서면서 투쟁수위를 높이고 있다.
진주시가 특별한 대책을 내놓지 않은 채 대화마저 단절된 상황에서 노조원들이 극단적인 상황에까지 내몰리고 있다.
삼성교통노조 조합원 김영식(51)씨와 문정식(48)씨는 지난 5일 오전 6시 10분쯤 남해고속도로 진주인터체인지 인근 45m 높이의 이동통신중계기 철탑에 올라갔다.
이들은 철탑에 '최저임금 보장되는 운송원가 현실화', '삼성교통죽이기 중단하라', '진주시는 약속을 지켜라'고 쓴 펼침막을 내걸었다.
김영식 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저임금 보장되는 운송원가 현실화를 요구하며 철탑에 오른다"며 "지금 진주시는 자신들의 무능과 불법적 행위들을 감추고자 삼성교통을 희생양으로 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갈등과 분쟁을 조정하고 해결해야 할 진주시청이, 진주시장이 직접 대결의 당사자가 되어 할 수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 하여 합법적인 파업 파괴에만 골몰하는 것을 보며, 그 옛날 노조파괴 공작의 컨설팅을 받고 노조파괴를 일삼든 악질사업장들을 떠올리게 된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CBS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번 파업이 너무 오래 가고 있어서 하루라도 빨리 끝내는 방법이 뭔지 고민을 하다 어쩔 수 없이 철탑에 오르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교통이 표준운송원가 등과 관련해 진주시에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데 진주시는 단한번도 우리의 요구를 귀담아 들은 적이 없었다. 사실상 진주시가 파업이나 고공농성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하도록 내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교통 노조원들과 시청 직원들이 충돌하고 있다. (사진=진주시 제공)
이에 앞서 삼성교통노조 이현흠 지회장 등 간부들은 지난 4일부터 진주시청 앞 천막농성장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진주시에 최저임금 보장 약속 준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진주시청 앞 광장에서 단식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이현흠 지회장은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다. 시가 약속을 지킬 때까지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한다"며 "시는 진정성 있는 대화에 즉각 나서라"고 말했다.
노조원들이 파업장기화에 격앙된 분위기가 높아지면서 물리적 충돌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삼성교통 노조원들은 5일 오후 진주시청 앞 집회를 벌인 후 청사 점거를 시도하려다 시청 직원과 물리적 충돌이 빚었다.
노조원과 공무원들이 청사 출입문을 놓고 격렬하게 대치하다 청사 대형 유리창 2개가 깨지고 철제문 일부도 파손됐다.
대치 과정에서 양측이 격한 몸싸움을 벌여 시청 직원 9명이 다쳤고 이 중 3명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노조원 일부도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갔다.
이번 파업이 장기화되고, 노조원들이 단식이나 고공농성까지 나선데 대해 진주시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 많다.
민주노총은 성명을 통해 "삼성교통의 파업사태는 사전에 토론하고 소통하고 시민여론을 수렴했으면 생기지 않았다"며 "시장은 민주노총과 삼성교통 노조의 대화 요청도 묵살하고 할테면 해보라는 식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태해결을 위해 시민소통위원회가 나서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사실상 거부했다"며 "시는 노동자들에게 일방적인 항복만 강요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노총은 "삼성교통 노조의 단식투쟁과 고공 철탑농성을 지지 엄호하기 위한 행동에 돌입할 것이다"며 "특히 3월중 경남 노동자대회를 진주시에서 개최해 시내버스 노동자들의 생존권 사수와 시장 규탄대회를 전개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