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4일 "(대북) 제재의 틀 내에서 남북관계 발전을 통해 북미대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최대한 찾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한 자리에서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에서 합의된 남북 협력 사업들을 속도감 있게 준비해주길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이 NSC 전체회의를 주재한 것은 취임 후 8번째로, 지난해 6월 14일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직후에 이어 약 9개월 만이다.
지난달 27일~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이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결렬된 가운데, 문 대통령이 북미대화를 견인할 남북관계 발전을 언급한 것은 북미간 비핵화 간극을 줄이기 위해서는 여전히 우리 정부의 역할이 크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서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한 입장 차이를 정확히 확인하고, 그 입장 차를 좁힐 수 있는 방안 모색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또 "북미 회담이 종국적으로 타결될 것으로 믿지만 대화의 교착이 오래가는 것은 결코 바라지 않다"며 "북미 실무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서도 함께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3·1절 기념사에서 제시한 신한반도 체제의 개념을 분명하게 정립하고 실천가능한 단기적, 중장기적 비전을 마련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사진=청와대 제공)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3·1절 100주년 기념식에서 "신한반도체제는 대립과 갈등을 끝낸, 새로운 평화협력공동체다. 우리의 한결같은 의지와 긴밀한 한미공조, 북미대화의 타결과 국제사회의 지지를 바탕으로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의 이날 NSC 발언은 비핵화 '수준'과 대북 제재완화 '범위'를 놓고 첨예한 입장차를 보이는 북미간 갈등의 골을 인정하고 그 해결방안을 적극 찾는 한편, 한반도 당사자로서 비핵화를 통한 항구적 평화정착이라는 장기 목표를 각 부처에 적극 전달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노이회담이 최종 결렬됐지만 북미 정상간 대화 의지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일부 성과도 소개하는 등 의미부여에 나서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그 동안 북미 양국이 대화를 통해 이룬 매우 중요한 성과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첫째 영변 핵 시설의 완전한 폐기가 논의됐다. 북한 핵 시설 근간인 영변 핵시설이 미국의 참관과 검증 하에 영구히 폐기되는 것이 가시권으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또 "(하노이회담에서) 부분적인 경제 제재 해제가 논의됐다"며 "북미간 비핵화가 싱가포르 합의 정신에 따라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와 그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를 함께 논의하는 포괄적이고 상호적인 논의 단계로 들어섰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 내 미국 연락사무소의 설치가 논의됐는데 이는 영변 등 핵시설이나 핵무기 등 핵물질이 폐기될 때 미국 전문가와 검증단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실용적인 계기"라며" 양국간의 관계 정상화로 가는 중요한 과정으로서 큰 의미를 가진다"고 덧붙였다.
우리 정부의 역할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 양 정상은 서로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 표명하고 지속 대화를 통한 타결 의지를 분명히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압박의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는 시간이 좀 더 걸릴 지라도 이번 회담이 더 큰 합의로 가는 과정이라는 기대를 가질 수 있게 됐다"며 "우리는 양국이 대화를 계속해 내기를 바라고 양 정상이 빠른 시일 내에 만나 이번에 미뤄진 타결을 이뤄내길 기대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 역할도 다시 중요해졌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