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이남 최초 독립만세운동 ‘군산 3.5독립만세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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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충남 선교스테이션 ‘구암동산’發 함성

-일경(日警)의 급습으로 하루 앞당겨 거사
-구암동산 구성원 주도로 천여 명 동참

◇ 유연수>지난 한 달간 전북지역 기독교를 중심으로 벌어졌던 독립운동의 자취를 따라가 보는 시간으로 진행 했는데요. 삼례, 무주, 익산, 전주를 거쳐 오늘 드디어 그 마지막 시간 준비했습니다. 군산으로 가보죠. 한강 이남지역 최초의 3.1운동 군산구암교회를 중심으로 진행됐던 3.5독립만세운동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군산구암교회 김영만 목사님 나오셨어요. 반갑습니다.

◆ 김영만>네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 유연수>오늘 3.1절을 맞은 목사님의 소감부터 듣고 싶은데요.

◆ 김영만>3.1절 100주년을 맞이하면서 3.1절을 통해서 이 나라가 생겨났고 이 사실들을 우리 후세들에게 널리 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일들을 진행해왔습니다.

◇ 유연수>지난 몇 주간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일제 시대 전북 각 지역에서 벌어진 기독교 항일운동 역사에 군산구암교회가 끼친 영향력이 대단하다 느낄 수 있었는데요. 그런 역사 깊은 교회의 담임목사이신데 어깨가 무겁진 않으신가요?

◆ 김영만>어깨가 무겁기보다는 책임감이 있지요. 아무래도 한강 이남 최초로 3.1독립만세운동이 일어났고 아직도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으니 이 사실을 알려야 되겠다는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남장로교 7인의 선발대와 장인택 조사의 모습(사진=군산구암교회 제공)

 


◇ 유연수>그러면 군산구암교회 역사부터 알아볼까요? 당시 교회는 어떻게 세워지게 됐나요?

◆ 김영만>1893년 1월 27일 미국 남장로교회 일곱 분의 선교사님들이 오셔서 교회를 세우고 학교를 세우고, 병원을 세웠죠. 그 것을 ‘군산 구암동산 선교스테이션’이라고 저희들이 부르고 있습니다.

◇ 유연수>전킨 선교사님이 세우셨죠?

◆ 김영만>네 군산구암교회 1대 당회장이시죠.

◇ 유연수>미국 남장로교 선교사들이 근대화시설 타운을 조성했다고 하셨는데 병원 이름이 뭐였나요?

◆ 김영만>군산 예수병원이고요 영명남학교는 지금의 군산제일고등학교이고요, 멜본딘 여학교는 지금의 군산영명여고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유연수>군산 예수병원은 지금도 있나요?

◆ 김영만>군산 예수병원은 일제강점기에 신사참배 문제 때문에 폐원됐습니다.

◇ 유연수>이렇게 구암동산을 이루고 있었는데, 군산뿐만 아니라 전라북도, 넓게는 충남 이남까지 근대화를 이루기 위한 노력을 선교사님들이 많이 하셨는데, 군산이 가진 지리적인 이점 때문에 일제의 수탈 장소로 전락하고 말았죠.
군산선교스테이션(구암동산)의 전경(사진=군산구암교회 제공)

 


◆ 김영만>1923년 옥구평야가 개간되고, 군산세관이 건립되고, 철길·정류장 등 일제 건축물 대부분이 쌀 수탈의 목적으로 지어졌다고 말씀드릴 수 있죠. 그리고 1914년 쌀 수송의 증가로 전국제일의 수출항이 되기도 하는 그런 비극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 유연수>말씀해주신 대로 이런 배경 속에서 1919년에 한강이남 지역 최초의 독립만세운동인 3.5만세운동이 열렸는데요. ‘독립선언서’가 어떻게 전해지게 된 건가요?

◆ 김영만>그 당시 군산구암교회를 졸업하고 세브란스 의학전문학교에 입학한 김병수라는 학생이 있었어요. 그 학생이 서울에서 독립운동가 33인의 한 분 중인 이갑승씨를 만나요. 이 분을 만나서 서울의 독립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독립선언서와 태극기를 가지고 군산으로 내려오죠. 내려와서 군산구암교회 박연세 장로님에게 사실을 알리게 되죠. 거기서부터 시작돼 3.5만세운동이 일어난 것으로 생각합니다.

◇ 유연수>3.1운동 불과 나흘 뒤에 3.5만세운동이 행해지게 되는데, 단시간에 여러 사람의 뜻을 모으기에는 시간이 촉박했을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사전에 구성원들 간에 의지가 공유됐어야만 가능했을 것 같은데요.

◆ 김영만>그렇죠. 아무래도 교회를 중심으로 하다 보니 교인들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교인들 중에 교사가 있고 병원에 사무원들이 있으니 아무래도 빨리 의견이 모아진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유연수>근대화 교육도 받고, “우리가 독립국가로서 나아가야 되는데 일본의 억압 속에 이렇게 살아야겠나.” 하는 구암동산의 교인, 학생, 직원, 교사들끼리 뜻이 모여 있는 상태에서 독립선언서가 전해진 것이 불씨가 된 거군요. 그런데 이전에도 구암동산의 구성원들이 일제의 감시를 많이 당했다고 들었어요.

◆ 김영만>그렇죠. 아무래도 그 곳이 근대교육문화의 발원지이고 학교도 있고 하다 보니까 일본 경찰들이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경계하고 그랬던 것이죠.

◇ 유연수>그런데 당시 군산의 장날이 3월 6일이라 그 날을 거사 예정일로 잡았다고 들었는데 왜 갑자기 3월 5일에 진행 된 거죠?

◆ 김영만>일본 경찰들이 낌새를 알아차리고 학교를 급습해 수색하는 바람에 박연세, 이두열 교사가 끌려가게 되고 이 모습을 본 교사들과 학생, 직원들이 대한독립만세운동을 외친 거죠.

◇ 유연수>체포가 돼서 주도자들은 독립운동을 하지 못하고...?

◆ 김영만>함께 하신 분들이 그 사실을 알고는 “3월 6일은 안되겠다.” 하는 생각을 가졌기 때문에 하루 전에 하게 된 거죠.

◇ 유연수>갑자기 계획이 변경됐지만 남은 사람들이 침착하게 행동으로 옮겼어요. 거리로 나가서 태극기를 나눠주고 주민들도 이를 보고 가세하기 시작했다고 들었는데 그 날의 전개를 조금만 더 상세히 말씀해주세요.

◆ 김영만>교인들과 군산 예수병원 직원들, 학교 교사들, 학생들이 구암동산에 모여서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면서 가장 사람이 많이 모이는 서래장터에 이르게 됐죠. 거기가 독립만세운동의 정점이 됐다고 볼 수 있죠.

◇ 유연수>총 몇 명이 이 독립운동에 동참했나요?

◆ 김영만>천 명 넘는 인원이었어요.

◇ 유연수>군경들은 어떻게 대응했나요?

◆ 김영만>아무래도 때리고, 감옥에 잡아 넣었죠.

◇ 유연수>멜본딘 여학교는 헌병대와 일본경찰이 수색해서 독립운동과 관련된 문서를 압수하고 학교를 때려 부쉈다고 들었는데요. 이 후에 3.5만세운동 한 번으로 끝나진 않았다고요?

◆ 김영만>계속적으로 일어났죠. 그 여파로 전라도, 충청도 지역에 대한독립만세운동이 일어났죠.

◇ 유연수>군산구암교회가 이 일의 중심이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뭐가 있을까요?

◆ 김영만>그 것은 선교사님들이 오셔서 교육을 했고 신앙으로 키웠기 때문에 거기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의 정신이 깨어있었기 때문에 이런 일들을 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지난 2018년 개관한 '군산3.1운동 100주년 기념관 전경(사진=군산구암교회 제공)

 


◇ 유연수>1세대 교육생들이 교사가 되고, 독립에 대한 열망을 가슴에 품고 있었군요. 현재 군산구암교회 일대에는 이 날의 일들을 기념하기 위한 공간들이 잘 조성돼있다고요.

◆ 김영만>구암교회에 가면 7층 규모의 선교기념 타워가 있어요. 기념관이 있고, 옛 구암교회를 리모델링해서 3.1운동 기념 영상관으로 사용하고 있고요. 이곳에서 영상을 보고 군산구암교회로 와서 기념타워에 전시된 사진을 볼 수 있어요. 교회 바로 위에는 3.1운동 100주년 기념관이 작년 6월에 3층으로 개관 됐습니다. 1층은 3.5만세운동이 어떻게 일어났는지에 대한 부분이, 2층은 3.5만세운동의 주역들의 모습이, 3층에는 그 날의 사건을 경험할 수 있는 체험관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 유연수>지금 군산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잖아요.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이 관광객들의 발길이 많아졌어요. 구암역사공원을 찾는 방문객들도 늘었나요?

◆ 김영만>계속 늘고있습니다. 호남뿐만 아니라 영남, 서울, 대전 등 전국에 걸쳐서 많은 분들이 찾아오고 계십니다. 특히 교인들이 단체로 방문하고 있습니다.

◇ 유연수>군산구암교회를 설립하신 전킨 선교사님을 기념하는 사업도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고요?

◆ 김영만>전킨 기념관을 건립하려고 하고 있고요 전킨 선교사님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 유연수>더욱 많은 분들이 이 곳을 방문해 당시의 아픔을 공감하고 선조들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기억하고 전승했으면 하는 마음인데요. 군산구암교회 담임목사님으로서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요?

◆ 김영만>기념관과 선교센터가 마련돼 있는데 많은 분들이 오셔서 보시고 ‘선교사님들의 사역의 영향력이 컸구나.’하는 점들을 알게 되면 좋겠고, 3.5만세운동을 통해 우리나라가 다시 주권을 찾고 회복되는 모습을 오셔서 보시고 자녀들에게, 후손들에게 널리 전파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유연수>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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