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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도 쉽진 않았지만…북미 '통 큰 합의' 이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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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김정은, 더 큰 담대함 보여야…성과 없으면 역풍 직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 마련된 회담장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백악관 제공) 2018/06/12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각각 육로와 하늘길을 이용해 하노이에 입성했다.

두 정상은 60여 시간의 기차여행과 지구 반 바퀴를 날아온 여독이 채 풀리기도 전에 어느 때보다 무거운 역사의 무게를 감당해야 할 운명이다.

지난해 싱가포르에 이어 하노이까지, 여기까지 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앞으로도 그 이상의 담대함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모든 것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아니, 오히려 더 큰 절망과 패배감을 부를지 모른다.

물론 실패한 정상회담은 없다고 한다. 8개월 만에 두 번째 회담을 하는 것은 나름대로 사전조율이 돼있고 뭔가 보여줄 게 있다는 뜻이다.

이른바 '영변 플러스 알파' 같은 대박이면 더욱 좋겠지만 정상회담이 열린 것 자체만으로도 성과라는 주장이 있다.

성공만큼이나 실패를 바라는 사람이 많은 엄중한 북핵 협상에서 '빅딜'이든 '스몰딜'이든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나아가야 그나마 살 길이 열린다는 얘기다.

하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치는 일말의 여유조차 허용하지 않는다.

내년 대선을 앞둔 미국이나 총선을 치르는 한국, 어떻게든 올 상반기 안에는 가시적이고 불가역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 기필코 역사의 후진을 막지 않는다면 반드시 역사의 보복을 받게 된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이번 회담에서) 아무리 성공적인 결과를 가지고 가도 한·미·일의 반대파들은 실패라고 얘기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미국 고위 당국자가 최근 북미회담과 관련해 "신속하고 아주 큼직하게(big bite) 걸어가야 한다"고 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광폭 행보'를 좋아하는 북한으로서도 나쁘지 않은 제안이다.

그럼에도 난마처럼 얽힌 양측의 불신을 푸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하지만 '트럼프-김정은' 조합이 만들어진 것은 천재일우의 놓쳐선 안 될 기회다. 문재인 대통령도 혼신의 힘을 다해 돕고 있다.

북미 정상이 과연 70년 적대의 불행한 역사를 갈아엎고 새 시대의 서막을 여는 통 큰 결단을 내릴지 세계의 시선은 지금 하노이로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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