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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직행' 김정은, 귀국길에 삼성 베트남 공장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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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또는 28일 전격방문?
27일에는 하롱베이 방문 가능
정상회담뒤 3월초 방문도 가능

삼성전자의 베트남 생산기지인 박닌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용열차를 이용해 베트남에 입국한 뒤 삼성전자 박닌 공장을 방문할 수도 있다는 전망과 달리 하노이로 '직진'하면서 방문의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삼성 공장에 언제 들르게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이 방문하기도 했던 베트남 전통의 관광지 하롱베이를 27일 방문할 것이라는 현지 보도를 감안할 경우 28일 박닌공장 인근에 있는 북한군 묘지를 방문하는 길에 들르거나 귀국길에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

현지시간으로 26일 오전 8시 20분쯤 중국과 베트남 국경도시에 있는 '동당'역에 도착한 김정은 위원장은 역앞에 도열한 베트남측 인사들의 환영을 받은 뒤 8시 24분쯤 평양에서 공수한 자신의 전용벤츠에 탑승했다.

현지 주민들에게 손을 흔드는 등 인사를 한 김정은 위원장을 태운 벤츠는 8시 27분쯤 동당역을 떠났고 현지시간으로 11시쯤 숙소인 멜리아 호텔에 도착했다.

동당역에서 하노이 멜리아 호텔까지는 도로상 거리가 189km로 보통때는 3시간 50분 가량 걸린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출발 2시간 반만에 논스톱으로 숙소에 도착했다. 베트남 정부가 동당역에서 하노이에 이르는 1번국도의 교통을 통제했기 때문이다. 물론 중간에 있는 삼성전자 박닌공장은 그대로 '패스'했다.

앞서 베트남 언론들이 현지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북측이 삼성전자 박닌공장 방문을 요청했다는 소식들을 전하면서 상성공장에 대한 전격 방문가능성이 전망됐지만 일단 이날 방문은 무산됐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의 삼성전자 공장방문은 언제라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김 위원장의 집사로 알려진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김 위원장의 방문전인 지난 17일 박닌성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 인근을 둘러본 것으로 전해지면서 김 위원장 삼성공장 방문의 예비단계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특히 베트남의 대표적인 산업단지로 삼성전자가 입주해 있는 박닌성 옌퐁은 베트남 전체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를 유치해 베트남 개혁개방의 상징이기도 한 곳이다.

비핵화를 통해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를 풀어낸다면 남은 과제는 경제개발이 될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삼성전자가 있는 박닌성 옌퐁 산업단지는 '벤치마킹 1호'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북한은 개성공단과 같은 남북의 경협도 있지만 주로 중소기업들로 이뤄진 개성공단 형태 보다는 대기업의 투자를 간절히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해 평양정상회담에 동행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회장 등이 참석한 식사 테이블에서 나왔다는 최룡해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이른바 '랭면 목구멍' 발언도 해프닝으로 마무리돼 가긴 했지만 그 속에는 재벌기업들의 대북 투자 압박하려는 심리가 작용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따라서 베트남 전 이후 남한 특히 삼성전자를 끌어들여 베트남 전체 수출의 25%를 맡긴 박닌성 옌퐁 산업단지가 김 위원장에게 주는 매력은 상당할 수밖에 없다.

김정은 위원장의 베트남 공장과 관련해 '요청받은 것이 없다'는 삼성전자의 공식반응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의 '베트남 삼성' 방문설은 여전히 강했고 26일 방문무산에도 불구하고 강한 가능성이 여전히 남는 이유이다.

이런 가운데 현지 언론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27일 하롱베이를 방문할 수 있다는 보도들을 내놓고 있다. 하롱베이는 하노이에서 동쪽으로 약 186km 떨어진 해안의 절경이다.

하롱베이는 김 위원장의 조부인 김일성 주석이 1958년 베트남 방문때 갔던 곳이기 때문에 할아버지 때처럼 이른바 '열차외교'를 펼치고 있는 김 위원장이 할아버지가 갔던 하롱베이를 다시 방문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북한 주민들에게 틀어주면서 '향수'를 자극할 수 있는 곳이다.

또 하노이에서 하롱베이로 가는 길에는 하이퐁이라는 항구도시가 있는데 이곳에는 LG전자 베트남 생산기지가 있는 곳이어서 삼성을 제외한 또다른 산업현장 방문으로 LG 하이퐁 공장을 방문할 수도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숙소인 멜리아 호텔에서 북한군 묘지가 있는 바짱까지 114km로 보통때는 2시간 59분 걸린다 /구글지도 캡처

 

다만 산업현장 시찰의 상징성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 박닌 공장 방문은 여전히 가능성이 살아 있다.

특히 박닌성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바짱'으로 알려진 베트남 박장의 북한군 묘지와도 아주 가깝다.

베트남을 국빈방문한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사망한 북한군 묘역을 방문하는 것이 북한 주민들에 대한 정치적 상징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국빈방문 기간 동안 이곳을 방문하는 것은 거의 필수라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박장은 삼성 공장이 있는 박닌 바로 옆으로 거리가 30.3km에 불과하고 평소에도 40분 정도 걸리는 아주 가까운 거리로 교통통제가 이뤄질 경우 10여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따라서 27일이나 28일 북미정상회담 중 시간을 내 북한군 묘지를 방문하는 계기에 삼성전자 박닌 공장을 방문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또 26일 오후 경기도 화성공장에서 방한중인 모하메드 UAE 왕세제를 직접 안내한 이재용 부회장이 베트남으로 가서 김정은 위원장을 안내할 시간도 충분한 상황이다.

다만 정상회담 기간 동안 방문이 어렵다면 회담이 끝나고 난 뒤 예를 들면 경제제재 해제와 같은 두툼한 성과물을 들고 평양으로 돌아가는 길에 삼성공장을 방문할 수도 있다.

현지 언론들이 김정은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이 끝나고 난 뒤인 3월초 쯤 삼성공장을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세기의 협상 와중에 현장 방문하기 보다는 경제개방 가능성이 열린 상태에서 보다 실질적인 방문을 계획한다면 정상회담 직후 귀국길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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