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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뉴스 이용마입니다"…참 언론인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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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 중 KBS 1TV '저널리즘 토크쇼 J'와 인터뷰
"파업 동참 안했다면 양심의 가책에 더 힘들었을지도"
"MBC 복직…그런 날 반드시 올 거라 항상 상상했다"
"엘리트 폐해 심각…'국민 대표단' 제도 활성화하자"
"언론인들 '누구 관점에서 기사 쓸지' 분명히 할 때"

이하 사진=KBS1 '저널리즘 토크쇼 J' 방송 화면 갈무리

 

"해고가 된 그날부터… 단 한 번도… (눈물) 다시 할게요…. 울지 않으려고 그렇게 다짐을 했는데…. 해고가 된 그 순간부터 단 한 번도 오늘이 올 거라고 의심한 적이 없어요. 왜냐하면 우리는 정당한 싸움을 했고… 정의를 위한 싸움을 해 왔기 때문에 반드시 오늘이 올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 지난 2017년 MBC 복직 당시 이용마 기자

지난 2012년 공정방송 사수를 위해 170일간 진행된 MBC 파업을 이끌다 해고된 뒤 암 진단을 받고 투병, 그 와중에도 방송 민주화를 위해 싸우던 중 5년 만인 2017년 복직한 MBC 이용마 기자가 카메라 앞에 섰다.

이 기자는 지난 25일 방송된 KBS 1TV '저널리즘 토크쇼 J'에서 지난 2012년 해직 당시를 회상하며 "분노하고 분개했다기 보다 오히려 담담했다. 쉽게 끝날 싸움은 아니라고 봤기 때문이다. 길게 갈 싸움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를 갖춘 상태였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파업 전면에 나서는 일을 외면하지 않은 지점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그런 질문을 많이 하는데 특별히 없다"며 말을 이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거고 지금까지 살아 온 방식이다. 그 당시 (MBC) 노조에서는 홍보국장으로 내려오라는 제안을 여러 사람한테 했다. 그런데 내려가면 파업이 불가피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홍보국장이 1순위로 해고된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다 거절했다."

이 기자는 "결국 가장 강성으로 분류되던 나한테까지 제의가 왔다"며 "그래서 결국 내려갔는데, 이미 그때는 마음을 먹고 있었기 때문에 특별히 그것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이 마음 먹기가 어렵지 일단 한 번 마음 먹고 나면 그 다음에는 되게 편하다"며 "만약 내가 그때 (동참) 안 했다면 양심의 가책을 받아서 무엇 하나 제대로 못 했을 것이다. 더 힘들었을지도 모른다"고 부연했다.

2017년 복직 당시 휠체어를 탄 채 사원증을 찍고 MBC에 들어간 데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원증 찍고 회사에 들어간 처음이자 마지막이 됐다. (웃음) 그런 날이 올 것이라고 항상 상상했고 기대를 했다. 반드시 올 것이라고…."

◇ "엘리트들이 국민의 민도 제대로 못 따라가고 있다"

 

앞서 이 기자는 지난 17일 병문안 온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기자는 "그동안 기자 생활을 20년 넘게 했고, 현장에서 대한민국 사회를 많이 지켜봤다. 그러면서 느낀 결론 중 하나가 지금 대한민국은 엘리트의 폐해가 너무 심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예를 들어 기자 생활을 하면서 경제부처 관료들, 혹은 검찰이나 법무부에 있는 검사들, 외교 공무원들, 이런 사람들을 개인적으로 만나서 얘기해 보면 다 똑똑하다. 그런데 문제는 이 사람들이 자기 조직 논리에서 한치도 못 벗어난다. 엘리트들 생각과 대중의 생각은 굉장히 거리가 멀다. 대한민국 국민의 민도는 굉장히 수준이 높아졌다. 그런데 엘리트들은 국민의 민도를 제대로 못 따라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그래서 국민 대표단 제도를 활성화하자는 것이다. 공론화위원회 형태로 몇 번 나타났는데 그 이야기를 (문 대통령에게) 했다"며 "이미 국민의 민도는, 평균은 무작위로 뽑아서 공론화위원회에 집어넣고 그분들이 국가의 중요한 정책 결정을 하도록 맡기더라도 이미 대한민국 웬만한 엘리트들보다 낫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도 공론화위원회를 활성화하자는 방안, 집단지성을 살려나가자는 방안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찬성하더라"라며 공영방송 운영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공영방송 사장을 뽑는 것도 그런 국민대표단을 뽑아 그들이 선출하게 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 공영방송은 간단하다. 국민이 주인이다. 공적으로 경영되는 방송이다. 공적으로 경영 되려면 그 회사가 특정 정권이나 집단의 눈치를 안 봐야 한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 공영방송은 말로는 국민이 주인이라고 하는데, 국민이 아무런 영향력도 행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기자는 "국민들이 공영방송을 통제할 수 있어야 되는 것 아닌가? 아래로부터 국민들이, 공영방송이 잘못하고 있다고 하면 사장이 물러나라든지, 그런 의견들이 반영되고 논의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물론 그 전에 국민들 뜻을 제대로 대변해서 방송할 수 있는 경영진이 먼저 선임돼야 한다. 그게 제일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 "기득권자들 관점에서 기사 쓸지, 다수 사회적 약자들 입장에서 쓸지 이제 정해야"

 

현재 공영방송이 얼마나 나아졌다고 보는가라는 물음에 그는 "그런 비판은 계속 제기될 것이다. 국민들의 생각이 딱 하나로 뭉쳐 있지 않다. 여러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기 마련"이라며 답을 이어갔다.

"그것이 굉장히 자연스러운 것이고, 그 와중에 일각에서는 잘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못한다고 비판하기도 하고, 그런 것들이 모아져 가야 한다. 그런 것들이 자꾸 쌓여 가면서 하나의 방향으로 갈 수 있다. 나는 그 초기 단계라고 생각한다. 이제 공영방송 정상화된지 얼마나 됐나. 불과 1년 남짓 아닌가. 그동안 5년 내지 길게는 10년 정도 회사가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다가, 이제야 제 목소리를 내면서 조금 제대로 돌아가려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시일이 걸리는 것이다."

이 기자는 "아마 여러 목소리가 나오고 비판도 많이 나올 것이고, 계속 시끄러울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민주주의다. 그런 것들을 모아가면서 한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그것을 듣기 싫다고 한쪽에서 잘라버릴 때 그것이 독재가 되는 것이다. 우리가 그걸 반대해서 싸웠던 것이잖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언론인들에게 "마음껏 나래를 펼쳐라. 자기들이 원하는 것 얼마든지 찾아서 해라. 다만 시각을 분명히 하자"며 "누구의 관점에서 쓸 것이냐다. 기득권자들의 관점에서 쓸 것이냐, 아니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사회적 약자들 입장에서 기사를 쓸 것이냐를 이제 정해야 한다. 그것을 분명히 하지 않으면 아마 '기레기'라는 소리기 계속 나올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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