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위 선생 흉상. (사진=허위 선생 기념과 제공)
구한말 의병장으로 일본군을 수차례 격파하고, 연합 의병 총대장으로 활약하는 등 항일무장투쟁을 이끌다 순국한 허 위(건국훈장 대한민국장) 의병장의 증손녀 허춘화씨(61세)가 오는 27일 한국을 방문한다.
국가보훈처는 25일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허 위 의병장의 후손 등 국외 거주 독립유공자 후손 초청 행사가 오는 27일을 시작으로 올해 총 3차례에 걸쳐 개최된다고 밝혔다.
올해 3차례에 걸쳐 초청될 국외 거주 독립유공자 후손은 총 2백여명이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열리는 첫 번째 초청행사는 오는 27일부터 3월 5일까지 6박 7일간의 일정으로 미국과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호주, 캐나다, 영국, 브라질 등 8개국 68명의 독립유공자 후손이 한국을 방문하게 된다.
먼저, 항일 무장투쟁을 이끈 의병장 허 위의 후손 방한이 주목된다. 허 위는 대한제국 군대가 해산되자 의병을 일으켰다.
전국 각지의 의병장들과 함께 13도 창의군 편성을 주도하고 연합 의병 총 지휘 등 항일 무장투쟁을 전개하다가 체포돼 1908년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했다.
전국 각지에서 3·1운동을 이끈 정문용, 김화영, 노원찬, 강기준, 허응숙, 상 훈, 최계립, 황운정, 오현경, 전성걸, 김연군 등의 독립유공자 후손들도 초청된다.
부부가 함께 독립운동을 한 권도인·이희경 선생의 후손도 방한한다.
또한, 외국인임에도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힘쓴 베델(Ernest T. Bethell, 영국), 에비슨(Oliver R. Avison, 캐나다), 스코필드(Frank W. Schofield, 캐나다), 쇼(George L. Shaw, 영국), 톰킨스(Floyd W. Tomkins, 미국)의 후손도 초청된다.
베델 선생은 대한매일신보, 코리아 데일리 뉴스를 발행,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과 만행을 세계 각국에 알렸다.
에비슨 선생은 세브란스 병원장, 연희전문학교 교장 등을 지내면서 의료교육에 공헌하고,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승인과 독립운동 지원을 대내·외에 호소했다.
스코필드 박사는 3·1운동의 실상을 증거사진과 함께 해외에 알렸으며, 제암리교회 학살사건, 서대문형무소 등 일제의 만행을 대외에 알렸다.
쇼 선생은 임시정부의 연락사무소 설치, 무기 운반, 군자금 전달, 국내와 임시정부 간 연락 등을 통해 임시정부를 지원했다.
톰킨스 목사는 1919년 4월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개최된 '제1차 한인회의'에서 한국 독립을 지지하는 연설을 했고, 서재필과 함께 한국친우회를 설립, 결의안 채택 등 미국 정부와 해외에 한국 독립의 국제여론화를 지원했다.
방한하는 독립유공자 후손들은 28일 서울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서대문형무소 역사관·독립기념관 관람, DMZ(비무장지대)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보훈처 관계자는 "한국을 방문한 후손들이 독립을 위해 헌신한 선조는 물론 대한민국에 대해 자부심을 느꼈으면 한다"며 "전 국민이 독립유공자의 공헌을 함께 기억하고 감사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