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음색요정' 박혜경이 어쿠스틱한 사운드와 특유의 유니크한 보이스가 어우러진 신곡 '반쪽'으로 돌아왔다. 정식 솔로곡을 발표한 것은 2014년 '서른이야'를 낸 이후 무려 5년여 만이다.
"많은 분들이 컴백을 반겨주셨어요. '음색깡패가 돌아왔다' '독보적이라는 건 이런 건가요' '언니 노래들으니 옛 추억이 떠올라요' '보헤미안 랩소디 같은 박혜경 영화 만들어야 한다' 등 수많은 댓글이 저의 마음을 움직였죠. 울컥하고 눈물이 날 정도로 감사했고요"
비록 5년여 만에 신곡을 내자마자 음원차트에서 대박이 터지는 영화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나, 박혜경은 '반쪽'으로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의 장르별(포크/블루스) 차트에서 상위권에 오르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관계자 분들이 캡처 화면을 보내주셔서 알게 됐어요. '어? 나를 기억해주는 분들이 아직 있고 노래를 들어주시는 분들이 있네' 싶었죠. 성적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저에게는 새로운 발견이었어요"
사실 박혜경은 2년 전, 데뷔 20주년 기념 프로젝트 '4가지 맛'을 진행하려고 했다. 하지만 계획대로 일이 풀리지 않았다. 그는 인디듀오 롱디와 함께한 싱글 '너드 걸'(NERD GIRL)로 프로젝트의 시작만 알린 뒤 오랜 시간 활동을 쉬었다.
"방황을 좀 했어요.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좋은 노래도 만나지 못했고요. 물론 더 많은 이유들도 있었지만, 그 이유들은 세월이 더 많이 흐른 뒤 이야기하고 싶어요"
프로젝트가 무산되는 아픔을 겪은 박혜경은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데뷔한다는 마음으로 이번 신곡을 준비했다.
"가수가 되기 전, 정말 좋아했던 팝 가수들의 노래를 토씨 하나 틀리지 않게 따라 부르며 연습을 했어요. 그러다가 저만의 색깔을 찾게 됐고요. 요즘 그 과정을 다시 하고 있어요. 데모곡을 20대 친구가 불렀는데, 그 느낌을 내고 싶어서 몇 번이고 다시 부르며 훈련을 했고, 곡을 완벽하게 숙지한 뒤 저만의 스타일로 다시 해석해서 녹음을 했죠"
'반쪽'은 박혜경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곡이다. 데뷔한지 20년이 훌쩍 넘었지만, 여전히 계속해서 발전 중인 가수이자 트렌디한 음악을 추구하는 가수라는 것을 알리는 곡이기도 하다.
"바이브레이션이 전혀 없고 미성이지만 탁성이 섞인, 흔히 말하는 가요창법과는 조금 다른 색깔의 음악을 하고 싶어서 더더를 만들고 솔로 행보를 걸었어요. 그런 면을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고요. 지금도 마찬가지로, 새로운 느낌의 음악을 하고 싶어요.
볼빨간사춘기의 음악을 들어보면 묘한 그루브가 있잖아요. 요즘 친구들의 그런 그루브가 너무 좋아요. 3~4곡 정도의 신곡을 또 준비하고 있는데 박혜경스러우면서도 올드하지 않은, 색다른 음악을 들려드리려고 해요"
'반쪽'으로 이제 막 다시 한 걸음을 뗐을 뿐이다. 박혜경은 급하지 않게 천천히 나아갈 생각이다.
"'저 컴백 했으니까 봐주세요' 하면서 억지 부리기 보단 10명, 30명, 50명 차곡차곡 다시 팬들을 불러 모으려고 해요. 신곡을 낸김에 콘서트를 해보는 게 어떠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마시멜로 이야기' 책에 나오는 성공 법칙처럼, 천천히 기다렸다가 마시멜로를 맛있게 먹어보려고요. (웃음)"
※ [인터뷰②] 박혜경 "윰댕에게 직접 섭외요청, 사칭인줄 알았대요"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