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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반대 주민, '원희룡 담화문' 조목조목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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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범도민행동 21일 기자회견
"절차상 문제 없다" 원 지사 발언에 "검토위 파행은 함구"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전형적인 4대강 토건 논리"

기자회견 모습. (사진=고상현 기자)

 

원희룡 제주지사가 담화문을 통해 제주 제2공항과 관련해 사실상 찬성 입장을 표명한 가운데 반대 주민과 시민단체가 반박 기자회견을 열어 조목조목 비판했다.

제주 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와 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은 21일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 지사가 국토부의 대변인으로 전락했다"며 담화문 내용을 문제 삼았다.

먼저 이들은 원 지사가 제2공항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발언한 부분과 관련해선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반대위는 "절차적 투명성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였던 사전타당성 재조사 검토위원회가 국토부에 의해 일방적으로 종결됐다"며 "원 지사가 이 문제를 일언반구 없이 함구했다"고 지적했다.

또 '제2공항 입지를 성산으로 선정한 사전타당성 용역 결과에 문제가 없다'고 밝힌 데 대해 "국토부의 입장을 앵무새처럼 반복했다"며 일축했다.

이들은 "신도 후보지 선정, 성산 후보지 군 공역 중첩 평가 누락, 안개일수 조작 등의 의혹에 대해 국토부든 재조사 용역팀이든 설득력 있는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현재 포화 상태인 제주공항 안전 문제로 제2공항 건설이 시급하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선 "제주공항이 위험한 이유는 최근 10년 사이 비행기 운항은 급증했는데도 관제 시설과 장비가 낙후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그런데도 올해 예산에 잡혀있던 관제탑 신축과 관제 장비 교체를 위한 580억원의 예산이 기획재정부에서 전액 삭감되고 말았다"며 "안전을 외치는 도지사는 무엇을 하고 있었냐. 안전 운운하는 게 가당하냐"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원 지사가 '제2공항 건설로 인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선 "전형적인 4대강식 토건 논리"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미 제주는 난개발로 땅값‧물가 상승 등 중병을 앓고 있다"며 "제2공항 건설을 통한 경제 활성화는 잠시 단맛에 취해 제주의 미래를 앗아버리는 길"이라고 말했다.

반대위는 "제2공항과 관련된 모든 의혹, 제주의 수용력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공항 확충 필요성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도민들의 논의에 부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처럼 원 지사가 도민의 목소리에 귀를 막고 국토부와 토건자본의 하수인 노릇을 자처한다면 더 이상 원 지사를 도민의 대표로 인정할 수 없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하게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원 지사는 20일 오전 도청 기자실에서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에 즈음하여 제주도민들에게 드리는 말씀'을 발표했다.

원 지사는 담화문을 통해 "정부로부터 확실한 보상과 제주의 이익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의견을 모으고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찬성과 반대의 입장에만 묶여서 도민들이 바라는 사항을 기본계획에 반영시키지 못한다면 이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지겠느냐"며 사실상 국토부의 제2공항 추진에 힘을 실어줬다.

또 "제2공항 입지선정과 관련해선 정부가 사업타당성 조사와 예비타당성 조사는 물론 국책사업 역사상 유례없는 재조사까지 하며 성산이 최적지임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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