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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원 흔들린 현대…빨리 지는 배구에 그친 '스피드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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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웅 감독 믿음에 부응하지 못한 이승원
세터 흔들리니 팀 전체가 휘청

현대캐피탈의 세터 이승원.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현대캐피탈은 최태웅 감독 부임 이후 '스피드배구'라는 분명한 팀 컬러를 갖췄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3시즌 동안 정규리그 우승 2회, 챔피언 결정전 우승 1회라는 분명한 성과를 거뒀다.

'스피드배구'는 흡사 축구의 '토털사커'와 같다. 로테이션에 상관없이 전원 수비, 전원 공격의 성격을 띤다. 다만 이같은 배구를 실현하기 위해선 세터의 능력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전제가 따른다.

리시브가 흔들리더라도 세터는 이를 빠르게 따라가 연결해야 한다. 활동량과 더불어 손목 힘도 중요하다. 리시브가 정확히 됐을 때는 정확하고 빠른 토스로 공격수들의 스피드를 살려줄 수 있어야 한다.

최태웅 감독은 노재욱(우리카드)을 바탕으로 '스피드배구'를 팀에 정착시켰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노재욱이 FA 전광인의 보상 선수로 한국전력의 유니폼을 입으면서 팀 컬러도 변화했다.

앞선 시즌과 달리 투박해진 현대캐피탈. 최 감독은 이승원에게 힘을 실어주며 안정화를 꾀했지만 경기력 불안은 여전했다. 신인 이원중이 경기에 나서는 시간도 늘면서 확실한 주전 세터 없이 경기를 운영한 현대캐피탈.

결국 최 감독은 14일 OK저축은행전에서 다시 '스피드배구'를 가동하겠다고 천명했다. 경기력 기복을 줄이고 이승원을 살려보겠다는 복안에서다. 그리고 OK저축은행을 완파하며 효과를 봤다.

하지만 전광인, 파다르 등 주요 선수들이 올 시즌 팀에 합류한 터라 '스피드배구'의 부활을 속단할 수 없었다. 사실상 진정한 시험대는 대한항공전이었다.

현대캐피탈은 18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대한항공과 '도드람 2018-2019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맞대결을 펼쳤다.

최 감독은 "선수들의 부상도 있고 6라운드와 더 나아가 포스트시즌을 위해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시기라 판단했다"면서 "현재 이승원에 모든 초점을 맞춰서 훈련하고 있다. 이승원이 좋아하는 빠른 플레이를 더 유지할 생각이다"라고 '스피드배구'를 고수할 뜻을 전했다.

이승원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상황. 하지만 이 경기에서도 이승원은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세터의 멘털이 중요한 '스피드배구'에서 이승원은 1세트에만 서브 범실 2개 포함 3개의 범실을 범했다.

공격수들의 부진을 얘기할 때도 세터도 자유로울 수는 없다. 세터가 상대 블로킹을 완벽하게 따돌리며 토스한 것을 공격수가 범실 했다면 지적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공격수가 처리하기 까다롭게 공을 올렸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현대캐피탈은 1세트를 허무하게 내줬고 2세트 역시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결국 이승원은 2세트 1-6으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이원중과 교체됐다. 3세트 역시 10-9에서 이원중에 자리를 내줬다. 주 공격수 파다르도 이승원보다 이원중과 더 좋은 호흡을 보였다.

주전 세터가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지 못한 현대캐피탈은 결국 3세트에서 먼저 세트 포인트에 도달하고도 허무하게 역전을 허용했다. 그리고 안방에서 세트 스코어 0-3(20-25 19-25 26-28)으로 고개를 떨궜다.

믿었던 이승원이 흔들린 현대캐피탈. 그들의 '스피드배구'는 빨리 패하는 배구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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