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대회 3연패를 달성한 야구대표팀 오지환이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호주 전지훈련지에서 카지노에 간 프로야구 LG 선수들이 엄중 경고 조치를 받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전지훈련 기간 해외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확인된 LG 선수단에 대해 심의했다.
상벌위는 해외 카지노에서 베팅에 참여한 차우찬, 오지환, 임찬규 등 3명에게 엄중 경고 조치를 내렸다. 또 선수단 관리 소홀의 책임을 물어 LG 구단에 500만 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KBO는 이번 사안이 형법상 처벌 대상은 아니지만 클린베이스볼 정신에 위배된 품위 손상 행위인 것으로 판단해 야구 규약 제151조에 의거해 이와 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방안 등을 심도있게 검토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KBO는 사행성 오락 게임의 클린베이스볼 위반 여부 판단에 대해 구단과 시행세칙을 논의해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좌완 차우찬을 포함해 내야수 오지환과 우완 심수창, 임찬규 등 LG 선수 4명은 지난 11일 구단 스프링캠프가 진행 중인 호주 시드니의 카지노에 들러 약 40분을 머물다 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진이 야구 커뮤니티 등에 돌면서 논란이 일었다.
LG 구단은 이에 대해 차우찬이 우리 돈 40만 원 정도로 카드놀이를 했다며 단순한 오락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 일부에서 제기된 수천만 원 베팅설은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일본 진출 첫 해 한신을 일본시리즈 준우승으로 이끈 '끝판대장' 오승환(왼쪽)이 2014년 11월 7일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를 벌이던 삼성 임창용과 인사를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KBO가 이번 결정을 내린 것은 예전 오승환(콜로라도), 임창용 때와는 다르다. 2016년 1월 KBO는 2014년 11월 마카오 카지노에서 도박을 했던 이들에 대해 KBO 정규리그 50% 출장정지 중징계를 내렸다.
다만 당시 오승환, 임창용은 4000만 원대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로 검찰 수사까지 받았다. 이후 검찰로부터 벌금 700만 원에 약식 기소됐다. 수천만 원대의 거액을 베팅한 데다 기소까지 되면서 KBO도 중징계를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LG 선수들의 경우는 형법상 도박이 아닌 오락 행위로 간주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 KBO도 법률적 검토 끝에 "형법상 처벌 대상은 아니기에 엄중 경고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어쨌든 공인으로 여겨지는 프로야구 선수 신분으로 카지노에 출입한 것은 부적절한 처사가 분명하다. 특히 오지환은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국가대표 병역 논란의 핵심이었다. 많은 국민들의 비판을 받은 상황에서 또 다시 구설수에 오른 점은 깊이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