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제주에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사업장 이전 방식으로 규모를 크게 키우면서 제동을 걸기 위한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카지노 감독과까지 만든 제주도는 제도개선안을 준비하고 있고 도의회는 대형화를 원천 차단하는 조례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지만 관련 업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제주에는 외국인만 출입이 가능한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8개 있다. 전국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절반이 제주에 몰려 있고 이미 포화상태라는 지적이 많아 제주도에서 신규로 영업허가가 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이때문에 기존 카지노를 인수해 사업장을 이전하는 방식으로 규모를 키우는 꼼수가 등장했다. 특히 제주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중국 자본의 관심이 높다.
실제로 '하얏트리젠시 제주호텔 카지노'를 인수한 랜딩카지노는 면적을 7배나 늘려 제주신화월드로 옮긴 뒤 지난해 3월부터 영업하고 있다.
신화월드는 중국자본인 람정제주개발이 운영하는 곳으로 면적을 803㎡에서 5581㎡로 늘리는 바람에 우리나라에선 2번째로 큰 카지노가 됐다.
중국 녹지그룹이 시행사인 제주시 노형동 드림타워에도 대형 카지노가 추진되고 있다.
드림타워를 독자 운영하게 될 롯데관광개발이 파라다이스 제주롯데 카지노를 인수해 드림타워로 이전할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다.
'카지노 인수 후 이전'이라는 방식이 제도적 허점을 노린 꼼수라는 지적에 따라 제주도는 제도개선안 마련에 나섰다.
제주도는 '카지노산업 영향평가 제도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을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해 오는 3월 마무리한다.
외국인 카지노의 신규허가와 변경 허가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카지노의 난립과 대형화를 막기 위한 제도개선안이다.
제주도는 용역이 마무리되면 카지노 관련 조례를 개정해 엄격한 심사와 신중한 허가를 위한 기준으로 삼을 방침이다.
대규모 개발사업 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를 받는 것처럼 카지노 변경 허가를 할 때도 그에 부합하는 기준에 따라 심사를 하겠다는 것이다.
제주도에서 카지노 관련 제도마련이나 관리 감독은 지난 2015년 도청 직제로 신설된 카지노 감독과가 맡고 있다.
하지만 카지노 감독과는 특정 카지노 업체에 인사 청탁을 한 혐의로 일부 공무원들이 지난 1월 불구속 기소돼 물의를 빚고 있다.
이상봉 제주도의원.
제주도가 카지노 관리 감독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 속에 도의회는 카지노 이전과 대형화 꼼수를 원천 차단한 카지노 조례 개정안을 지난 7일까지 입법예고했다.
이상봉 도의원(제주시 노형동을, 더불어민주당)이 만든 '제주도 카지노업 관리 및 감독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이 그것이다.
개정안은 현행 카지노사업장 변경 허가 범위를 기존 영업장 소재지 건물의 대수선이나 재건축, 멸실 등에 따른 불가항력적인 사항으로 한정했다.
카지노를 인수하고 나서 사업장을 옮기려면 신규 허가와 동일한 절차를 거치도록 한 것이다.
이 의원은 단순한 이전 변경을 통해 카지노 영업장 대형화가 이루어지는 현재의 제도적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규제 장치로, 기존 카지노 사업장 매입 후 변경허가를 통해 카지노를 대형화하려는 시도를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주도는 이전을 통한 대형화를 원천 차단하는 것이 상위법에 저촉되는지를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와 제주 카지노업체의 반발도 거세다.
카지노협회는 도의회에 낸 의견서에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이전을 사실상 원천봉쇄하는 내용의 조례 개정안은 제주도 관광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관광산업 육성 및 진흥이라는 상위 규범의 입법 목적에도 반한다"고 비판했다.
카지노협회는 또 "카지노 사업자의 영업장소 선택권 박탈은 목적 달성의 수단이 지나치게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과잉금지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카지노 조례안 입법예고 기간 모두 34건의 의견이 접수되는 등 카지노 대형화 원천 차단을 둘러싼 논란도 거세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