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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대지 않고 고급스럽게 분위기 주도하면, 당신은 '인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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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 중심 네트워크화가 만든 '인싸' 현상
일반적 트렌드를 주도하는 사람 가리키기도
핵심도구는 SNS,트렌드세터,줄임말 애용
SNS 문화의 단점 '배제의 논리' 꼭 닮아
선택적 인간관계의 시대가 보여주는 단면
한국사회 모순이 SNS로 들어와 인텐시브화
연출된 삶 보여주며 맺는 인간관계 부질없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15~19:55)
■ 방송일 : 2019년 2월 15일 (금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이택광 (경희대 교수), 장강명 (소설가)


◇ 정관용> 금요일마다 다양한 사회문화 현상들. 잡학하고 박식하게 수다 떨어보는 시간. 리앤장의 금요살롱. 오늘도 경희대학교 이택광 교수, 소설가 장강명 씨 나오셨어요. 어서 오십시오.

◆ 이택광> 안녕하세요, 이택광입니다.

◆ 장강명> 안녕하세요, 장강명입니다.

◇ 정관용> 오늘 유행어 하나 가지고 이야기를 할 텐데. 한 취업포털사이트에서 2018년 유행어에 관한 설문조사를 했어요. 1등이 소확행. 이 정도는 이제 모르는 분 거의 없을 거예요. 작지만 확실한 행복 이런 건데. 2등이 갑분싸예요, 갑분싸. 무슨 뜻인지 아세요?

◆ 장강명> 갑자기 분위기 싸해지는 거 아닙니까? 제가.

◇ 정관용> 원래 아셨어요?

◆ 장강명> 얘기를 많이 들어서 지적을 당해서 뭘 농담을 하면 갑분싸 갑분싸 이러더라고요.

◇ 정관용> 장강명 작가가 농담하면 분위기가 싸해져요?

◆ 장강명> 갑분싸가 됐을 때 그거를 상황을 반전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넘어가라고 하더라고요.

◇ 정관용> 장강명 작가가 농담하면 갑자기 분위기 싸해지는 이유가 뭐예요?

◆ 장강명> 저 자신은 그냥 저의 어떤 지적수준이 굉장히 우월, 뛰어나서. 또 싸해지는 것 같네요. (웃음)

◇ 정관용> (웃음) 정말 싸해지네요. 오늘의 주제는 갑분싸가 아니고 3등이에요, 3등. 거기서 조사했더니 3등이 인싸였대요, 인싸.

◆ 이택광> 이것도 싸네요. 싸인데 좀 다른 뜻이죠.

◇ 정관용> 이건 무슨 뜻이에요.

◆ 이택광> 인사이더의 준말로 쓰이고 있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인사이더와는 다른 뜻이죠. 거기서 왔어요, 오기는 왔는데 인싸라 그러면 쉽게 말하면 요즘 잘 나가는 사람이라는 뜻인데 이게 정확하게 말하면 어떤 그런 동호회라든가 또 모임이라든가 이런 데 굉장히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고. 굉장히 종합적인 뜻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눈에 잘 띈다는 또 리더십이 있다 또는 사람들과 잘 어울린다. 그렇다고 해서 이 사람이 막 여러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기 위해서 뭔가를 하고 이런 게 아니고 그냥 가만히 있어도 돋보이는 사람. 굳이 이제.

◇ 정관용> 원래 성격이 그런 사람?

◆ 이택광> 사자성어로 하면 군계일학 같은 사람이에요.

◇ 정관용> 그 정도까지?

◆ 이택광> 그 정도의 느낌을 준다고 볼 수 있어요.

◇ 정관용> 그런데 일단 성향이 여러 모임에 참여하는 것을 좋아하고 이런 사람이어야 될 거 아니에요.

◆ 이택광> 그렇죠. 그런데 반드시 또 너무 거기에서 나대도 안 됩니다. 나대도 안 되고 뭔가를 가만히 있어도 그 사람에게 뭔가 조언을 구하면 굉장히 이제 고급정보가 나오고 그 사람이 무슨 일을 해야지만 좀 다른 사람들이 이득을 취할 수 있고 이런 정도가 돼야 되는 거예요.

◇ 정관용> 그게 인싸예요?

◆ 이택광> 안 그러고 와서 그냥 밥사주고 그냥 또 과거처럼 지갑 여는 선배처럼 행동한다고 인싸가 되는 것도 아니에요.
이택광 경희대 교수,장강명 소설가(사진=CBS 시사자키 제작진)

 


◆ 장강명> 옛날에 인기인이라고 부르던 거 아닙니까? 동호회 인기인이다.

◆ 이택광> 인기라는 게 과거에는 우리가 예를 들어서 밥을 잘 사주고 술을 잘 사줘도 인기인은 됐잖아요. 인싸는 상당히 거기 비한다면.

◇ 정관용> 한 단계 높은?

◆ 이택광> 고급스러운 이런 이미지가 있어야 돼요.

◇ 정관용> 인싸의 반대말은 뭐예요?

◆ 장강명> 아싸.

◆ 이택광> 아웃사이더. 인사이더에 들지 못하는 사람들. 이게 말이기 때문에 지금 또 많은 패러디가 양산돼서 또 인싸라는 말이 또 약간 반대의 뜻으로도 쓰입니다. 그래서 이게 잘 모르면 실수할 수가 있어요. 예를 들어서 군대 가면. 군대 가는 후배에게 군대 가면 총을 PX 가서 사야 된다 그러면 총을 사들고 가면 인싸가 된다 이런 농담들 할 때 이 인싸라는 것은 사실 반대말이죠.

◇ 정관용> 바보네요.

◆ 이택광> 바보가 되는 거죠. 고문관이 되잖아요.

◆ 장강명> 그 개그는 50년째 나오는 개그네요.

◆ 이택광> 이게 썰렁개그인데. 이게 반대로 쓰이는 거죠. 그러니까 이걸 하면 네가 인싸가 돼라고 하지만 사실 그렇게 인싸가 될 수 없다는 뜻이잖아요. 그러니까 다른 사람이 인싸가 되는 걸 조언해 줄 없다. 그냥 인싸가 되는 법을 가르칠 수가 없다는 거죠.

◇ 정관용> 그나저나 이택광 교수랑 장강명 작가는 인싸예요, 아싸예요?

◆ 이택광> 장강명 작가는 인싸가 아닐까요. (웃음)

◆ 장강명> 저는 딱 보면 아싸같지 않습니까? 어디를 가도 이렇게 중심에 안 나서고 흔히 친목질이다 하는 일에서 멀어져 있고 어디 구석탱이 앉아 있고 우울합니다.

◇ 정관용> 농담하면 갑분싸 되고.

◆ 장강명> 그렇죠. 가끔 용기내서 농담하면 분위기 싸해지고.

◆ 이택광> 그런데 그 갑분싸 때문에 인싸가 될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장강명 작가가 나타나면.

◇ 정관용> 잘 모르겠네, 무슨 뜻인지.

◆ 이택광>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어떤 분야에서 그 사람이 빠지면 뭔가 안 되는 거.

◇ 정관용> 이택광 교수는 인싸예요, 아싸예요?

◆ 이택광> 저를 인싸로 봐주시는 저의 팬들이 있기는 있죠.(웃음) 팬들이 인싸를 만들어줍니다. 그러니까 별로 인기는 없는데 이 사람이 없으면 안 되는 약방의 감초 같은. 그러니까 반드시 인기가 있다고 인싸가 되는 것은 아니에요.

◆ 장강명> 존재감, 사교성. 어떤 네트워크의 중심이기도 하고.

◆ 이택광> 하지만 다 드러나지는 않아요. 그 사람이 리더지만 나대고 이렇게 내가 리더처럼 행동하지 않는다.

◆ 장강명> 준 연예인이기도 하고.

◇ 정관용> 영어로 인플루언서?

◆ 이택광> 정확히 말하면 그거죠. 그러니까 변하지 않아요.

◇ 정관용> 영향력 있는 사람.

◆ 이택광> 많은 사람들이 이 사람을 알지는 못하지만 이 사람이 분위기를 주도하고 가치를 주도하고 패션을 주도하고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거죠. 그런 사람을 인싸라고 합니다.

◇ 정관용> 최근에 혼밥, 혼술, 나 혼자 산다 이런 게 유행이었었는데 그거와는 좀 반대되는 거네요.

◆ 이택광> 그렇죠. 그렇지는 않죠. 무조건 혼자 된다고 해서 또 인싸인 것도 아니고 여러 사람과 많이 어울린다고 해서 인싸도 아니고 거기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어야 된다는 거죠.

◆ 장강명> 잘 모르겠더라고요. 대개 핵인싸라고 불리는 분들이 또 막상 자기 SNS 계정에는 혼자 우울하게 칵테일 한잔 즐기는 사진 같은 거 올리시기도 하고.

◆ 이택광> 핵인싸가 되고 싶어하는 거죠. 그런데 쉽게 될 수가 없는. 그러니까 내가 되고 싶다고 될 수도 없고 그런 어떤 남들이 가지지 못한 어떤 능력을 갖고 있어야 되는 거죠.

◇ 정관용> 어떤 매체에서 인싸의 기준이 있대요. 첫 번째는 인터넷 주소창에 인스타그램이 바로 뜬다. 인스타그램은.

◆ 이택광> 검색을 많이 해 본다는 거죠.

◇ 정관용> 인스타그램 안 하는 사람은 인싸가 되기 어렵다는 거죠,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 이택광> 딱히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 정관용> 두 번째는 차림새가 최신 유행에 걸맞는다.

◆ 이택광> 그건 가능하죠. 항상 트렌드를 주도하니까.

◇ 정관용> 세 번째, SNS 인기장소에서 시간을 보낸다.

◆ 장강명> 여기의 인싸는 약간 트렌드세터 같은.

◆ 이택광> 제가 볼 때 트렌드세터 분위기인데 물론 인싸는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데 저걸 주도하는 사람이죠.

◇ 정관용> 이택광 교수는 인싸를 너무 협소하게 보는 것 같고 또 대중들은 인싸를 좀 더 넓게 보는 것 같아요.

◆ 이택광> 그런데 인싸가 대중화되면 대중화된 거라고 봐야죠. 그래서 지금은 대중적인 용어로 쓰이니까.

◇ 정관용> 네 번째 특징이 줄임말 등 유행어를 쓴다 이런 거거든요. TMI '투 머치 인포메이션 너무 많은 정보'. JMT, '정말 맛있다' 이런 뜻. 이런 것들을 많이 사용한다는 건데 지금 대체로 몇 가지 특징을 보면 SNS와 떼려야 뗄 수 없어요. 인스타그램도 그렇고 SNS 인기장소도 그렇고 뭐 유행어나 이런 것도 대부분 SNS를 통해서 유통되니까. 결국은 인싸라는 열풍이 나온 것의 배경에는 그 SNS 세상, 이게 있지 않을까요. 장 작가 어떻게 보세요.

◆ 장강명> 저는 아까 정 선생님께서 혼밥, 혼술 말씀하신 거하고도 좀 연결을 지어서 생각이 드는데요. 어떤 거냐 하면 이제 선택적 인간관계의 시대가 온 것 같아요. 우리가 사람마다 또 자기 성격도 있겠지만 상황마다 또 대상에 따라가지고 이 사람하고는 친밀하게 소속감을 느끼면서 이 사람들하고는 어울리고 싶고, 거기서는 인기를 얻고 싶고, 어디서는 자유롭고 싶고, 간섭 안 받고 싶고, 이거를 고를 수 있는 그러한 시대, 그러한 세대가 생긴 거 같거든요.

그래서 특히 이제 SNS라는 거는 자기의 대인관계를 굉장히 선택적으로 보여주는 거니까 자기가 거기서는 이제 숭배자들이 많고 자기하고 어떤 동질적인 취향을 가진 사람들한테 인기가 많은 모습을 연출하고 싶기도 하고 그게 연출이 잘 된 사람을 부러워하기도 하고 그런가 하면 실제 생활에서는 부장님이 같이 밥 먹으러 가자고 할 때 저거 싫다, 어디 카페 가서 그냥 나 혼자 밥 먹고 오고 싶다. 오늘은 나 그냥 어디 그냥 학교 학과 학생들하고 어울리고 싶지 않고 혼자 그냥 있고 싶다, 혼카페 혼술 하고 싶다. 이런 것이 가능해진 거 같고. 그런 연출에 대한 압박 또 그걸 선택하고 싶은 어떤 원래 이 폭이 넓어지면 또 고민이 많아지지 않습니까? 그런 게 인싸 열풍의 하나 아닐까. 그리고 SNS는 그 도구 아닐까. 그런 생각이 좀 듭니다.

◆ 이택광> 저는 자기계발 시대 있었잖아요. 한 10년 전쯤.

◇ 정관용> 그런 책이 많이 팔리던 시절.

◆ 이택광> 지금도 자기계발서는 많이 팔리죠. 그런데 이제 그게 자기계발을 아무리 해도 잘 안 된다는 그런 인식들이 또 확산되고 그러면서 거기 보면 자기계발서에 되게 제일 중요한 자기 능력을 강화하는 방법 중의 하나가 네트워크를 만들라는 거죠.

◇ 정관용> 네트워크.

◆ 이택광> 그런 걸 만들라는 얘기가 있어요. 그런데 이제 최근에 보면 지금 젊은 세대들 같은 경우는 과거처럼 동문이라든가 혈연이라든가 지연이라든가 이걸 중심으로 해서 모이지 않죠. 주로 취미라든가 자기의 관심사항이라든가. 인스타그램도 그런 걸 볼 수 있는데 취향이라든가 가치 그런 걸 중심으로 모이게 되는데 거기에 SNS가 큰 역할을 한다고 저는 생각을 하고. 사회화되는 과정에서 SNS가 굉장히 밀접한 관련이 있는 거죠. 그래서 이게 과거와는 다른 어떤 세대의 그런 가치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 같고 그게 인싸 같은 현상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어요. 내가 예를 들어서 군산 같은 데를 놀러를 갔는데 여기에서 뜨고 있는 식당이 어디일까, 또 뜨고 있는 카페가 어디일까. 이런 게 궁금하잖아요. 그러면 군산에서 인싸를 쳐보면 군산의 카페들이나 이런 데서 거기를 가야 되는 곳이 나온다는 거죠. 이런 식이에요, 그러니까. 그래서 그 사람의 인스타그램이나 또는 트위터 같은 걸 팔로잉을 하면서 정보를 얻게 되고 이런 식이죠. 그래서 이 사람은 결국 그런 정보를 줄 수 있는 그런 사람들. 그러니까 역시 그 안에서 어떤 리더십이나 이런 걸 발휘해야 되고 또 많은 경험이라든가 호기심이 많아야 되고 이런 게 전제가 되는 건데 그게 결국 자기계발과 연결되는 거죠.

◆ 장강명> 궁금하기도 한 게요. 아직까지 그래도 이제 SNS 이용자들이 젊은층이 많잖아요. 그래서 그런 이용자 특성하고 상관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장강명> 나이가 들면 들수록 어떤 인간관계에서 양보다 질을 추구하게 되는데 아무래도 어떤 종류의 SNS 특히 이제 인스타그램 같은 좀 비교적 젊은 사람들이 많이 쓴다고 하는 거에서는 그런 좀 팔로워가 많고 영향력을 많이 발휘하는 사람인 것 같은 사람에게 더 이제 관심이 가게 되고 이건 그 이용자 특성하고 조금 관련이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우리가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같은 게 이제 유행하게 되면서 특히 유튜브 같은 데는 이제 완전히 스타까지 여기서 배출되잖아요. 그렇지 않습니까?

◆ 장강명> 그렇죠.

◇ 정관용> 거의 연예인이 거기서 창조되기도 하고. 그런데 이제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같은 데는 아직 유튜브 정도까지 대중적 매체화되기보다는 소통의 창구가 되는데 그 소통의 창구 중에서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면 유달리 사람들이 많이 보는.. 또 인스타그램에 사진이나 뭐 이런 것들을 올리면 그 사람 거는 유달리 많이 따라가서 보는.. 이런 사람들이 생기거든요. 아마 그런 걸 이 사람은 인싸 이렇게 또 부르기 시작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해요.

◆ 이택광> 그게 은밀하게 그러니까 용어를 정의하기 어렵죠. 지금 금방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은 대체로 그렇게 받아들여지고 있고요. 원래 인싸라는 것은 제가 말씀드렸지만 그러한 일반적인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는 사람인 거죠. 그런 사람을 인싸라 부르다가 지금 이렇게 된 거고 지금은 또 많이 의미가 파생적인 의미들이 많이 생겨가지고 금방 말씀하신 그런 내용들도 포괄하고 있는 것 같아요.

◆ 장강명> 외모건 말재주건 또는 글 쓰는 실력이든 인간적 매력이 있는 사람에게 관심 가고 눈길 가는 거 이건 인간 본성이잖아요. 그런데 SNS 시대에서는 그게 이제 굉장히 멀리까지 커질 수 있으니까 더 도드라지는 것 같고 이게 문제가 그거 자체는 인간 본성이고 어디까지 막을 수는 없는데 우리가 사람 사는 게 무대 위에서 사는 건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그걸 어떻게 연출하려고 압박을 한다든가 이게 자기의 모든 것을 공연처럼 보여주려고 한다든가 부질없는 짓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이게 그 열풍이 지나치면 마치 거기서 빠지면 안 될 것 같은.

◆ 이택광> 잘못된 것 같은.

◇ 정관용> 최소한 거기 한 발이라도 걸쳐야 될 것 같은 이런 강박관념을 주게 되는데 그건 좀 곤란하다 이런 얘기인 거죠?

◆ 이택광> 결국 이것도 인맥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그리고 결국 인싸가 구성되면 그 인싸 중심으로 이제 쉽게 말하면 유대가 만들어지는 거죠. 인싸 쪽에 가까이 있는 사람과 가까이 없는 아싸가 돼버리면 내가 그 모임에서 왕따가 되는 거예요. 이런 것들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이것도 결국 SNS 문화가 가지고 있는 단점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배제의 논리가 있는 거죠.

◆ 장강명> 약간 거기서 한국 사회의 특성도 들어가는 것 같고 현대사회의 특성도 들어가는 것 같은 게요. 일단 한국사회가 집단주의 문화가 있고 남들이 뭘 다 할 때 그걸 안 하면 안 될 것 같은 그런 분위기라든가 또 이제 남의 시선 굉장히 의식하는 문화 있잖아요. 그런 거 좀 가미되는 것 같고요. 그다음에 아까 자기계발 얘기하고도 조금 이어지는 것 같은 게. 현대 사회가 좀 최근 일인데요, 역사적으로 보면. 외향성이 뛰어난 사람들을 이제 되게 찬미합니다. 성공하는 사람, 도전하는 사람, 협상 잘하는 사람. 이런 사람들을 본받을 사람들로 롤모델로 제공을 하고 내성적인 사람, 차분한 사람 이런 사람들을 그렇게 뭐 조명을 잘 하지는 않죠.

◇ 정관용> 집단주의와 외향주의 이런 것이 결합돼 있는, 남의 눈치보기 이런 게 결합돼 있는 이런 게 함께 나와 있다.

◆ 장강명> 그렇다고 봐야죠.

◆ 이택광> 결국 우리 한국사회 가지고 있는 모순이 SNS로 들어오게 되면 굉장히 인텐시브해지는 거죠. 굉장히 집중적으로 바뀌고 극단적으로 바뀌고. 이런 것들이 있기 때문에 결국에 SNS의 문제는 제가 볼 때 사회문제예요. 사회문제가 더 극단화되는 거기 때문에 사회문제가 없다면 그런 문제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SNS도 사실은 뭐 그런 문제가 없겠죠.

◇ 정관용> 사실 안 하면 되는데 SNS를.

◆ 이택광> 그렇죠. 사실 SNS를 끊으면 SNS 다이어트라는 말도 요즘 나오는데 소셜네트워크 다이어트라고 그러죠. 그러니까 저는 그게 굉장히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역시 SNS를 끊는 것도 인싸가 아닐까 싶어요, 지금 현재에서는. 인싸가 되고 싶으면 SNS를 끊는 거죠.

 


◇ 정관용> 저는 끊는다기보다 아예 시작을 안 했기 때문에. 트위터부터 시작을 안 했어요. 페이스북도 안 하고 인스타그램도 하고 아무것도 할 줄 몰라요.

◆ 이택광> 그게 어떻게 보면 세상에서 사라질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 정관용> 편하게 삽니다, 그게.

◆ 장강명> 뉴미디어는 안 하시지만 올드미디어의 강자이지 않습니까?

◆ 이택광> 올드미디어 인싸라서. (웃음)

◆ 장강명> 올드미디어 인싸시군요. (웃음)

◇ 정관용> 이런 글이 또 하나 있더라고요. 하도 인싸 열풍 일고 하니까 자기 혼자 운동하려고 헬스클럽 등록해서 혼자 운동하고 싶었고 수영장 가서 수영 혼자 하려고 했는데 이게 무슨 내가 조기축구회 가입한 게 아니잖아요. 그런데 헬스장 가면 마주치는 사람들이 자꾸 모임 만들자, 밥 먹자. 수영장에 같이 있는 분들이 모임 만들자, 같이 밥 먹자 막 이런다는 거예요. 그리고 거기 회비 안 내면 왕따 시키려고 그러고. 이런 건 문제죠.

◆ 이택광> 이건 혼자 가서 운동을 하고 있으면 꼭 다가와가지고. 모임에 가입해라 이렇게 강요하는 경우 많다고 하더라고요.

◆ 장강명> 이건 SNS하고는 상관없는 한국의 집단주의 문화, 한국의 인싸문화라고 할까요. 그거네요.

◆ 이택광> 그건 약간 옛날식 인싸네요.

◆ 장강명> 이게 그런데 사르트르가 한 말 중에 그런 말이 있지 않습니까? 타인은 지옥이라고. 이게 꼭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고 프랑스에서 사르트르쯤 되는 사람이 타인은 지옥이라고 했으면 얼마나 타인이 지옥입니까? 대인관계라는 게 다 어느 정도는 압박이고 압력이고 불편하고. 어떨 때는 그러다가도 그립고 어떨 때는 외로워지고 싶고. 사람 뜻대로 잘 안 되는 거 같아요.

◇ 정관용> 알겠어요. 그러니까 인싸열풍을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지만 모두가 혼자 있을 자유를 존중해 주는 인싸 열풍은 괜찮다.

◆ 장강명> 좋은 말씀입니다.

◇ 정관용> 그 정도 해 주면 될 것 같고.

◆ 장강명> 역시 올드미디어 인싸.

◇ 정관용> 한마디. 인싸 열풍에 대한 이택광 교수 한마디?

◆ 이택광> 저는 인싸는 외로움인 것 같아요. 외로워서 인싸가 되려고 하고.

◇ 정관용> 그럴 듯하네요.

◆ 이택광> 인싸가 되면 또 외로워지고.

◇ 정관용> 장강명 작가의 또 한마디?

◆ 장강명> 인간관계는 양보다 질입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이택광> 좋습니다.

◇ 정관용> 마무리 합시다. 리앤장의 금요살롱. 경희대학교 이택광 교수, 소설가 장강명 씨였어요. 수고하셨습니다.

◆ 장강명> 감사합니다.

◆ 이택광>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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