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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 올라서자 금강산이 한눈에…텅 빈 화기진지에는 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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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2-1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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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병력·화기 철수했지만 원형 보전하기로 한 강원 고성GP
유엔사와 태극깃발 내려지고 화기와 수류탄 보관됐던 탄약고 텅비어
전기·수도 등 생활시설 모두 철수…내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깜깜
군 관계자 "평화 분위기 지속될 수록 더욱 경각심 갖고 근무"

'9.19 남북 군사합의'에 따른 비무장지대(DMZ) 내 시범 철수 감시초소(GP) 가운데 역사적 가치를 고려해 원형을 보존하기로 한 강원도 고성 GP를 13일 국방부가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대한민국 최동북단에 위치한 고성 GP는1953년 정전협정 체결 직후 최초로 설치된 곳으로 북한 GP와의 거리가 580m 밖에 되지않아 남북이 가장 가까이 대치하던 곳이다. 현재 이 곳은 장비와 병력을 철수하고 작년 11월 7일을 마지막으로 DMZ 경계 임무는 공식적으로 종료된 상태다. (사진=공동취재단) 확대이미지

 

지난 13일, 귀순자 유도 완전작전을 기념하는 팻말이 세워진 통문을 지나 화기와 병력을 철수했지만 역사·문화재적 가치가 있다고 보고 원형을 보존하기로 한 대한민국 최동북단에 위치한 강원 고성GP에 올랐다.

340미터 고지에 있는 GP로 올라가는 도로는 가팔랐고 산 중턱에는 2주전에 내린 눈이 쌓여 있었다.

과거 유엔사기와 태극기가 걸려있었던 GP 초소앞 게양대는 비어 있었고 초소 입구 오른쪽으로는 GP 철수 상호 공동검증 당시 개설한 오솔길이 북측 GP까지 연결돼 있었다.

오솔길 중간 군사분계선에는 남북이 서로 만나기 위해 표시를 해두었던 황색 깃발이 여전히 꽂혀 있었다.  

초소 앞에는 북한군의 의거를 환영한다는 팻말이 붙어 있었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이 귀순하면 팻말에 부착된 통 안의 백색 수기를 들고 통문까지 이동하도록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굳게 닫힌 초소 문에는 '철통경계' 라는 글자가 부착돼 있었고 4미터 정도의 초소 철문은 상하 2개의 큰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었다.

초소 건물은 상·하부로 나눠져 있는 형태로 1층은 생활관과 식당, 화장실, 무기고 등으로 이뤄져 있었다.

상부는 4층 형태로 된 감시탑과 병사들이 쉴 수 있는 간이 공간, 체력단련실, 공용화기 진지, 방호벽 등으로 구성됐는데 상층부는 내린 눈이 녹지 않고 쌓여 있었다.

초소 상층부 화기진지에는 총 거치대와 모래주머니 등만 남아 있고 거기에 먼지의 두께가 더해지고 있었다.

'9.19 남북 군사합의'에 따른 비무장지대(DMZ) 내 시범 철수 감시초소(GP) 가운데 역사적 가치를 고려해 원형을 보존하기로 한 강원도 고성 GP를 13일 국방부가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대한민국 최동북단에 위치한 고성 GP는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직후 최초로 설치된 곳으로 북한 GP와의 거리가 580m 밖에 되지않아 남북이 가장 가까이 대치하던 곳이다. 현재 이 곳은 장비와 병력을 철수하고 작년 11월 7일을 마지막으로 DMZ 경계 임무는 공식적으로 종료된 상태다. (사진=공동취재단) 확대이미지

 

초소 하부는 전기 시설이 완전히 철거돼 깜깜했다. 수도, 전기, 시설 등이 모두 다 철수해 사실상 빈 건물로 남아 있다.

개인, 공용화기, 수류탄 등이 보관돼 있었던 2평 크기의 탄약고도 텅 비어 있었다.

소대 규모가 머물렀던 생활관의 침상과 관물대, 생활 시설 등이 모두 철거됐다.

화장실과 요리를 위한 식당, 상황실 등도 모두 철거돼 설명이 없으면 위치가 어딘지 알 수 없었다.

강원 고성GP는 군사분계선(MDL)로부터 3백미터 떨어져 있으며 580미터 전방에는 역시 불능화 조치가 이뤄진 북측 초소가 있었다.

GP에서 북측 전방 10시 방향으로는 1588미터 높이의 금강산 채하봉과 엄지손가락처럼 생긴 백마봉의 절경이 손에 잡힐 듯 다가왔다.

우측으로는 금강산의 끝 자락인 돌섬 형태의 구선봉이 보였다. 아홉명의 신선이 바둑을 두었다는 전설이 남아있는 곳이다.

GP 전방 2km에는 469고지라고 불리는 월비산이 보였다. 과거 6.25 전쟁 당시 월비산 전투를 치뤘던 곳으로 높은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다.
 
월비산 앞에는 6.25 당시 동해에 닻을 내리고 함포사격을 하던 모습에 빛대 앵카 고지라고 이름이 붙여진 앵카 고지가 보였다.

앵카 고지 우측으로는 덕무현 전망대 시설이 있는데 과거 김일성과 김정일, 2014년에는 김정은이 방문해 방사포를 지휘하던 모습이 관측된 곳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이 GP는 동북방 최전선에 있는 만큼 서북동 지역 모두 북한 지역에게 둘러쌓여 감시임무가 막중한 부대"라며 "우리 장병 모두는 군사대비태세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에서 확고한 임무수행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평화 분위기가 지속될 수록 군 장병들은 더욱 경각심을 갖고 경계근무에 임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북은 지난해 군사합의에 따라 DMZ 긴장완화를 위해 1km 이내에서 마주하고 있는 각각 11개 GP를 철수·파괴하고 1개씩의 GP는 원형을 보존하기로 했다.

향후 남북군사공동위원회가 구성되면 모든 GP 철수를 위한 논의도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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