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솔직히 이번 규제 샌드박스 승인 사례들을 보면서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이런 정도의 사업이나 제품조차 허용되지 않아서 규제 샌드박스라는 특별한 제도가 필요했던 것인지 안타깝게 여겨졌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심지어 우리 기업이 수년 전에 시제품을 만들었는데 규제에 묶여 있는 사이에 외국 기업이 먼저 제품을 출시한 사례도 있다고 들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날 관계부처 차관과 각계 전문가가 모인 '제1차 규제특례심의위원회'를 열고 도심 수소차 충전소, 민간업체의 유전자 검사 서비스 등 규제샌드박스 1호 사업들을 승인했다.
지난달 규제샌드박스가 시행된 후 19건의 승인 신청 가운데 1호 승인이 나온 셈이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국민과 기업이 삶과 경제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적극적인 발상으로 해소하는 문제 해결자가 돼야 한다"며 감사원을 포함한 정부 부처의 적극 대응을 주문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감사원이 기존의 적극 행정 면책제도에서 한발 더 나아가 사전 컨설팅 제도를 도입한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며 "적극 행정 면책제도가 감사 후의 사후적인 조치라면 사전 컨설팅 제도는 행정 현장에서 느끼는 불확실성과 감사 불안을 사전에 해소해줌으로써 규제에 관한 적극 행정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 "정부 부처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주기 바란다. 부처 차원에서 선제조치가 있어야 적극 행정이 더욱 확산되고 정착될 수 있다"며 "각 부처 장관들께서 장관 책임 하에 적극 행정은 문책하지 않고 장려한다는 기준을 세우고, 적극적으로 독려해 주기 바란다. 적극 행정의 면책과 장려는 물론 소극 행정이나 부작위 행정을 문책한다는 점까지 분명히 해달라"고 주문했다.
규제샌드박스를 통한 기업들의 투자.연구.시제품 생산의 선순환고리가 정착돼야 한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규제 샌드박스는 규제체계의 대전환을 위해 우리 정부가 새롭게 도입한 제도"라며 "그간 정부는 신기술과 신산업의 변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기존 규제혁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경제활력과 민간의 혁신역량을 지원하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중에서도 규제 샌드박스는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한 규제혁신 대표정책"이라고 소개했다.
또 "규제 샌드박스는 '혁신경제의 실험장'이고,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가국민의 생명과 안전·건강에 위해가 되지 않는 한, '선 허용, 후 규제'의 원칙에 따라 마음껏 도전하고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주자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정 기간 규제를 면제해 실전 테스트를 가능하게 해 주거나 임시허가를 내줘서 시장 출시를 돕는 것"이라며 "개별 사례에 대해서는 우려가 있을 수 있고, 규제혁신에는 이해관계나 가치의 충돌이 따르지만 충분한 안전장치로 갈등과 우려를 해소하는 것도 정부가 해야 할 중요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규제샌드박스 제도의 정착과 활용을 위해 ▲규제샌드박스 신청과 심의 때까지 관계부터의 친절한 안내자 역할 ▲기업의 신청을 기다리지 않고 정부가 먼저 규제샌드박스 사업 적극 발굴 ▲새롭게 시행된 제도에 대한 대국민 홍보 강화 등을 주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