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작년 연간 점유율도 1%를 넘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작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340만대를 출하해 점유율 0.8%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3년 20%로 1위였던 삼성전자의 중국 점유율은 줄곧 내리막을 걸어왔다. 2016년 4.9%, 2017년 2.1% 등으로 가파르게 하락했다가 작년에는 처음으로 연간 점유율이 1%마저 넘기지 못한 것이다.
분기별로 점유율을 보면 2017년 1분기만 해도 3%대로 시작했으나 4분기 0.8%로 떨어진 이후 작년 1분기 1.3%, 2분기 0.8%, 3분기 0.7%, 4분기 0.7%로 1%대 벽을 넘기는 것조차 힘겨워졌다.
삼성전자 점유율이 쪼그라드는 사이 자국 업체의 점유율은 늘어 작년 4분기 상위 4개 중국업체의 점유율을 합치면 80%에 이른다. 연간 기준 중국 시장 점유율은 화웨이(25.8%), 오포(20.3%), 비보(19.5%), 샤오미(12.1%), 애플(8.2%) 순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 때문에 글로벌 1위도 위협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18.4%의 점유율로 애플(17.5%)과 화웨이(16.1%)를 간신히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SA는 "중국 군소업체, 삼성전자 등이 속한 '기타(Others)' 그룹 출하량은 2017년 1억1천980만대에서 2018년 5천710만대로 거의 반으로 줄었다"며 "상위 5위권에 들지 못한 많은 소규모 업체들은 이익이 감소하는 가운데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시장을 놓치지 않겠다는 삼성전자의 의지는 확고하지만 상황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 업체들이 가성비에 더해 '혁신'을 내세우며 강공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작년 12월 중국에서 갤럭시 스마트폰 최초로 '홀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중저가폰 갤럭시A8s 공개행사를 열고 이 제품을 처음으로 출시했다.
공개행사에서 권계현 삼성전자 중국총괄 부사장은 "갤럭시A8s로 중국 시장에서 다시 한번 경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작년 11월에는 처음으로 ODM(제조자개발생산) 방식을 도입한 갤럭시A6s를 출시하기도 했다. 제조사가 제품 개발과 생산을 담당하고 주문자는 상표만 부착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현지 업체에 대응해 비용 절감을 위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작년 말 중국 톈진 사업장 가동을 중단했다.
화웨이는 작년 P20 시리즈로 멀티 카메라 트렌드를 이끌었고, 작년 12월에는 갤럭시A8s에 맞서 홀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 '노바4'를 곧바로 중국 시장에 내놨다. 이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는 첫 5G 폴더블폰을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