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쇼트트랙 여자 국가대표 심석희.(자료사진=이한형 기자)
한국 체육계 미투 운동을 촉발시킨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한체대)가 올 시즌 월드컵 시리즈에서 첫 개인전 메달을 따낼 수 있을까.
심석희는 9일(한국 시각)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2018-201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6차 대회 첫날 순조롭게 예선을 통과했다. 여자 1000m와 1500m 모두 조 1위를 차지했다.
이날 심석희는 예선 없이 곧바로 준준결승이 펼쳐진 1500m에서 2분37초921로 조 궈이안(중국)을 제치고 조 1위에 올랐다. 준결승에 직행해 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1000m 1차 예선에서도 심석희는 1분32초463로 조 1위를 달린 데 이어 2차 예선에서도 1분32초211로 역시 조 선두에 올랐다. 준준결승에 진출했다.
올 시즌 월드컵 시리즈 첫 개인전 메달 전망을 밝혔다. 심석희는 지난주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월드컵 5차 대회에서 같은 두 종목에 나섰지만 결승행이 무산됐다. 결승 하위 그룹인 파이널B 1위로 아쉬움을 달랬다.
심석희는 지난달 8일 법률 대리인을 통해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로부터 폭행을 넘어 성폭행까지 수 차례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미 상습 폭행으로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충격적인 소식이 더해지면서 다른 종목까지 잇딴 성폭력 피해 사실이 드러나는 등 한국 체육계가 발칵 뒤집혔다.
이런 상황에 심석희는 심적 부담이 없을 수 없다. 이미 폭행 피해로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심석희는 올 시즌 월드컵 개인전 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1차 대회 여자 계주 3000m 은메달을 따낸 심석희는 두통으로 2차 대회를 치르지 못하고 귀국했다. 이후 3차 대회에 나서 계주와 혼성 계주 2000m 은메달을 따냈지만 개인전에서는 시상대에 서지 못했다.
다만 6차 대회에서는 명예 회복을 노릴 만하다. 심석희는 5차 대회 예선에서는 모두 조 2위로 예선을 통과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산뜻하게 조 1위를 달렸다. 계주에서도 심석희는 최지현(성남시청), 김지유, 김예진(한국체대)과 호흡을 맞추며 준준결승을 1위로 통과했다.
심석희는 9일과 10일 밤 열리는 1500m와 1000m에 본선에 나선다. 2014 소치와 2018 평창올림픽에서 계주 우승을 이끌었던 심석희가 마음고생을 털고 월드컵 첫 개인전 메달을 목에 걸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