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에서 진진희 역을 연기한 배우 오나라. (사진=HB엔터테인먼트, 드라마하우스 제공)
오나라 전매특허인 애드리브는 유현미 작가와 조현탁 PD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이뤄졌다. 배우 장점을 최대한 존중해 '진진희는 마음껏 뛰어 놀으라'는 주문이 있었기에 이런 연기가 탄생할 수 있었다.
"감독님이 저한테 너무 감사하다는 거예요. 나라 씨는 애드리브 같은 것도 열심히 준비하고 연구하는 거 안다. 그래서 애드리브처럼 하지 않는 것에 너무 감사하고 인정한다. 진짜 애드리브는 최고라고 하시는데 너무 감동이었어요. 정말 저한테만큼은 방목하셨어요. 마음껏 뛰어 놀으라고 판을 만들어 주셨죠. 그런 일이 많이 없는데 덕분에 그래서 진진희가 입체적으로 잘 포장될 수 있었어요."
자신의 아들이었던 수한 역의 아역배우 이유진과는 친모자보다도 더 모자같은 사이를 자랑했다. 이유진이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10㎝나 훌쩍 자라 정말 자기 아이의 성장 과정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단다.
"아이가 자라는 과정을 지켜보니까 엄마가 된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나도 모르게 헤어질 때 울먹이게 되더라고요. 나중에 유진이도 친엄마보다 제가 더 친엄마 같다고 하더라고요. (웃음) 말로는 그러면 안된다면서도 내심 뿌듯하고 좋았어요. 유진이가 이번이 연기가 처음이에요. 그래서 아이들끼리 모여있을 때 더 잘해서 신을 많이 가져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고 그랬어요. 옆에서 막 하나라도 더 나올 수 있게 하라고 그러죠."
결말을 두고 '호불호'가 갈리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SKY 캐슬' 속 특권을 누리며 혜나(김보라 분) 등 희생양을 만든 가족들이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어야 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처음부터 모든 사건들은 해피엔딩을 위해 존재했다.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에서 진진희 역을 연기한 배우 오나라. (사진=HB엔터테인먼트, 드라마하우스 제공)
"작가님과 감독님 모두 해피엔딩을 위해 달려왔다고 했었어요. 저도 해피엔딩이면 했고요. 물론 혜나는 아픈 손가락이지만 'SKY 캐슬' 가족들은 다 연결돼 있기 때문에 누구 하나가 잘못되면 불행해지는 거였어요. 그런 메시지는 주고 싶지 않았어요. 어떤 분들은 실망감을 느끼셨을 수도 있겠지만 배우 입장에서는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봐요."
'SKY 캐슬'은 인기 드라마의 숙명대로 대본 유출 등 스포일러에 몸살을 앓았다. 갑작스럽게 혜나가 추락해 사망한 14회 이후부터는 범인 찾기에 온 이목이 집중됐다.
"그 대본이 어떻게 유출됐는지는 아직도 물음표거든요. 정말 피고름을 짜면서 만든 작품인데 그런 일이 다시 벌어지면 안되겠죠. 혜나가 죽고 나서 저도 범인 누구냐고 연락을 엄청 받았어요. 그래서 내가 죽였다고 했죠. (웃음) 작가님에게도 '스포'(스포일러) 읽어 본 적이 있냐고 물어봤었는데 '내가 생각한 게 있긴 있더라'고 하시더라고요."
현실에서는 드라마든 영화든 40대 여성 배우들이 중심적인 역할로 활약하는 것이 녹록지 않다. 입체적인 역할이 드물 뿐더러 이렇게 여성 배우들을 대거 기용해 성공적인 사례를 남긴 드라마도 거의 없다. 여성 중심 서사인 'SKY 캐슬'이 오나라에게 가지는 의미는 분명하다.
"앞으로 설 자리가 많아진 것 같아서 좋았어요. 여자 배우들끼리 나와도 좋은 이야기가 되고 이슈성을 가진다는 게 증명이 됐잖아요. 이걸 계기로 여자들이 나오는 작품이 많이 생기지 않을까 기대해요. 밥줄이 좀 생긴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