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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캐슬로 불붙은 '몸평·얼평'…어쩌다 논란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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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 평가에 대한 사회의 피로감 커진 탓
우리는 외모 평가의 피해자이자 가해자
남을 평가하지 않는 습관 들이는 게 중요

배우 윤세아.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드라마 'SKY캐슬'에서 윤세아(노승혜 역)와 김병철(차민혁 역)의 아들로 나온 조병규(차기준 역)는 지난달 31일 방송된 예능프로그램에서 한 발언으로 공개 사과하는 곤욕을 치렀다.

윤세아를 향한 조병규의 '얼평'(얼굴 평가)이 논란이 됐다. "상대역을 해보고 싶은 배우가 누구냐"는 MC들의 물음에 조병규는 윤세아를 꼽으며 "엄마 역할을 하기에는 너무 예쁘다. 다음에는 집주인 아줌마와 하숙생으로 만나보고 싶다"고 대답했다.

이날 방송 이후 조병규는 선배 배우에 대한 얼평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받았고 급기야 자신의 SNS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얼평·몸평(몸매 평가)에 관한 글이 자주 올라온다. 직장이나 학교에서 얼평·몸평을 당한 상황을 묘사한 뒤 그 당시 불쾌했던 기분을 다른 네티즌과 공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클로우즈업 된 본인 사진을 올린 후 '얼평해달라'고 요청하는 글도 적잖다.

이들은 외모를 비하하는 인신공격성 말뿐만 아니라 동안이다, 예쁘다, 살 빠졌다처럼 외모를 칭찬하는 말도 들으면 불쾌하다고 입모아 말한다.

이유가 뭘까. 외모 비하든 칭찬이든 누군가로부터 평가받는 건 매한가지이기 때문이다.

비폭력대화교육원 이윤정 대표는 7일 CBS노컷뉴스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평가는 말하는 사람이 스스로 정한 기준에 따라 누군가를 품평하는 행위"라며 "예쁘다, 살 빠졌다 같은 외모 칭찬에는 '지금 같은 외모를 유지해야 돼'라는 의도가 내포되어 있다. '이 외모 기준을 벗어나면 안 된다'는 무언의 압박이 느껴지니까 불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여성민우회는 2015~2016년 '외모에 대해 칭찬도 지적도 하지 말고 일주일 살아보는 운동' 캠페인을 벌여 호응을 얻었다.

외모 칭찬을 불쾌하게 여기는 사회적인 분위기는 몇 년 새 더욱 확산했다. 한국여성민우회 여성건강팀 노새 할동가는 "'여성은 예쁘고 날씬해야 한다'는 잣대를 들이대며 여성을 외모로만 평가하고, 여성이 외모 가꾸기에 치중하게끔 만드는 우리 사회의 문화적 공식에 피곤함을 느끼는 개개인이 갈수록 늘고 있다. 요즘은 외모에 대한 지적 뿐만 아니라 언급 자체를 실례로 여기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얼평·몸평은 일상에서 아무렇지 않게 행해진다. 대다수가 피해자이자 가해자라고 봐도 무방하다. 얼평·몸평에서 벗어나려면 외모 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남을 평가하지 않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 비폭력대화 기술 습득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비폭력대화는 4단계(관찰·느낌·욕구·부탁)를 바탕으로 자신과 상대방의 욕구를 충족하면서 질적으로 연결되고 소통하는 대화법이다.

이윤정 대표는 "살 빠졌네 대신 2kg 정도 빠진 거 같은데 건강해 보이네, 턱선이 살아나니까 경쾌해 보여, 지금처럼 60kg을 유지하는 건 어때?라고 표현하는 게 바람직하다. 예뻐졌네는 오늘 네 눈화장을 보니 기분이 상큼해져, 네가 머리 자른 모습을 보니 나도 머리 자르고 싶다 등과 같이 말하기를 권한다"고 했다.

노새 활동가는 "외모에 대한 얘기는 아예 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지만, 이것이 힘들다면 1주일간 외모에 대해 말하지 않고 살아보기를 실천하는 것에서 시작해도 좋다"며 "개인의 실천뿐만 아니라 '40대 여성 연예인에게 20대 같다'는 둥 여성의 외모만 부각시키는 미디어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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