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김현정의 뉴스쇼(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대기자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댓글 조작을 벌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3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 김현정> 권영철 대기자 나와 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권영철>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오늘 와이뉴스에서는 이탄희 판사 얘기도 갖고 오셨고 사법부의 동향 같은 거. 그 전에 김경수 지사 이야기를 좀 해야겠습니다. 앞에서 박주민 최고위원과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 질문들이 상당히 많이 들어왔단 말입니다. 권영철 대기자가 법조 전문 기자로 오랫동안 일하셨던 분이기 때문에 질문을 권영철 대기자한테 드리는 게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우선 이 판결이 이례적입니까?
◆ 권영철> 이례적이죠. 아주 이례적인 건 아마 유죄냐 무죄냐는 반반. 혹시나 유죄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예상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법정 구속까지 갈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죠.
◇ 김현정> 그러니까 그건 지지든 반대든, 야든 여든.
◆ 권영철> 관계없이 그냥 법조인들이 볼 때 그 정도 혐의면 통상 그동안 이 혐의가 95년에 컴퓨터 등 무슨 방해 혐의인가 생겼는데 실형에서 다른 혐의하고 추가돼서 실형 된 적은 있지만 그 혐의 단독만으로는 실형이 나온 적이 별로 없습니다.
◇ 김현정> 정확하게 컴퓨터 등 장애 공무 방해 혐의로 실형 2년이 내려진 겁니다. 그 죄명으로 실형이 내려진 게 이번이 처음이에요?
◆ 권영철> 예, 아마 다른 거와 추가돼서 얼마 전에도 8개월짜리 실형이 난 적이 있기는 한데 사기하고 혐의가 플러스돼서 한 것이지 단독 혐의만으로 실형 2년은 상당히 없는 경우고요. 그러니까 이게 통상 우리가 법조를 오래 취재를 해 보면 그동안에 있던 관행, 관례나 이런 것에 크게 안 벗어나거든요, 틀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있어야 되는데 그런 점에서 아주 이례적인 판결은 틀림이 없는 것 같고요.
◇ 김현정> 올해 초, 지난 5일에 남재준 전 국정원장이 채동욱 전 검찰청장 혼외자에 대한 뒷조사한 사건. 그거 무죄 선고됐잖아요.
◆ 권영철> 직권 남용 부분 무죄를 선고했죠.
◇ 김현정> 그때 권영철 대기자가 양승태 전 대법원 측의 반격 같은 재판이다라고 Why뉴스에서 짚어주셨던 거 제가 기억해요.
◆ 권영철> 그러니까 제가 이게 좀 이례적이고 판결이 이상하다는 얘기를 사후적으로 분석을 하면 뭔가 좀 편향을 가지고 하는 건데 사전에 이미 이런 움직임들이 사전에 감지가 됐다는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어떤 걸 보신 거예요, 지금?
◆ 권영철> 제가 지난 가을부터 이런 얘기를 듣기 시작했는데요. 법원이 좀 이상하다. 판사들이 좀 움직임이 이상한 것 같다. 판결 경향을 보니까 제가 김경수 지사 관련 판결에서 좀 잘 지켜봐라. 아마 이상한 예상과 달리 판결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얘기를 제가 몇 차례 들었습니다, 여러 사람한테. 그 얘기들이 결국은 남재준 전 국정원장의 판결을 제가 그때도 방송할 때 그런 얘기를 했잖아요. 양승태 대법원장과 이름만 바꿔서 직권 남용 혐의를 똑같이 적용하면 양승태 전 대법원장도 무죄가 난다.
박근혜 정부 시절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정보를 불법으로 조회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남재준 전 국가정보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 김현정> 남재준이 무죄면 양승태도 무죄일 수밖에 없는 판결이 지금 남재준 전 국정원장한테 나왔다는 걸 Why뉴스에서 하셨었어요.
◆ 권영철> 그래서 이게 특히나 사법 농단 연루된 판사들이 이른바 오래된 판사들. 지금 고등부장 이상들의 고위 법관들. 그리고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에 법원행정처에서 근무하면서 했던 사람들이 경향이 다들 그런 거 아니냐.
◇ 김현정> 그래서 그때 뭐라고 결론 내리셨냐 하면 어쨌든 오해의 소지가 있으니 이번 사법 농단과 어떻게든 연루된 사람들은 재판에서 일단은 빠지는 게 어떠냐. 내려놓는 게 어떠냐라는 제안을 하면서 우리가 마무리를 지었단 말입니다.
◆ 권영철>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이번에 판결을 내린, 김경수 지사 판결을 내린 사람이 성창호 부장 판사. 이 사람은 양승태 키즈. 이렇게 분류가 되는 거예요?
◆ 권영철> 이게 그러니까 성창호 판사가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판사입니다. 그러니까 대학 재학 중에 사법 시험 합격을 했고요. 그리고 법원행정처에서 인사관리심의관, 인사심의관. 이것도 핵심 보직이거든요. 그 이후에 양승태 대법원장이 들어서서 비서실 판사가 처음 생겼습니다. 그동안 비서실에는 고법 부장급이 비서실장을 했고 나머지는 행정직들이 보조를 했거든요. 그런데 양승태 대법원장이 취임을 하면서 전원 합의체 판결을 늘리겠다, 이걸 활성화하겠다. 이래가지고 판결을 보조하는 판사를 들인 겁니다. 그때가 성창호 판사와 한 명이 더 있었던 것 같은데 아마 처음으로 비서실 판사로 들어갔죠.
◇ 김현정> 그런 게 비서 판사군요. 비서 판사가 뭔가 했더니.
◆ 권영철> 직급은 부장 판사였던 걸로 기억을 합니다.
◇ 김현정> 그러면 그때 대법원장이 저 친구랑 같이 일하고 싶어요 해서 이런 식으로 임명을 하는 거예요, 비서 판사는?
◆ 권영철> 당연히 자기가 데리고 있고 싶어 하는 능력 있는 엘리트 판사죠.
◇ 김현정> 수족처럼 같이 일하는 거니까.
지난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 퇴임식 당시 양 전 대법원장의 지근거리에서 박수를 치며 환송하는 성창호 판사(좌측 두 번째)
◆ 권영철> 그러니까 우리가 김경수 지사를 보고 문재인 대통력의 복심, 최측근 그러잖아요. 그러면 성창호 판사. 아마 인터넷 찾아보면 나올 텐데 양승태 대법원장이 퇴임식 하는 날 바로 지근거리에서 환하게 웃으면서 박수 치는 장면의 판사가 나옵니다, 안경 낀. 그 판사가 성창호 판사입니다. 그렇게 가까운 판사라는 얘기죠.
◇ 김현정> 뭐 사진 1장으로 다 얘기할 수는 없겠습니다마는 저는 그거 사진보다도 오히려 비서 판사로 야, 저 친구와 일하고 싶다라고 했던 판사라면 일단 능력이 있었다는 얘기고.
◆ 권영철> 어쨌든 양승태 대법원장이 발탁한 거죠.
◇ 김현정> 측근이고 총애를 받는 사람이었다는 건 분명하다.
◆ 권영철> 비서 판사를 한 뒤에 보직 관리를 한 걸 보면 영장 전담으로 가죠. 영장 전담 판사와 그리고 지금 서울중앙지법에서 부패 전담 재판장을 하고 있잖아요. 이 라인이 이른바 양승태 사법부에서는 검증된 사람만 갈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그 검증이라는 것은 양승태 대법원장의 마음에 들어야 하는 그런 거였죠.
◇ 김현정> 사법 농단 관련해서는 검찰 조사를 어떤 식으로 받고 있는 거였어요, 성 판사가.
◆ 권영철> 이게 수석 부장 판사가 지시를 했죠. 구속 영장이 들어올 때 판사 관련 내용이 있으면 그 영장을 보고를 해라.
◇ 김현정> 판사 관련된 사건이면?
◆ 권영철> 그게 이제 정운호 게이트 관련됐을 때 구속 영장을 외부에 알리면 안 되거든요. 그거 복사를 해서 다 임종헌 차장한테 결국 법원행정처에 보고를 한 혐의로 지금 조사를 받았죠. 그러니까 검찰이 아직 입건하지를 않았지만 검찰에 확인을 해 보니까 '피의자성 참고인'이다. 이게 지금 아마 빠르면 설 전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을 기소할 예정인데 아직 하지 않고 있는데 이걸 하고 난 다음에는 사법 농단에 연루된 판사들, 법관들을 기소 여부를 결정하게 되거든요. 그런데 거기에 들어갈지 안 들어갈지는 아직 결정이 안 된 상태지만 검찰 수사 대상이었던 것만은 분명하죠.
◇ 김현정> 지금 청취자 한동석 님이 이런 질문 주셨어요. 성창호 판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 김기춘 전 실장, 조윤선 장관 구속 판결한 사람이다. 구속하라고 했던 그 판사인데 지금 이 건만 가지고서 그 사람이 편파적으로 했다, 보복했다고 어떻게 얘기할 수 있느냐.
◆ 권영철> 한 건만 얘기하는 건 아니고 그동안 성창호 판사가 보여준 경향을 보면 어느 쪽에 치우쳤다고 보기는 힘든 부분들이 있습니다. 있는데 성창호 판사에게 '기각 요정'이라는 별명이 붙은 적이 있습니다.
◇ 김현정> 그게 뭡니까?
성창호 부장판사. (사진=연합뉴스)
◆ 권영철> 성 부장판사는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에 기각 결정을 많이 내려 온라인에서 '기각 요정'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습니다. 90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받은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 CJ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한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죠.
◇ 김현정> 그러니까 어느 한쪽으로 재단하기는 어려운 이런 판결도 있고 저런 판결도 있었던 거예요?
◆ 권영철> 그래서 법원 내부의 평가를 들어보니까 지난번에 백남기 농민 부검 영장을 발부를 했던 게 성창호 판사입니다.
◇ 김현정> 부검하라고.
◆ 권영철> 그게 부검 영장 내용을 보면 아주 정치적으로 물타기하는, 줄타기하는. 그래서 아주 정무적 감각이 뛰어난 판사다. 이런 얘기를 듣거든요.
◇ 김현정> 평판을 보면 그래요, 법조계에서?
◆ 권영철> 그러니까 법관이 법률과 양심에 따라 판결을 하면 되는데 정무적 감각이 뛰어나다는 얘기는 정치적인 성향이 있다는 걸로 내부에서는 평가를 하는 거죠.
◇ 김현정> 권영철 대기자가 취재한 것은 그렇고. 여하튼 다른 걸 떠나서 이례적인 판결이다, 양형이다라는 것에 대해서는 법조계에서 이견이 없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어요.
◆ 권영철> 이례적인 거고 이게 재판 선고 기일을 갑자기 연기한 것도 이틀 앞두고 갑자기 연기한 것도 좀 특이하다 그러고요. 그리고 특검 허익범 특검의 수사 내용을 두고 좀 뭔가 '빈손 특검' 이런 평가들이 많았지 않습니까? 그런데 특검의 기소 내용을 100% 유죄로 받아들이는 것. 그것도 드루킹 일단들의 진술이 오락가락하는 게 많이 있었거든요. 통상의 형사 편결에 있어서는 그런 것들을 많이 하지 않는데 그런 게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런 이례적인 부분들을 지적을 해 주셨어요. 1심입니다. 2심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것이고 또 사법부의 판단은 존중해야 되는 거니까.
◆ 권영철> 법관은 판결문으로 얘기하고 판결이 공정하게 이뤄졌는지 여부는 판결문에 나타난 법리를 기준으로 가려야 맞습니다. 판사의 성향을 이유로 판결을 재단해서는 안 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렇지만 사법농단 관련 법원의 자체조사나 검찰수사에서 드러난 것은 판결 또한 사법부 상부와 외부의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성창호 부장판사의 성향을 문제삼는 것이 아니라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의 관계에서 이런 판결이 나온 것 아닌가? 그런 의구심을 떨쳐버리기 어렵다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습니다.